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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리딩하는 회사에 주목해야

양극바인더·알루미늄파우치 등 일본 업체들 우위
"주목 받는 기업 찾아보고 공부해야"
(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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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를 위해 산업을 공부할 때 산업의 밸류체인과 각 공정의 이해, 빠른 기술의 진전 등을 팔로업 하기 힘들다고 느낍니다. 각종 보고서나 잘 정리된 기사를 한참을 찾아보고도 쉽게 이해 되지 않는 경우들도 많습니다. 그래서 산업의 밸류체인을 나름대로 기억하기 쉽게 이해하고 정리하려고 노력합니다.

이견 없이 현재 성장하고 있는 산업 중 2차전지 관련 산업을 빼 놓을 수 없습니다. 주가 퍼포먼스만 보더라도 LG화학(850,000 +5.33%), SK이노베이션(274,500 +1.86%), 삼성SDI(638,000 +4.59%)를 필두로 포스코케미칼(143,500 -0.69%), 엘엔애프, 에코프로비엠(189,200 +2.49%) 등 주요 2차전지 관련 주식들은 큰 폭으로 성장했습니다. 흐름만 파악한다는 생각으로 2차전지 셀을 샌드위치로 표현해 보려고 합니다.

식빵 2개를 준비하여 하나의 빵에는 딸기잼을 바르고, 다른 빵에는 땅콩잼을 바릅니다. 그리고 가운데 치즈를 넣어서 팔았다고 가정해 봅니다. 이 때 각각의 식빵은 양극의 알루미늄박과 음극의 동박입니다. 딸기잼은 양극슬러리(도전재 바인더 등 포함), 땅콩잼은 음극슬러리, 치즈는(분리막, 전해액)으로 비유 할 수 있습니다. 그 잼들을 만들 때 쓰이는 주요한 원재료들이 우리가 흔히 들었던 2차전지의 주요 원재료들입니다. 그리고 완성된 샌드위치를 원통의 캔에 포장해서 팔 것인가, 파우치로 포장할 것인가, 네모난 각형 포장지에 포장할 것인가가 마지막 포장 단계입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맛있는 샌드위치를 만들어야 더 잘 팔리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게 될 것입니다. 이에 샌드위치를 더 맛있게 만들기 위해 마요네즈, 케첩, 흑설탕 등을 추가했습니다. 이것이 도전재로 시장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는 CNT(탄소나노튜브)나 실리콘 음극재, 분산성을 높여주는 분산제 등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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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는 주요 원재료들에 대한 관심도가 높았지만 이제 그들은 케파(CAPA) 증설 등과 같은 수급적인 측면으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물량 싸움에 들어간 원자재 부분보다는 이익률이 좋거나 시장을 리딩하고 있는 제품을 취급하는 회사들에 대해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샌드위치를 만드는 과정 중 몇 개의 일본업체가 압도적으로 우위를 점하는 소재들이 있습니다. 양극/음극 바인더(잼을 더 끈끈하게 하여 식빵에 잘 달라 붙게 하는 역할)를 취급하는 쿠레하(4023), 제온(4205), 알루미늄 파우치(샌드위치 포장)를 공급하는 DNP(7912)와 쇼와덴코(4004) 등의 회사들입니다. 한번쯤은 살펴봐야 하는 회사들이라고 생각합니다.

2차전지 파우치에서는 압도적으로 글로벌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DNP(다이니폰인쇄_7912)는 1876년에 창업하고 올해 145년째를 맞는 회사입니다. 최초에는 사명에서 알 수 있듯이 활판인쇄 사업을 시작하였습니다. 1950~60년대 들어 인쇄사업 외 포장재, 주택용 내장재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했으며 1970~80년대 들어서는 정밀 전자 부품으로 또 한 번의 회사를 변신시켰습니다.

작년 기준 매출액 약 14조원, 영업이익 약 4500억원 순이익 약 270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시가총액은 약 8조원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DNP는 4개의 사업부를 영위하는데 정보커뮤니케이션부분(55%), 생활산업부문(28%), 일렉트로닉스부문(13%), 음료부분(4%)의 매출기여도를 보입니다.

매출 비중이 가장 큰 정보커뮤니케이션 부분은 전자교과서, 도서관 등의 강점으로 개인 데이터의 유통을 담당하는 정보은행 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한 기업 등의 업무을 대행하는 BPO사업, 교육ICT나 온라인 진료 등의 사업을 영위합니다. 생활산업부분은 식품음료 포장재, 생활용품 포장재, 모빌리티(2차전지 파우치)의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일렉트로닉스부분은 기능성 필름, OLED 디스플레이, 정밀기계 부품 등을 만듭니다.

DNP는 작년 기업설명회(IR)를 통해 중기경영계획으로 4가지를 꼽았는데 사물인터넷(IoT) 및 차세대통신관련 사업, 데이터유통관련 사업, 모빌리티관련 사업, 환경관련 사업입니다. 코로나로 인한 영향으로 변수가 생겼지만, 회사측의 중장기 계획 중 가장 공격적 성장을 예상하고 있는 부분이 바로 모빌리티관련 사업입니다.

2019년 334억엔이었던 매출을 2022년 710억엔, 2024년 1000억엔으로 전 사업부 중 가장 공격적인 성장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모빌리티 관련 사업은 2차 전지 외장재료(알루미늄 파우치) 및 전기자동차용 곡면수지 글레이징(충격성과 단열성이 뛰어나 유리보다 가볍게 가공하기 쉬운 폴리카보네이트 등의 플라스틱제의 수지로, 차내의 공간 설계의 용이, 차체의 일체 성형, 부품수의 대폭 삭감)입니다.

이외에도 가상현실(VR), 5G 관련 필름 등 새로운 시대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140여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기업이 가장 새로운 사업을 발 빠르게 진행하고 있음에 놀라기도 합니다.

최근 2차전지 셀 업계 사람과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는데 실리콘음극재, 음극바인더, 탄소나노튜브(CNT) 등은 국내 주요 업체들이 시장을 가져가고 있지만, 양극바인더(불소계)나 알루미늄파우치 등은 아직 일본 업체들이 우위에 있다고 합니다.

또 2차전지 소재의 주요 시장은 일본 회사들로부터 형성된 것도 부인할 수 없고, 지속적으로 새로운 컨셉의 소재들이 등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일본 회사들이 가장 무서운 것은 소재 플레이 (마진율이 떨어지면 기존의 시장을 내어주고, 새로운 소재개발을 통해 고마진으로 납품하며 신규시장을 주도)가 가능한 업체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요즘 전지 업체 스타트업, 셀 업체 할 것 없이 투자 및 자체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전고체배터리 등에서 이미 일본은 토요타(7203)를 중심으로 국가단위 프로젝트(NEDO)로서 오랜 기간 개발해 오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제 전 세계 모든 주식(종목)에 투자 할 수 있는 세상입니다. 미국, 중국, 일본 등 어떤 국가의 기업이 되었든 국가를 떠나 본인이 투자하고 있는 산업 중 전방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글로벌 기업은 어디이고, 후방에서는 누가 잘 하는지, 차기 공급업체로 주목 받고 있는 기업들은 어디 인가 찾아보고 생각하고 공부하는 것이 성공적 투자로 연결 되는 디딤돌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지민홍 신한금융투자 한남동PWM센터 PB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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