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4차 협상의 핵심 쟁점인 자동차 비관세 장벽과 관련,우리 측이 EU의 수정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

김한수 한국 수석대표는 17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가진 중간브리핑에서 "유엔유럽경제위원회(UNECE)의 자동차 기술표준 규정에 따라 생산된 자동차의 한국시장 진입을 허용해 달라는 EU의 새로운 제안을 관계 부처 협의를 통해 검토했지만 부정적"이라고 밝혔다.김 대표는 이어 "우리는 그동안 축적해온 시스템이 있고 미국 등 다른 자동차 시장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면서 "짧은 시간에 수용 여부를 결정하긴 어렵지만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EU 측은 이번 협상에 앞서 우리 제도를 바꿔 UNECE의 102개 자동차 기술표준을 받아들이라는 기존 요구를 철회하는 대신 "UNECE 기술표준에 맞춰 생산된 자동차는 한국시장에 들어올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수정 제안했다.우리 측이 EU 측의 제안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힘에 따라 18일 열릴 비관세 장벽 분야 협상이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한편 이날 협상 서비스 분과에서는 '대학 졸업 신입사원 연수문제'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다.

김 대표는 "양측 지역의 기업에 1년 이상 근무한 사원이 정상적인 취업비자를 받아 상대 지역 지사에서 연수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데 합의했다"고 말했다.지금까지는 지사원으로 파견되는 경우를 제외하면 우리 기업 신입사원들이 EU 지역에서 연수를 받으려면 통상 3개월 정도 머무를 수 있는 단기 관광비자로 나가 체류 기간을 연장하는 불편을 겪어야 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