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에서 사상 처음으로 4000억원대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기업이 등장했다. 증시 호황이 이어지자 중견·중소기업도 이를 활용해 적극적으로 대규모 자금조달에 뛰어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2차전지 소재업체인 엘앤에프는 지난 18일 4771억원 규모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했다. 오는 7월 주주들을 상대로 신주 650만 주를 발행해 설비투자 재원과 운영자금을 조달하기로 했다. 지난해 6월 바이오기업 에이치엘비가 3391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한 지 1년1개월 만에 코스닥기업 최대 유상증자 기록이 경신될 전망이다.

엘앤에프는 2차전지 핵심소재인 양극재를 제조하고 있다. 2차전지 관련주 랠리에 힘입어 지난 1년 동안 주가가 339% 뛰었다. 지난해 8월 유상증자를 했을 땐 신주 330만 주를 발행해 825억원을 조달했지만 이번엔 당시보다 1.9배 많은 신주 발행만으로 조달금액을 5.7배 늘릴 수 있게 됐다.

다른 코스닥 상장사도 올 들어 공격적으로 유동성 확보에 나서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8일까지 유상증자(주주 배정 기준, 출자전환·현물출자 제외) 계획을 공시한 코스닥 상장기업은 28곳, 조달금액(예정금액 포함)은 총 1조3700억원에 달한다. 이미 지난해 연간 기록(33곳·1조4429억원)에 근접해 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