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경영전문대학원(MBA)은 지난달 외국인을 행정직원으로 채용했다. 교수가 아닌 행정직원으로 외국인을 채용하기는 처음이다.

MBA 소속 외국인 교수와 학생들의 행정서비스를 담당하는 미국인 줄리아 대로(Julia A Darrow · 39)는 올해가 한국 방문 첫 해로 미국에서 오랫동안 서비스업에 종사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박상용 연대 MBA원장은 "단순히 영어만 잘하는 한국인 직원보다 외국인들의 문화를 잘 이해하고 그들의 시각에서 행정서비스를 제공해 줄 수 있는 외국인 직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채용 이유를 설명했다.

고려대 MBA는 지난 5월 세계 최대 석유화학기업인 미국의 엑손모빌에서 이사를 지낸 선현주씨(44)를 MBA 디렉터(행정책임자)로 영입했다. 선씨는 엑손모빌 한국지사에서 영업이사로 재직하며 전략적 글로벌 제휴 업무를 맡아왔다. 고려대 MBA 측은 "세계적인 비즈니스 스쿨들은 '행정 스태프'가 강하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MBA 디렉터 영입으로 학생 모집 및 국제 교류 업무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MBA 스쿨들이 외국인 및 해외 MBA 졸업생,외국 유수 기업 임원 등을 직원으로 채용하면서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이들 직원들은 대학 내 다른 일반 교직원과는 달리 대부분이 연봉 계약제로 채용돼 보수도 많은 편으로 알려졌다. 직원 경쟁력이 곧 학교의 경쟁력으로 이어진다는 게 MBA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MBA 직원들의 출신도 화려하다. 성균관대 경영전문대학원(SKK GSB)의 MBA 디렉터는 영국 런던비즈니스스쿨 출신이다. 이 밖에도 Executive MBA 디렉터(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 스쿨 졸업),전략 기획/학생 활동 지원 담당자(미국 워싱턴대 비즈니스 스쿨),입학 및 PR 담당자(미국 MIT 슬로언),국제교류 담당자(미국 헐트 MBA) 등이 근무하고 있다. 헤드헌팅회사에서 5년간 근무했던 경력개발 담당자는 최근 미국 인디애나 대학 켈리스쿨에서 연수를 받고 돌아왔다.

대학들은 MBA 직원들을 대상으로 기업 못지 않게 훈련시키고 있다. KAIST 경영대학은 최근 교내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달간 하버드,예일 등 해외 주요 명문 MBA의 커리큘럼 및 전체 운영에 대한 사례 분석 콘테스트를 진행했다. KAIST 경영대학은 직원들에게 모든 e메일은 반드시 국문과 영문을 함께 사용토록 하고 있으며 선진대학 연수를 통한 현장학습 및 국내 대학 위탁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마케팅 등 경영학 기초 강의와 이미지 메이킹 등의 교양강좌 등도 준비하고 있다. Ravi Kumar 학장은 "해외 명문 학교일수록 학교의 운영과 기획에 참여하는 스태프의 역할이 매우 크다"며 "앞으로도 직원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