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는 방어체계다. 공격할 의도가 없다면 방어를 아무리 한다고 해도 신경 쓸 필요가 없는 문제다. 마치 태권도장에 수많은 어린 아이들이 방어기법을 배운다고 해서 그 누가 그것에 대해 불편을 제기하기 않는 것과 같다. 문제가 된다면 미사일 방어 대상국이 자신들의 군사장비에 대해 탐지당하고 있다는 것이 기분 나쁜 상황일 수 있다. 하지만 탐지로만 본다면야 이미 수만 개의 인공위성이 우주 곳곳에서 지구 내부를 속속들이 들여다보고 있는 세상에 살면서 그것이 그렇게 특별한 문제가 될 것 같아 보이지는 않는다. 정말 궁금한 것은 미국의 속내다.

그들 말대로 한반도를 지키기 위함이라면 당국인 한국의 요청이 선행되어야 할 일이다. 그런데 거의 일방적으로 자신들의 주도하에 설치비와 장비비를 모두 자비로 해서 배치하겠다는 것은 뭔가 앞뒤가 안 맞는 발언이다. 정말 그것이 사실이라면 이 일은 한국보다는 미국에 더 필요하고 유익한 일이라는 의미가 된다. 그들이 마음이 정말 착해서 순전히 우리나라를 위해 그 엄청난 돈을 지불할 턱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한국 정부는 사드배치를 승낙하고 무엇을 얻기로 했을까? 그것이 궁금하다. 아니면 혹시 한국 정부가 국민들을 속이고 돈을 주고 들여오는 것일까?라는 음모론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왜?

또 하나, 이렇게 생뚱맞게 생긴 요상한 물건이 대한민국 그것도 성주라는 특정 지역으로 정해 질 때까지 정부는 국민에게 알릴 의무를 다 했는가 하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성주에서 벌어지는 황교안 국무총리에 대한 격한 분노의 표현이나 뒤 이은 군민들의 촛불집회로 이어지는 불편한 속내를 보이는 것을 보면 정부의 경솔한 정치적 행태가 있었다는 반증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정부는 이 일은 국가 안보를 위한 중차대한 일로 일개 국민이 왈가왈부할 일이 아니니 가만히 있으라는 행태를 보인 것이라고 밖에 짐작할 수 없는 일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정치는 과거 군사 정부 때나 가능한 일이라는 사실을 박근혜 정부는 정말 모르는 것일까? 하는 것이다.

자기 집에 물건이 들어오는데 집 주인이 모르고 있다는 것이 말이나 될 일인가. 그것도 이로운 것이 아니라 해로운 것이라는데 주인이 걱정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 해로운 물건이 왜 자기 집에 들어오며 어느 정도로 해로운 물건이며 언제까지 거기에 있을 것인지 궁금해 하는 것이 정상이다. 일반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이라면 지극히 당연하게 밟아야 하는 수순을 밟아야 하는 것이다. 물건 들여 놓겠다고 결정하고 발표하기 이전에 주인에게 이해를 구하고 승낙을 받았어야 했다. 도저히 승낙을 못 받을 일이라면 대가를 지불하고서라도 집주인의 마음을 얻어서 불편하지만 울며 겨자 먹기로 그 흉측한 물건이 거기 있음을 어쩔 수 없이 인정할 수밖에 없게라도 했다면 이렇게 민심이 성나지 않을 것이다. 인지상정(人之常情)인 것이 마음이기 때문이다.

이런 막무가내식 정치 행태가 박근혜 정부의 일관된 정치방식이라는 것에 국민들은 분노하고 있다. 국민이 박근혜에게 권력을 쥐어 준 것은 속박당하거나 무시당하거나 폭력을 당하고 싶어서가 아니다. 원하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대한민국이라는 정권아래서 불편하게 살고 있는 절반 이상의 국민들도 박근혜 정부가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고 잘 다독이고 시간을 투자해서 마음을 얻으려고 애를 쓴다는 생각이 든다면 설령 그 일이 마음에 들지 않아도 이해해주고 측은지심으로 마음을 보태주는 것이 대한민국 국민들의 정서인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박근혜 정부는 그저 자신이 가진 엄청난 권력으로 국민을 무시하고 속박하고 폭력으로 일관된 정치를 하는 것에 격분하는 것이다. 정부가 국민의 인권을 말살하는 것이다. 도대체 박근혜 정부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다.

나는 여기서 다시 한 번 박근혜의 트라우마를 지적한다. 막가파 박근혜. 그녀는 아버지의 일을 곁눈으로 배워서 그렇게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아마도 권위적이고 강압적이고 폭력적으로 비춰진 아버지의 모습에서 어린 딸은 아버지의 속 깊고 따뜻한 내면은 보지 못했으리라 짐작되는 대목입니다. 아비만한 자식이 못 된 것이다. 국가를 위해 국민을 위해 일하는 박근혜의 진정성에 대해서는 굳이 의문을 제기하고 싶지는 않다. 박근혜는 사심 없이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건 그녀 또 다른 한 쪽 마음인 것이고 보여 지는 모습들은 대부분 일방적이고 독재적이고 폭력적이다. 심리적으로는 상처에 대한 보상심리이고 배타적이고 피해망상적인 것이다. 아버지도 어머니도 그녀를 다정하게 보듬어 주지 못했기에 그녀 또한 그런 삶이 어떤 것인지 모른다. 더구나 자식을 낳아 길러보지 못했기에 엄마의 마음이 어떠한 것인지를 도무지 알 길이 없다. 여자가 여성이 되고 엄마가 되어야 비로소 타인을 진정으로 보듬고 살피고 배려하고 공감하게 되는 것인데 그녀는 그것을 한 번도 배울 기회를 갖지 못한 것이 참으로 비극이다. 그러다 보니 그런 심정들이 국정을 운영에 고스란히 드러나는 것이다.

