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소유명의자와 같은 이름으로 개명한 후 거액을 대출받아 편취한 대형 사기사건이 적발되어 보도된 바 있었는데, 최근 판결이 선고되어 소개한다. 당초 보도된 내용은 용이한 개명절차를 악용해서 편취대상 부동산 소유자와 동일한 이름으로 개명한 다음 사기행각을 했다고 했는데, 판결문 확인결과 실제로는 개명 자체도 정식절차가 아닌 서류위조를 통해 이루어졌다는 점에 차이가 있었다.



★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2016. 6. 22.선고 2015고합225, 274(병합), 286(병합), 287(병합), 290(병합), 2016고합4(병합), 20(병합), 24(병합)

☞ 다수의 피고인에 수십가지 범행이 함께 병합된 사건이어서 판결문이 매우 복잡했는데, 개명을 통한 부동산 편취대출사건 부분만을 소개키로 한다

1. 공모관계
피고인 김길0(일명 오사장), 김영0(일명 마00 혹은 박00)는 유중0, 일명 박사0과 순차적으로 연락하면서, 토지 소유자가 고령이고 권리의 변동이 장기간 없었던 토지에 대하여 소유자의 이름과 같이 개명을 한 뒤 마치 토지 소유자인양 행세를 하면서 이를 제3자에 허위매도하고, 그 제3자로 하여금 위 토지를 담보로 제공하게 하여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금을 받아 이를 편취하기로 계획하였다.
피고인 김길0와 박사0은 이에 따라 담보대출을 받을 토지로 유동0(1940년생) 소유인 천안시 동남구 신방동 00-00 임야 9,737㎡(이하 ‘이 사건 토지’라 한다)를 물색해 오고, 토지 소유자인 유동0의 이름과 같게 개명을 하고 유동0 행세를 할 이른바 ‘바지 유동0’을 구해오는 역할, 유중0(1937년생)은 자신의 이름을 유중0에서 토지소유주와 동일한 이름인 ‘유동0’으로 개명하고, 개명 및 부동산 매매에 필요한 인감증명서, 주민등록표초본, 토지대장등본 등을 발급받아 공범들에게 건네주는 역할, 피고인 김영0는 개명에 필요한 서류의 위조를 의뢰하고, 위 위조서류에 따른 개명이 완료된 이후에는 피고인 안의0에게 이 사건 토지를 담보로 대출을 받을 법인을 물색해 올 것을 의뢰하며, 피고인 안의0과 피고인 김길0 사이에서 각종 서류 등을 전달하고, ‘바지 유동0’과 함께 움직이면서 소유권이전등기 및 토지대장 기재사항 변경을 위한 서류 작업 등을 하는 역할, 피고인 나정0은 유중0과 함께 인감증명서, 주민등록등본 및 주민등록초본 등을 발급받아 피고인 김영0와 피고인 김길0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담당하기로 하였다.
그리고 피고인 안의0은 피고인 김영0의 의뢰에 따라 대출을 받을 법인을 물색해 오고,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이 이루어지면 그 중 일부를 공범들에게 분배하는 역할, 주용0과 피고인 이계0은 피고인 안의0으로부터 의뢰를 받아 대출 받을 법인으로 유한회사 00개발산업(이하 ‘00개발산업’이라 한다)을 물색해 오고, 매매계약서 작성과 소유권이전등기 신청, 금융기관에 담보대출 신청 등의 과정을 00개발산업 측과 함께 진행하는 역할을 담당하기로 순차 공모하였다.

2. 공문서(개명허가결정문) 위조 및 위조공문서 행사
가. 개명허가결정문 위조
피고인 김길0, 김영0는 위와 같은 공모관계에 따라, 2015. 3. 말경 위조책인 최영0에게 유중0의 주민등록번호, 등록기준지 등을 이용하여 개명허가결정문을 위조해 줄 것을 의뢰하였고, 최영0는 그 무렵 불상의 장소에서 불상의 방법으로 ‘서울남부지방법원 2015호파000 개명 사건’의 결정문에 “등록기준지 전남 장성군 00면 00길 8의 사건 본인 신청인(유중0)의 가족관계등록부 중 이름 중0을 동0으로 개명하는 것을 허가한다”라고 주문을 적고, 그 아래에 서울남부지방법원 판사 정달0의 도장과 서울남부지방법원장의 직인을 찍는 방법으로 개명허가결정문을 위조한 뒤 이를 피고인 김영0에게 건네주었다.
이로써 피고인 김길0, 김영0는 유중0, 박사0과 공모하여 행사할 목적으로 공문서인 판사 정달0 명의로 된 2015. 3. 25.자 개명허가결정문 1매를 위조하였다.
나. 위조 개명허가결정문 행사
유중0과 박사0은 위와 같은 공모관계에 따라 2015. 4. 6.경 전남 장성군 00면사무소에서 유중0을 유동0으로 개명하는 신고를 하면서 그 위조사실을 모르는 담당공무원에게 위와 같이 위조한 개명허가결정문을 마치 진정하게 성립된 것처럼 제출하여 행사하였다.
이로써 피고인 김길0, 김영0는 유중0, 박사0과 공모하여 위조된 공문서를 행사하였다.

