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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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금융시장은 여전히 지속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와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대내외 정세 불안으로 안정감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 주변에 친숙하게 봐 온 은행을 잘 활용해 개인의 자산관리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알아봅니다.

일반 고객이 은행을 거래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능과 업무는 무엇일까요? 안전한 금융기관이라는 인식이 대부분입니다. 예금을 하는 고객도 있고 급여가 이체되다보니 공과금이나 세금을 내거나 현금을 찾으러 방문합니다.

필자가 생각하는 고객 입장에서 가장 필요하고 중요한 기능은 대출 업무입니다. 세상 돌아가는 일에 민감하다고 평가 받는 분들 중에서도 '은행 대출은 위험하고 대출은 가급적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하는 것을 들으면 답답하기도 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연말이나 은행 실적발표 시즌이 되면 언론에서 'OO은행은 예대마진으로만 □□원의 이익을 올렸다' 등의 기사들을 접할 수 있습니다. 일반인들의 시각에서 보면 은행이 다른 사업분야에서보다 예금과 대출금리 차이인 예대마진으로만 손쉽게 수익을 올린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 시중은행의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업무가 예금과 대출 업무입니다. 다수의 고객으로부터 예금을 모아서 자금이 필요한 개인이나 기업에게 자금을 공급해 자금을 순환시키는 기능입니다.

무분별한 대출이나 부실한 대출은 하지 않아야 합니다. 신용카드도 일부 대출기능이 있어서 만들지 않거나, 체크카드만 사용하는 것을 권하는 전문가도 있습니다.

그러나 대출을 현명하게 잘 이용하면 이용하지 않는 사람보다 자산관리에 더 나은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먼저 주택담보대출입니다. 매매가 10억원의 주택을 구입하려고 할 때 대출이 없으면 온전히 10억원이 다 필요합니다. 그러나 은행 담보대출을 이용하면 5억원 안팎의 자금이 있으면 해마다 올라가는 물가, 주택가격을 현재가격으로 고정시켜 매입할 수 있습니다. 아파트의 경우 감정가격과 대출한도가 공산품처럼 정해져 있어 추가적인 대출이 쉽지 않지만 주거래은행의 경우 금리조건이 더 좋아질 수 있습니다. 아파트가 아닌 일반 주택의 경우는 한도나 금리조건이 좋아질 수 있습니다.

두번째 신용대출입니다.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갑자기 자금이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가족 중에 아픈 사람이 생기거나, 경조사가 생기고 가전제품이 필요하다거나 등등 통장에 있는 잔고외에 1000만원~1억원 정도의 자금이 필요한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때 필요한 게 신용대출입니다. 이 가운데 대출 한도를 설정하고 필요할 때마다 사용하고 사용한만큼 이자를 내는 것을 마이너스 대출(한도 대출)이라고 합니다.

은행을 거래하는 고객 중 상당 수는 대출이 막상 필요할 때, 한도가 부족하고 금리가 높다고 불만을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생각을 달리 해 '언제든 사용해야 할 은행대출을 좋은 조건에서 이용하기 위해선 은행을 거래할 때 어떻게 이용하는 것이 좋을까'하는 질문을 품어보는 게 바람직합니다.

직장인이면 급여이체를 주거래은행으로 하고 공과금 자동이체와 예적금 등을 꾸준히 해 거래실적과 신용등급을 좋게 만들어 나갑니다. 자영업자의 경우는 사업자 주거래통장으로 거래실적을 유지하고 여러가지 금융거래를 꾸준히 쌓아갑니다. 이렇게 쌓아놓은 금융거래 실적으로 개인이 필요한 시점에 필요한 한도와 좋은 조건의 금리로 대출이 가능해집니다.

요약하면, 언제든 꼭 필요한 담보대출이나 신용대출의 조건을 더 좋게 받기 위해 평소에 은행거래를 잘 이용하고 실적을 쌓아가는 것이 현명합니다.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필요한 시기에 은행이 아닌 2금융권에서 적은 한도와 높은 이자를 내면서 후회할 수 있습니다.

