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의 가와시마 류타 박사가 닌텐도 가족용 게임팩을 즐기면 두뇌가 발달하고 나이 들어 치매에 걸릴 확률도 낮아진다는 주장을 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게임기가 단순히 계산을 하고 문장을 읽는 것에 불과하지만 이를 반복하면 기억력과 사고력을 높여 뇌의 전반적 발달을 돕는다는 것이다.

학습을 많이 한 사람은 뇌에 시냅스(신경세포 간 접합 부위)가 많이 생겨 종합적인 판단력이 향상되고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가능성도 낮다.

이를 보면 뇌가 무언가를 자꾸 반복할수록 뇌에 분명한 이로움이 있다는 게 확실하다.

그러나 게임과 같은 수동적인 자극이 과연 뇌 발달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아직 연구돼 있지 않다.

박형배 브레인러닝 사장(정신과 전문의)은 "학습할 때 나오는 뇌파는 집중력과 각성을 유도하는 12∼18㎐의 베타파"라며 "게임할 때 나오면서 발달하는 영역의 뇌파는 20㎐ 이상의 하이-베타파로 학습능력 증진과는 거의 무관하고 뇌에 피로를 가중시킬 뿐"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게임보다는 신체놀이가 오히려 두뇌발달에 이로울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몸을 움직이면 운동신경과 이와 연결된 대뇌 인지기능 관련 신경이 한 묶음으로 움직여 두뇌발달이 전반적으로 균형 잡히게 이뤄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운동을 하면 난독증과 관련된 시각 청각 구두언어(말하기) 운동신경협응(글쓰고 동작을 빠르고 정교하게 하며 보디랭기지를 하는 등의 기능) 4가지 영역 중 상당 부분이 개선될 수 있다.

예컨대 활자를 보고 머릿속에 추상화된 개념으로 저장하기 위해서는 21가지의 시각적 처리과정을 밟는데 운동은 이를 정교하게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또한 운동도 세분하면 머리로 생각하고 몸으로 실행하는 좌뇌 위주의 골프 수영 등과 순간 반응 능력의 기본이 되는 우뇌 위주의 축구 테니스 등으로 나눌 수 있으므로 골고루 하는 게 권장된다.

유아기에 비디오나 TV를 많이 보는 건 위험한 일이다.

언어 민감기인 만 3∼4세 때에는 청각 위주의 언어발달이 이뤄져야 한다.

이 시기에 중이염을 앓았던 어린이들의 상당수가 커서 학습장애를 겪는 게 그 증거다.

청각을 바탕으로 모든 인지기능 발전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학습비디오나 TV는 만5∼6세에 서서히 노출하는 게 바람직하다.

신의진 연세대 영동세브란스병원 정신과 교수는 "시각적 이미지를 너무 이른 나이에 받아들이면 뇌신경세포망이 과잉 형성돼 성장해서 우울증 애착결여 정서불안 감정조절장애 학습장애 범죄ㆍ일탈행위로 이어질 수 있다"며 "통상적으로 만 5세부터 초등학교 시기에 청각과 시각이 통합적으로 발달하므로 이 같은 '유아비디오증후군'을 피하려면 유아에게 무조건적이고 반강제적인 비디오학습을 시키면 안 된다"고 충고했다.

또 미국소아과학회는 어린이의 장시간 TV 시청이 소아비만과 자살충동을 초래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난독증은 언어치료만으로 치료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언어치료가 주로 발음 교정에만 신경을 쓰기 때문에 신경 청각 시각에 있어 문제가 생긴 경우에는 전문클리닉이나 맞춤 프로그램으로 종합적인 치료에 나서야 한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