'지인들과 인맥관리도 하고 덤으로 게임까지….'

싸이월드 등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기반으로 지인과 게임을 즐기는 소셜 네트워크 게임(SNG)이 뜨고 있다. 1인 미디어 서비스인 SNS에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접목시켜 재미와 인맥 관리를 동시에 할 수 있어 호응을 얻고 있다. 게임 프로그램을 PC에 내려받을 필요가 없다는 것도 장점이다. 일촌 등 지인들과 게임을 하는 것이어서 재미도 쏠쏠하다.

◆국내 SNG시장 본격 태동

싸이월드를 서비스하는 SK커뮤니케이션즈가 지난해 9월 말 일촌들과 다양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네이트 앱스토어'를 열면서 국내 SNG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기 시작했다.

네이트 앱스토어에는 40여종의 게임이 서비스되고 있다. 이용자는 최근 133만명을 넘어섰고 이들이 설치한 게임 수도 500만건이 넘었다. 사천성 야옹야옹 같은 캐주얼 게임,햇빛농장 해피가든 같은 농장 경영게임,머리를 써야 하는 전략게임 판타지디펜스,그림을 그려서 맞히는 인사이트 등 쉽게 즐길 수 있는 게임들이 인기다.

일촌을 게임에 초대해 힌트 아이템을 얻거나 일촌에게 도전해 서로 순위 경쟁을 하는 등 지인과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인기 요인이다. 일촌과 함께 플레이하며 경쟁하는 재미는 물론 게임 도중에 간단한 메시지를 주고 받는 등 SNS의 특성을 가미한 것도 재미를 준다. 게임을 즐기기 위해 새로 일촌을 맺는 이용자들이 크게 늘면서 싸이월드 일촌 수는 최근 10억건을 돌파했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최근 150자의 짧은 글로 웹,모바일 등에서 빠르고 가볍게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마이크로 블로그 서비스인 '요즘'을 개설하고 SNG 서비스도 시작했다. '병아리 헬프''요리조리''미스큐' 등 10여종의 소셜 게임을 제공한다. 게임에 참여한 이용자의 점수와 랭킹이 자동적으로 친구들에게 보여져 함께 게임을 즐기는 재미를 준다.

SNS를 기반으로 게임을 접목시킨 것이 싸이월드 사례라면 게임 기반에 SNS를 접목시킨 서비스도 속속 나오고 있다. 게임업체 넥슨은 최근 '넥슨별'이라는 SNG 시범서비스를 시작했다. 모든 게임 이용자에게 자신의 공간인 별이 하나씩 주어지고,캐릭터의 성장에 따라 별도 함께 진화하는 게임이다. 별에 수족관을 만들어 물고기를 키우거나 나무를 심고,농작물을 키우는 것도 가능하다. 엔씨소프트도 온라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아이온'에 SNS를 접목한 서비스를 도입할 계획이다.

◆해외서도 SNG 열풍

SNG 열풍은 해외에서 먼저 시작됐다. 싸이월드와 비슷한 SNS인 페이스북은 2007년 5월 앱스토어를 열고 SNG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재 페이스북 앱스토어에는 180개국으로부터 100만명이 넘는 개발자와 게임회사들이 참여하고 있다. 매달 페이스북 이용자의 70%가량이 SNG 등의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고 있다. 페이스북에는 게임을 포함해 총 35만개의 애플리케이션이 등록돼 있다. 페이스북에서 SNG를 서비스하는 게임개발업체 징가는 지난해 1억달러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SNG가 인기를 끌면서 세계 최대 게임업체 일렉트릭아츠(EA)가 SNG 개발사인 플레이피시를 인수하기도 했다.

◆SNG 성장 가능성 무한대

SNG가 일반 게임과 다른 점은 누구나 개발자로 참여할 수 있는 개방성에 있다. 네이트 앱스토어에는 현재 3560여명의 개인 개발자가 등록돼 있다. 이들은 SK컴즈의 개방형 플랫폼 기반에서 일촌 정보를 활용해 독창적인 게임을 만들고 있다.

수익 창출도 용이하다. 네이트 앱스토어에서는 도토리 결제시스템을 통한 수익모델을 제공한다. 최근 네이트 앱스토어의 누적 매출은 1억원을 넘어섰다. 5종의 유료 게임아이템을 도입한 지 3개월 만의 성과다. 싸이월드 이용자의 5% 정도가 앱스토어를 이용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장 전망이 밝은 편이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