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통령 이야기보다 속 시원한 얘기가 있다면,
그건 아마도 ‘싸이(Psy)’에 관한 이야기 일 것이다.

그가 드디어 빌보드 챠트 한자리 수까지 진입했다. 그것도 이제 ‘2위’다.



“한국 래퍼가 말춤을 흉내 내며 보인 뮤직 비디오에 힘입어 ‘강남스타일’이 64위에서 11위로, 11위에서 2위로 로켓처럼 날아올랐다” 빌보드지에 말한 것처럼 이건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던 놀라운 속도와 대담한 진입이었다.

필자가 그의 성공을 유독 기뻐하는 이유는 지금까지 그가 해 온 ‘싸이 다움’때문이다. 우린 성공을 위해서라면 자신다운 것을 버리고 ‘따라쟁이’가 되어버린다. 심한 경우는 얼굴과 몸매도 바꿔버린다. 그 동안 자기다움은 어디서 찾을지 모를 정도가 되어버린 것이다. 그런데 한 사람이 그것을 박차고 일어났다. 못생기고 배가 나오고 군대도 2번이나 갔다 온 이상한(?) 사람이다.



“그건 싸이(Psy)답지 않아요”

3개월만 버티면 ‘공익’으로 갈 수 있었다. 결혼한 아내와 태어난지 얼마 안 되는 아이의 아빠로서 훌쩍 군대로 떠나버리기 힘들었다. 하지만 그의 아내가 그에게 남긴 이 한마디는 2번째 입대를 결정하게 됐다.



“노래에 의미는 없어요. 그냥 즐기기만 하면 되요”

그가 강남스타일을 부르면서 한 말이다. 노래에 대한 자신감보다는 ‘싸이 다움’을 보여준 한마디였다.



“이 무대에서 한번쯤 한국말로 해보고 싶었다. 죽이지”

‘뮤직비디오계 그래미상’으로 불리는 MTV 비디오 뮤직어워드 시상식에도 한국가수 최초로 무대에 서서 한 말이다. 돌아이(?) 같지만 역시 그다운 행동과 말이었다.



“Dress Classy Dance Cheesy (옷은 품격있게, 춤은 저렴하게)”

브리트니스피어스에게 말춤을 가르치며 했던 이 말은 미국 내 명언으로 떠오르더니 이젠 모델자리까지 만들어 냈다. 컨템포퍼리 남성복 브랜드 질스튜어트 뉴욕이 유튜브에 싸이의 명언을 떠 올리는 광고 동영상을 공개한 것이다. 역시 싸이 답다.



“사랑이 식기 시작하는 건 불편하다고 느낄 때입니다. 그런데 제 부인은 단 한번도 불편하지 않았어요”

힐링캠프에 나와서 한 ‘사랑’에 대해 한 말이다. 우린 아직까지 그의 노래에 불편함을 표현한 적이 없다.

그의 노래는 서민적이다. 지나치게 막 돼먹은 노래들도 있다. 하지만 ‘아버지’처럼 마음을 울리는 노래도 있다. 잘 들어보면 그의 노래는 싸이 답지 않은 노래가 없었다. 그래서 그의 성공이 더 멋져 보인다.



그의 노랫말 “나는 뭘 좀 아는 놈”이란 <자기 다움>을 아는 것은 아닐까?

‘싸이 다움’이 사람들에게 전파돼서 지금까지 놓쳐 버렸던 ‘자기 다움’을 찾는데 신호탄이 되길 바란다.

“지금부터 갈 데 까지 가보자”라는 그의 노래말 처럼 갈 데 까지 가보길 바란다.

그래서 그의 인기는 ‘지금까지’ 였다가 아니라, ‘지금부터 시작’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