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미분양 주택이 쌓여가고 있는 데도 불구하고 올해 신규로 분양한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는 작년보다 16% 뛴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6년 중 가장 높은 상승률로 작년 9월 분양가 상한제가 민간주택으로 확대된 이후 분양가가 떨어질 것이란 예상을 뒤집은 결과여서 주목된다.

부동산정보업체인 닥터아파트는 올해 1~11월까지 전국에 신규로 공급된 아파트(주상복합 포함)의 평균 분양가(3.3㎡당)를 조사한 결과 1170만원으로 분석됐다고 20일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1005만원보다 16% 오른 것으로 2003년 조사 이래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올 상반기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서 주변 시세보다 높게 책정된 '분양가 상한제 미적용 아파트'가 대거 공급된 데다 철근 시멘트 등 주요 건자재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 아파트 단지라 하더라도 인천 청라지구,아산신도시 등 공공택지 물량을 빼고는 분양가가 크게 낮아지지 않은 것도 한 요인이다. 실제 분양가 상한제로 공급된 용인 흥덕지구,광명 소하지구 등의 신규 아파트는 같은 지역의 '분양가 상한제 미적용 아파트'와 가격이 비슷했거나 오히려 높았다. 부평 삼산지구에서 공급된 '상한제 아파트' 역시 인근 시세와 비슷했다.

한편 분양가 상승률이 높은 지역은 대부분 미분양이 넘쳐나는 지방으로 나타났다. 결국 주택업계는 분양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공급가격을 되레 올린 '역주행 분양'을 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주택유형별로는 중.소형(전용 85㎡ 이하)이 평균 986만원으로 작년(863만원)보다 14.2%,대형(전용 85㎡ 초과)은 1270만원으로 작년(1115만원) 대비 13.9% 뛰었다. 중.소형이 대형 상승률을 초과한 것도 2003년 이후 처음이다.

박영신 기자 ys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