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외국계 업체도 '군침'

11일 오후 1시 디저트 카페들이 줄지어 있는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의 다르트카페 '두크렘'.평일인데도 20평 남짓한 카페에는 발 디딜 틈이 없다.

주 메뉴는 국내에서 아직 생소한 프랑스식 파이 '다르트'로,모두 14가지나 된다.

크림과 밀가루 반죽을 얇게 쌓은 뒤 과일 등을 토핑해 일반 케이크와 다른 섬세한 맛을 낸다.

1인분 한 조각(7000원)이 100~120㎉밖에 안 돼 젊은 여성들이 다이어트 대용식으로 많이 찾는다.

김도희 두크렘 사장은 "다르트가 정착한 일본에서 10년간 제조법을 배운 요리사가 지난달 첫선을 보였는데 주변 디저트 카페들도 속속 다르트 메뉴를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다이어트와 미식 열풍 속에 2~3년 전부터 신사동 가로수길에 하나 둘씩 등장하기 시작한 디저트 카페가 10여개로 늘어났고 인근 청담동 압구정동과 강북의 삼청동 한남동까지 빠르게 퍼져 나가고 있다.

메뉴도 케이크 위주에서 다르트와 수제 와플.초콜릿 등으로 다양하게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밥 대신 디저트를 찾는 '디저트족(族)'의 까다로운 입맛을 잡기 위한 것.

예전처럼 바쁜 직장인을 상대로 커피와 베이커리 빵 등 간단한 요깃거리를 제공하는 수준으로는 발붙이기 힘들다.

때문에 삼청동 카페거리에서는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는 북 카페들이 하나 둘씩 와플점으로 간판을 바꿔 달아 최근 이 일대에는 와플 카페만 15곳이 새로 생겨났다.

1~2년 전만 해도 냉장 케이크 일변도였던 카페의 디저트 메뉴가 바삭하게 구운 와플 위에 생크림과 아이스크림을 얹은 수제 와플로 대체된 것.

2년 전 한옥을 개조해 커피점으로 문을 연 삼청동 '빈스빈스'도 6개월 전부터 와플을 주 메뉴로 내놓고 있다.

이 가게는 전통 유럽풍 와플을 내놓기 위해 모든 식재료를 해외에서 공수하고 밀가루 반죽과 시럽을 직접 주인이 만든다.

송정동 빈스빈스 이사는 "여성 손님들이 주로 찾는 지름 45㎝ 정도의 '아이스크림 와플'(9900원)은 가벼운 식사 대용으로 저녁 때면 동이 날 정도"라고 귀띔했다.

이런 트렌드를 반영,대기업과 외국 기업까지 디저트 카페 운영에 나서고 있다.

파리바게뜨 파리크라상 등을 운영하는 SPC그룹은 작년 말 서울 한남동에 케이크,푸딩과 수제 초콜릿을 파는 '패션5'를 열었다.

수제 초콜릿과 우유,계란,캐러멜로 만든 호박 푸딩(100㎖.2500원) 등 40여종의 푸딩을 판다.

작년 11월엔 벨기에 초콜릿 브랜드 레오니다스가 명동에 초콜릿 카페 1호점을 열고 벨기에에서 공수해 온 수제 초콜릿 80여종을 와플과 함께 선보였다.

벨기에 본사에서 초콜릿을 만들 때 카카오버터 등을 얼리지 않고 냉장 보관해 만들기 때문에 신선한 맛이 인기라고 레오니다스 측은 설명한다.

이와 함께 서울 시내 특급 호텔들은 디저트 뷔페를 운영하고 있다.

신라호텔은 디저트 전문 셰프들이 만든 수제 초콜릿과 다양한 케이크를 맛볼 수 있는 초콜릿 뷔페를 오후 2시부터 제공한다.

리츠칼튼 서울은 유러피언 레스토랑 '더 가든'에서 평일 정오부터 오후 6시까지 쇼콜라,망고무스 케이크,치즈 케이크 등을 내놓는다.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도 딸기를 재료로 한 케이크,빵,음료 등을 오후 시간대에 제공하고 있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