은행을 잘 이용하는 또 다른 방법은 은행을 금융자산을 관리하는 베이스캠프로 활용하는 것입니다. 은행은 예금, 대출업무 외에 외환과 신용카드, 신탁, 펀드, 보험 등 증권 매매를 제외하고 거의 모든 영역의 금융자산을 취급하고 있습니다.

증권회사와 신용카드 회사, 보험회사, 캐피탈 등 특화된 분야의 금융회사보다 폭 넓은 업무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특히 개인 입장에서 금융자산을 관리하는 기본 금융기관으로 정하고 활용하면 자산관리하기에 용이합니다.

펀드상품과 금융자산 관리에 있어서 은행거래는 다음과 같은 장점이 있습니다.

먼저 펀드와 투자상품 관련 인프라 지원이 좋습니다. 2금융권보다 많은 고객과 큰 자산을 바탕으로 일반 고객에게 IT지원이 원활하고 오프라인 지점도 몇배 많아서 필요시 방문해 대면상담하기 쉽습니다. 또한 일반 은행 영업점에서 할 수 있는 업무의 90% 이상을 손 안에 있는 은행에서 손 쉽게 처리할 수 있습니다.

둘째로 백화점식 상품 구성으로 다양한 상품을 기반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습니다.
금융시장에 있는 거의 모든 자산운용회사, 보험회사, 증권회사의 상품을 선택해 매입할 수 있습니다. 규모가 적은 금융기관에서는 없는 전체적인 상품 구색이 가능합니다. 공산품을 동네마트에서 사는 것과, 백화점에서 사는 것을 비교해 보면 쉽습니다. 다양한 상품 구매가 가능하고 매입한 상품에 문제가 발생할 때, 애프터서비스(AS)와 사후관리에서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단점은 투자상품에 대한 전문성 부족입니다. 은행직원은 특정분야 업무를 전문적으로 취급하기보다는 원스톱 뱅킹(한 자리에서 모든 업무를 처리하는 것)이 일반화돼 있습니다. 한 직원이 예금, 대출, 투자상품 업무까지 취급하는 경우가 많아서 증권회사 대비 투자상품의 전문성이 떨어지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일반적인 업무는 모바일 또는 비대면에서 처리하고 상담전문창구와 여신전문창구로 나눠서 전문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은행들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물론 투자상품을 은행에서 좀 더 전문적인 상담과 관리를 원하는 경우는 프라이빗뱅킹(PB) 팀장이나 일반지점의 프리미어 팀장에게 관리를 요청하면 됩니다.

은행이 투자상품 분야에서 업무영역이 확장되다보니, 간혹 개별 주식투자업무에 대해서도 상담을 요청하는 고객이 있습니다. 개별 주식투자, 채권 매매는 증권회사의 영역입니다. 24시간 유가증권 시장에 시간을 할애해 연구하고 투자하는 전문가들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주식·채권 투자 매매분야는 증권회사의 투자상담사 또는 PB에게 문의하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고객 관점에서 은행을 거래할 때 아래 두 가지 업무와 기능은 꼭 활용하기를 권해드립니다.

첫번째, 은행 대출입니다. 대출은 꼭 필요합니다. 언제이고 향후에 필요한 대출의 한도와 금리조건을 잘 받기 위해 주거래은행의 거래를 평소부터 잘 쌓아가시기 바랍니다.

둘째, 투자상품 자산관리입니다. 은행에서는 다양한 투자상품이 판매·관리되고 있습니다. 금융자산을 주거래은행을 정해서 자산들을 세팅하고 보다 전문적인 분야의 투자·관리가 필요할 경우 증권회사나 2금융권 등 다른 금융기관을 이용, 확대해 나간다면 보다 안정적인 자산관리가 가능해집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하준삼 신한은행 산본지점 WM 프리미어 팀장, 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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