정책상 어쩔 수 없이 차선책으로 상주가 정해졌다면 상주군민들에게 양해를 구했어야 했던 것이다. 군민들은 그것이 서운하고 쾌심한 것이다. 아직 물건을 들여 놓은 것은 아니니 지금이라도 대통령이 직접 내려가 양해를 구하고 대책을 세워줘야 할 것이다. 그런데 매번 국가 전체가 소용돌이 칠 때마다 그녀는 나라를 떠났다. 마치 늘 그렇게 정해 놓은 법칙처럼 한 번도 그녀의 횡보는 틀린 적이 없었다. 하물며 그녀 자신의 정치 노선을 위한 일에는 자주 아주 쉽게 반드시 찾아가서 손을 내미는 사람이었다. 지극히 개인적이고 그다지 의미 없는 심지어 비리의 온상인 정경련과 같은 집단들에는 맞장구를 치며 국민들을 선동하듯 거리에 나와 서명하며 격려하던 그녀의 모습을 국민들은 똑똑히 보았다.

국정운영에 시간을 뺄 수 없어 그보다 더 중요하고 심각한 민심들이 모여 있는 곳에는 나올 수 없던 그녀 아니었던가! 매사를 이런 식으로 처리하니 국민은 박근혜를 자신들의 대통령으로 볼 수 없는 노릇인 것이다. 국민들은 아주 명확히 잘 알고 있다. 그녀의 횡보의 흐름에 대해서. 그녀가 몸을 움직여 가야 할 곳이 세월호 사태보다 서울매트로 지하철 청년의 죽음보다 더 중요했다는 말인가! 박근혜가 진정 나라의 수장으로 국민을 안위를 살피고 국민을 위해 그 자리에 앉아 있다면 일게 어버이 연합을 응원하고 정경련을 위로하는 일로 거리 서명을 할 것이 아니라 광화문으로 나와야 했다.

세월호 사태로 인해 국민이 깊은 울분에 잠겨 있는 광화문 광장에 나가 그들의 손을 잡고 미안하다 빨리 해결하겠다 약속하고 그들의 아픔을 위로해야 하는 것이다. 최선을 다해 국민의 아픔을 다독이고 하루 빨리 이 엄청난 슬픔을 끝내야 하는 것이 지도자가 해야 할 옳은 일인 것이다. 그런 모습을 통해 국민은 안정을 되찾고 국가 원수에게 신뢰를 보내고 마음을 모두어 국정에 참여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2년이 넘도록 광화문에 나가질 않았고 지하철 20대 청년의 뼈아픈 죽음으로 국민이 격분할 때도 대통령은 그 어떤 공감의 액션도 보이지 않았다. 박근혜 그녀는 진정 누구의 대통령인가!

사드 배치로 군민이 전자파의 피해를 입는 것은 그녀가 알바가 아닌 것이 분명해 보인다. 세월호가 침몰되어 2년이 넘도록 바다 속에 가라 앉아 있어도 다급히 건져 내어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 의도가 전혀 없어 보인다. 서울메트로의 비리들로 인해 가여운 젊은 한 생명이 죽었다고 해도 그녀는 언제나 있는 그저 그런 일 중의 하나라는 판단이다. 아마 모르긴 해도 그럴 것이다. 그 사람의 마음은 알 수 없지만 그 사람의 행동을 보면 그 마음을 알 수 있기 때문에 그렇다. 다만 그녀는 세월호가 올라오면 받게 될 뭇매를 알 뿐이다. 지하철 청년의 죽음의 원인을 신속히 밝혀 내 봐야 들추어질 더러운 일들의 전말에 자신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을 알 뿐이다.

사드가 내뿜는 전자파는 일도 아니다. 그녀 입장에서는 그렇다. 그녀는 그저 이 모든 일들이 귀찮고 짜증난다. 자기 정권에서 출발한 문제도 아닌 일들에 욕을 먹는 것도 억울하고 그렇게 자신에게 책임을 묻는 국민들이 꼴 보기 싫다. 그래서 그녀는 시끄러운 일만 생길 것 같으면 나가는 것이다. 밖으로. 개돼지인 국민은 그렇게 밖에 그녀를 이해하지 못한다. 그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박근혜는 한 집안의 가장도 아니요 한 국가의 원수도 아니다. 그녀는 그저 한 사람의 여자로서 그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을 뿐이다. 외국을 아무리 다녀봐야 얻어 오는 것도 별로 없는 일에 국내에 있는 것보다는 뭔가 열심히 일하는 것처럼 내 보이기에 좋은 외국에 나가 국가 원수로서 예우를 받고 오는 일이 훨씬 더 신나는 일일 것이다. 마치 한 집에 엄마가 친구들하고 외국여행 다녀와서 친구들에게 자랑하듯 그렇게 돌아다니는 것 같다. 집안이 뒤숭숭하면 집안 어른은 자숙하고 최선을 다해 그 일들을 다독이고 해결해 불안을 잠재워야 하는 것이 가장의 몫이다. 정치는 그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