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이 되는 부동산 법률] 대지사용권 없는 구분건물주에 대한 토지소유자의 철거청구 가능?
대지사용권 없는 구분건물주에 대해 집합건물 부지소유자가 철거청구권을 가지는지 장기간 논란되어 왔는데, 대법원 2021. 7. 8.선고 2017다204247 건물등철거 판결을 통해 논란이 일단락된듯하여 관련 법리를 소개하기로 한다.

논란의 핵심은, 일반건물과 달리 집합건물의 특성상 철거판결을 받더라도 그 집행이 사실상 어렵다는 점 때문이었다.

이 점은 집합건물법 7조와 관련해서 먼저 다투어졌다.

★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7조 (구분소유권 매도청구권)

대지사용권을 가지지 아니한 구분소유자가 있을 때에는 그 전유부분의 철거를 청구할 권리를 가진 자는 그 구분소유자에 대하여 구분소유권을 시가로 매도할 것을 청구할 수 있다.



★대법원 1996. 11. 29. 선고 95다40465 판결 [소유권이전등기등]

집합건물의 부지 소유권자는 대지사용권을 가지지 아니한 구분소유자에 대하여 그 전유부분의 철거를 구할 권리를 가진 자에 해당하여 집합건물의소유및관리에관한법률 제7조에 의하여 구분소유권을 시가로 매도할 것을 청구할 수 있고, 전유부분의 철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등의 사유만으로 그 매도청구권을 부정할 수는 없다.


결국 대법원은, ‘사실상 철거집행이 불가하다는 것과 별개로 토지소유자의 철거청구권 자체는 존재한다’는 전제하에 집합건물법 7조 매도청구권을 인정해왔다.

그 후 대법원은, ‘철거집행이 사실상 불가함에도 불구하고 철거청구권 자체는 존재한다’는 점에 대해 다음과 같이 법리 구성한다.

★ 대법원 2011. 9. 8. 선고 2011다23125 판결 [건물철거등]

집합건물 부지의 소유자가 대지사용권을 갖지 아니한 구분소유자에 대하여 철거를 구하는 외에 집합건물법 제7조에 따라 전유부분에 관한 매도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위 조항에 따른 매도청구권의 행사가 반드시 철거청구에 선행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피고들이 구분소유한 전유부분만을 철거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이는 집행개시의 장애요건에 불과할 뿐이어서 원고의 철거청구를 기각할 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이를 구할 소의 이익이 없다고 볼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논란이 계속되자 대법원 2021. 7. 8.선고 2017다204247 건물등철거 판결을 통해 관련법리를 보다 구체화한다.

★ 2021. 7. 8.선고 2017다204247 [건물등철거]

1동의 집합건물의 구분소유자들은 그 전유부분을 구분소유하면서 건물의 대지 전체를 공동으로 점유·사용하는 것이므로(대법원 2014. 9. 4. 선고 2012다7670 판결 등 참조), 대지 소유자는 대지사용권 없이 전유부분을 소유하면서 대지를 무단 점유하는 구분소유자에 대하여 그 전유부분의 철거를 구할 수 있다(대법원 1996. 11. 29. 선고 95다40465 판결 등 참조).

집합건물은 건물 내부를 (구조상 이용상 독립성을 갖춘) 여러 개의 부분으로 구분하여 독립된 소유권의 객체로 하는 것일 뿐 1동의 건물 자체는 일체로서 건축되어 전체건물이 존립과 유지에 있어 불가분의 일체를 이루는 것이므로, 1동의 집합건물 중 일부 전유부분만을 떼어내거나 철거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러나 구분소유자 전체를 상대로 각 전유부분과 공용부분의 철거 판결을 받거나 동의를 얻는 등으로 집합건물 전체를 철거하는 것은 가능하고 이와 같은 철거 청구가 구분소유자 전원을 공동피고로 해야 하는 필수적 공동소송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일부 전유부분만을 철거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사정은 집행 개시의 장애요건에 불과할 뿐 철거 청구를 기각할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대법원 2011. 9. 8. 선고 2011다23125 판결 참조).


원심은, 피고가 이 사건 토지 위에 대지사용권 없이 이 사건 구분건물을 소유하고 있고 원고는 이 사건 구분건물의 대지권에 상응하는 이 사건 계쟁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구분건물을 철거할 의무가 있고 이 사건 구분건물이 3층 집합건물 중 2층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 부분 철거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단정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이는 집행개시의 장애요건에 불과하여 청구를 기각할 사유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원심이 이 사건 건물 중 이 사건 구분건물만의 철거가 물리적으로 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은 적절하지 않으나, 원고의 철거 청구를 받아들인 원심의 결론은 정당하다.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건물철거청구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대법원은, ‘이 사건의 경우 전체 3층 집합건물 내 2층에 위치한 구분건물이라 철거집행은 사실상 불가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철거청구가 필요할 수밖에 없는지’에 대해 종전 판결에 비해 보다 구체적인 이론적 근거를 설시하였다. 향후, 관련 재판에 보다 분명한 잣대로 기능할 것으로 본다.

<한경닷컴 The Lifeist> 최광석 로티스 최광석 법률사무소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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