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직원들에 할인분양 나서

미분양 아파트가 눈덩이처럼 쌓여가자 건설업체들이 임직원들을 동원해 미분양 해소에 나서고 있다.

2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방 건설업체들이 임직원을 대상으로 하던 이 같은 마케팅이 최근 서울과 수도권의 중.대형 건설업체로 번졌다.

시공능력평가 5위권인 대형 건설업체 A사는 오는 24일부터 이틀간 임직원에게 용인 일산에서 분양한 4개 단지의 아파트를 계약금 2000만원만 내면 구입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계약금만 내면 입주 때까지 한 푼도 내지 않아도 된다. 다만,1년간은 팔지 못하도록 할 방침이다.

A사는 이번 주부터 서울과 지방 근무 직원에게 설명회를 진행 중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회사가 가지고 있는 어려운 숙제를 임직원들이 힘을 모아 해결해 보자는 취지"라며 "서울의 한 곳을 제외하면 완공까지 2~3년 남았기 때문에 주택경기가 풀리면 손해는 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견 B업체는 용인시 신봉지구 아파트를 직원에게 팔고 있다. 친척이나 친구 등이 아파트를 계약하면 주택크기에 따라 300만~500만원씩 보조금을 지원한다. 또 다른 중견업체 C회사는 수도권 미분양 아파트를 직원들에게 할인 분양 중이다.

건설업체들이 미분양 물량을 팔기 위해 직원까지 동원한 이유는 계약이 순조롭게 이뤄져야 공사대금이 들어오기 때문이다. 중도금을 내지 않더라도 계약만 되면 은행에서는 돈을 빌려준다. 건설사 직원들이 대대적으로 자체 미분양 판매에 나선 것은 외환위기 이후 처음이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