3. 공문서(주민등록표초본) 위조
피고인 김길0, 김영0, 안의0, 어영0와 유중0, 박사0은 위와 같은 공모관계에 따라 2015. 5. 하순경 피고인 김영0가 피고인 어영0에게 유중0의 주민등록표초본의 인적사항을 토지소유주 유동0의 것과 일치하도록 위조해 줄 것을 의뢰하여, 피고인 어영0는 그 무렵 불상의 장소에서 불상의 방법으로 유중0의 개명 후 이름인 ‘유동0’의 주민등록표초본의 인적사항 변경내역 번호 1의 주소란을 토지소유주 유동0의 주소인 ‘충청남도 천안시 00동 00’, 전입일 ‘1965-10-29’, 변동사유 ‘전입’으로 각 기재한 것을 비롯하여, 총 9건의 주소변동이력을 기재한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2.3.4.동장 명의로 된 2015. 5. 12.자 주민등록표초본 1매를 위조하였다.
이로써 피고인 김길0, 김영0, 안의0, 어영0는 유중0, 박사0과 공모하여 행사할 목적으로 공문서인 종로1.2.3.4.동장 명의로 된 2015. 5. 12.자 주민등록표초본 1매를 위조하였다.

4. 공전자기록등불실기재 및 불실기재공전자기록등행사
가. 공전자기록등불실기재
피고인 김길0, 김영0, 안의0, 이계0, 나정0과 유중0 등(이하 범죄사실 4·5항에서는 이 사건 피고인들을 제외한 나머지 공소외 공범들을 ‘유중0 등’이라 한다)은 위와 같은 공모관계에 따라, 피고인 나정0은 2015. 5. 28.경 유중0과 함께 ‘유동0’ 명의로 된, 유중0 자신의 부동산 매도용 인감증명서를 발급하여 이를 피고인 김영0를 통하여 피고인 이계0에게 전달하고, 피고인 이계0은 2015. 5. 29.경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등기과에서 위 인감증명서를 법무사 사무실 직원인 김선0에게 전달하고, 그 정을 모르는 위 김선0로 하여금 사실은 이 사건 토지 소유자인 유동0이 00개발산업에 토지를 매도한 사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유동0이 위 토지를 00개발산업에 매도한 것처럼 소유권이전등기 신청서류를 작성하여 그 곳 담당 직원에게 제출하게 하고, 그 사실을 모르는 등기 담당 직원은 위 토지에 관한 부동산등기부시스템에 위 회사 앞으로 2015. 5. 8.자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지도록 전산입력하였다.
이로써 피고인 김길0, 김영0, 안의0, 이계0, 나정0은 유중0 등과 공모하여 공무원에게 허위신고를 하여 공정증서원본과 동일한 전자기록인 부동산등기부시스템에 불실의 사실을 기록하게 하였다.
나. 불실기재공전자기록등행사
피고인 김길0, 김영0, 안의0, 이계0, 나정0과 유중0 등은 2015. 5. 29.경 위와 같이 불실의 사실이 기록된 위 부동산등기부시스템을 비치하게 하여 이를 행사하였다.

5. 사기
피고인 김길0, 김영0, 안의0, 이계0, 나정0과 유중0 등은 위와 같은 공모관계에 따라 2015. 5. 29.경 목포시 000로 00번길 1에 있는 피해자 국민새마을금고의 사무실에서, 위와 같이 사실은 토지소유주인 유동0이 이 사건 토지를 매도한 사실이 없음에도 00개발산업이 위 토지를 매수하는 것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된 사정을 알지 못하는 피해자로부터, 위 토지에 채권최고액 442,000,000원으로 하는 근저당권을 설정하고 대출금 339,801,250원을 00개발산업 명의의 국민새마을금고 계좌로 송금받았다.
이로써 피고인 김길0, 김영0, 안의0, 이계0, 나정0과 유중0 등은 공모하여 피해자를 기망하여 대출금 339,801,250원을 편취하였다.

6.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피고인 김길0, 김영0, 안의0, 이계0, 나정0과 유중0 등은 위와 같은 공모관계에 따라 2015. 6. 1.경 천안시 00구 000길 12에 있는 피해자 선영새마을금고 사무실에서, 사실은 토지소유주인 유동0이 이 사건 토지를 매도한 사실이 없음에도 00개발산업이 위 토지를 매수하는 것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된 사정을 알지 못하는 피해자로부터, 위 토지에 채권최고액 4,368,000,000원으로 하는 근저당권 및 지상권을 설정하고 대출금 3,357,466,000원을 00개발산업 명의의 선영새마을금고 계좌로 송금받았다.
이로써 피고인 김길0, 김영0, 안의0, 이계0, 나정0은 유중0 등과 공모하여 피해자를 기망하여 대출금 3,357,466,000원을 편취하였다.



※ 칼럼에서 인용된 판결의 전문은 최광석 변호사의 홈페이지인 www.lawtis.com 에서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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