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증시 호황으로 주식거래가 크게 늘어나면서 매매체결이 지연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2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증권선물거래소가 운영하는 매매체결시스템의 처리 능력을 넘어서는 주문이 쏟아지면서 짧게는 수십초 길게는 10분 이상 시세조회 및 주식 거래가 지연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 20일 개장 초 서울증권과 C&상선으로 매수세가 몰리면서 두 종목의 매매체결이 3~4분 정도 지연됐다. 이날 오전 10시 전후로 지연 현상이 해소됐지만 C&상선은 오전 내내 매매체결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거래소 매매체결시스템의 용량 부족이 원인으로 모든 증권사가 똑같은 문제를 경험하고 있다"고 밝혔다. 굿모닝신한증권 관계자도 "최근 몇 달 동안 호가가 집중되는 개별 종목의 매매체결이 지연되는 현상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며 "이들 종목의 매매체결 지연은 다른 종목의 시세조회와 매매체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각 증권사 창구로 투자자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지만 거래소는 발빠르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업계에선 2009년 2월로 예정된 차세대 정보기술(IT)시스템 구축을 염두에 두고 거래소가 당장 필요한 전산시스템 증설을 기피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증시 호황으로 거래소가 막대한 수수료 수입을 얻고 있으면서도 차세대 시스템 도입에만 열을 올리며 당장 필요한 시스템 증설을 게을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