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제목 : 한류와 경영

저 자 : 고정민
한류는 하이브리드 문화이고 자연발생 문화이다
“한류는 유행인가, 트렌드인가? 1997년 중반 한류가 막 시작되었을 때에는 일시적인 유행으로 해석되는 경향도 있었지만, 3기(20여년)에 걸쳐 발전하면서 이제 한류는 하나의 트렌드로 정착되고 있다. 물론 하나의 장르나 콘텐츠로 보면 일시적인 유행이라고 할 수 있으나, 이러한 유행이 축적되어 지속되면서 한류라는 트렌드가 형성된 것이다. (……) 한류가 글로벌 대중문화 트렌드 중의 하나로 편입될 수 있는 최소한의 자격을 갖추었다는 것이다. (……) 글로벌 대중문화 트렌드가 형성되기 위해서는 콘텐츠, 공급, 수요 등 3가지 측면에서 일정한 조건을 갖추어야 한다. (한류는 이 것들을 갖추었다).” 나도 한류가 일시적인 유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한류가 거의 20여년에 걸쳐 진행되었고, 이제는 글로벌 트렌드로 충분히 인정받을 만하다는 걸 알았다. 안도감이 들었다.



“한국적인 것만이 한류인가? 콘텐츠를 보고 국적을 알 수 없을 정도로 모호하거나 한국적인 요소가 없을 경우에는 이를 한류라고 말하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 반드시 한국적인 것만 한류라고 말 할 수는 없다. (……) 문화의 보편성이란 작품에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주제와 스토리를 포함하는 경우인 반면, 고유성이란 한국 고유의 것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쉽게 설명하자면 보편성은 작품만 보고서는 콘텐츠의 국적이 한국이라는 것을 느끼지 못하는 반면, 고유성은 콘텐츠가 한국의 독특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어 한국 국적임을 알 수 있는 경우를 말한다. (……) 결국 한류는 보편성과 고유성을 모두 가지고 있어야 한다. (…..) 현재 한국의 대중문화는 대부분 외국의 문화와 혼합되어 혼종, 하이브리드 문화적 요소를 가지고 있다.” 이 또한 마음놓이는 글이다. 꼭 한복입고 승무춤을 추어야 한류가 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한국의 문화를 비빔밥 문화라고 누군가 말한 적도 있다. 아직 국악이 세계적이지는 않아도, 서양 음악에 우리 정서를 녹여내고 그게 글로벌하게 인정받고 있다. 한류라고 충분히 해도 된다는 말이다.



“1997년 한국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는 중국에서 외화 사상 두 번 째로 높은 4.3%의 시청률을 기록하였고, 2005년 중국에서 방영된 <대장금>은 후진타오 중국 국가 주석까지 즐겨 보았을 정도로 중국 내 큰 인기를 얻으면 한류를 이끌었다.” 그래서 1997년을 한류의 원년이라고 말할 수 있구나~



“현지화에 앞서 좋은 상품을 만드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사실 한류 붐은 우리가 의도해서 나타난 현상은 아니다. 우연히 해외 사람들이 한국의 콘텐츠를 접해 보고 이를 좋아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한류는 결코 우연이 아니다. 그동안 국내에서 치열한 경쟁을 통해 한국의 컨텐츠의 경쟁력이 강해진 결과이다. 가전 3사의 경쟁에 의해 한국의 가전업체가 세계적인 기업이 된 것처럼 방송 3사의 치열한 드라마 시청율 경쟁, 음악 3사의 아이돌 가수의 경쟁적 양성 등 치열한 국내 경쟁을 통해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한국의 드라마, 온라인 게임이 세계적 경쟁력을 가진 것이다.” 만일 우리가 우리의 문화를 수출하려고 의도적으로 만들었다면 이런 결과를 낼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니 외국이나 한국에서 마치 ‘한류가 외국에 침범하기 위하여 만들어 졌다, 또는 노력하고 있다’라고 하는 말은 의도적 왜곡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그들 스스로가 우리의 문화를 가져간 것이고, 우리는 어~어~ 하다보니 한류의 한 가운데 서게 된 셈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한류 문화’가 ‘일본 문화(일류)’를 대체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그런 것도 같다. 이제는 완제품 시장에서 일제를 보기 어려워졌듯이, ‘이제 곧 문화 시장에서 한류가 더 앞설 날이 올 것이다’ 라는 기대감이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