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 힐스테이트' 전경. /네이버 거리뷰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 힐스테이트' 전경. /네이버 거리뷰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 힐스테이트'에서 전세금의 일부를 월세로 돌리는 보증부월세(일명 반전세) 계약이 늘고 있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근 나온 매물 10건 중 9건은 월세를 낀 물건이다.

2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이 아파트 전용면적 84㎡는 이달 초 보증금 8억원, 월 180만원에 반전세 계약이 이뤄졌다. 며칠 새 월세 호가는 더 올랐다. 최근에는 보증금 8억원, 월 200만원에 매물이 나온다.

전세 매물이 줄고 반전세 거래가 크게 늘면서 전셋값은 많이 뛰었다. 이달 전용 84㎡ 중층 전세가 16억원에 전세계약을 마쳤다. 지난달 같은 면적이 15억원에 거래가 이뤄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세가는 한 달 사이에 1억원가량 뛰었다.

반포·대치 등 학군이 우수한 강남권 아파트에선 보증부월세가 급증하는 추세다. 정부의 자사고·특목고 폐지와 대학입시 정시 확대 방침에 주택 임대 수요가 치솟자 집주인들이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월세를 선택하고 있어서다. 종합부동산세(종부세)가 급등한 것도 보증부월세가 증가한 원인이다. 여유 현금이 부족한 은퇴자 중 일부가 다달이 월세를 받아 세금을 충당하려 하고 있다. 인근 G공인 대표는 “전세 물건은 귀하고 반전세 혹은 월세 매물량이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반포동 일대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이 지역 전용 59㎡나 84㎡ 아파트의 전·월세 전환율은 4.8% 안팎이다. 강남지역 전용 60㎡ 초과~85㎡ 이하 주택의 전·월세 전환율(한국감정원 기준)이 3.7%(지난해 12월 기준)라는 점을 감안하면 강남에서도 반포동의 월 임대료가 높은 편이다.

반포 힐스테이트는 입지가 뛰어나고 단지 조경이 잘 갖춰졌다는 평가를 받는 아파트다. 옛 반포미주아파트를 재건축해 2009년 입주했다. 5개 동, 총 397가구(전용면적 59~155㎡)로 단지 규모는 크지 않다.

서울지하철 3호선, 7호선 고속터미널 환승역과 9호선 신반포역이 만나는 트리플 역세권에 위치하고 있다. 고속터미널에 있는 신세계백화점과 센트럴시티의 편의시설도 이용하기 편하다. 한 블록 건너편엔 뉴코아아울렛과 킴스클럽이 있다.

단지 바로 옆에 잠원초가 있어 초등생 자녀들이 안전하게 통학할 수 있다. 세화여중·고와 세화고 등 주변 학군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천경애 황금공인 대표는 "교통이 편리하고 교육 환경이 좋은 데다 주변 편의시설도 많은 편"이라며 "인근 반포 주공1단지나 신반포3차·경남아파트(래미안 원베일리) 등이 재건축되면 주변이 재정비되면서 주거지역으로 더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혜원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