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결정이 개인 결정보다 못한 이유
홍석환 대표(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조직과 구성원은 안정을 추구한다.
회사가 성장하고 안정적 매출과 이익을 창출하게 되면 조직과 구성원들은 모든 일이 잘 진행되고 있고, 점점 나아지고 있으니 걱정할 것이 없다고 안심한다. 심한 경우, 회사의 매출과 이익이 감소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은 잘하고 있고 내가 이 회사에 머무는 동안까지는 회사가 망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안정적 회사의 회의하는 모습을 보면 몇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 자신의 일이 아니고 자신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이상 간섭하거나 조언하려고 하지 않는다. 자신이 그 업무를 한 경험이 있어 실패가 불보듯 뻔하거나 위험요인이 보이더라도 불필요한 갈등을 가져가기 싫어 지적하지 않는다.
둘째, 자신의 일에 의견을 제기하거나 비판적으로 이야기하면 일에 대한 조언이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자신을 공개적으로 공격하며 창피를 주려고 한다고 생각한다.
셋째, 전체가 침묵 또는 긍정을 표하다보니 자신이 아는 것을 이야기하기 어려운 상황이 된다. 소속 부서장이 어련히 알아서 잘할까 하는 마음이 생긴다.
넷째, 자신보다 영향력이 있는 사람의 주장이라면 자신이 반대하여 그로 인해 자신뿐 아니라 담당하는 조직까지도 불이익을 받을 지 모른다는 우려로 침묵을 하게 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회사는 집단의사결정을 통해 잘못된 결정에 면죄부를 주게 되고, 발표한 사람이 거의 전권을 갖고 실천하게 되며, 말하지 못한 의견은 완전 무시된다. 개인 결정이 아닌 집단 결정이므로 반대 자체가 매우 어렵게 된다. 이 결정이 잘못되었다면 그 피해는 커질 수 밖에 없다. 이런 일들을 한 두번 겪게 되면 집단 결정이 개인 결정보다 못하다는 이야기가 회자된다.

집단의사결정을 합리적이고 보다 올바르게 이끄는 방법은 무엇인가?
집단은 개인에 비해 결정한 사안을 고수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몇 명이 그 결정은 잘못되었다고 말하며 수정하려해도 어려운 이유는 본인이 참석한 회의에서 반대하지 못한 부분도 있지만, 대다수가 찬성했거나 침묵으로 인정했기 때문이다. 하나의 예로 회사의 초창기 제품으로 지금의 회사를 만든 히트제품이었지만, 지난 10년 넘게 시장을 뺏기고 손실을 발생시키고 있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만약 초창기 멤버가 회사의 경영층이고 이 제품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면 포기하기 어려울 것이다. 안정을 지향하는 집단의 결정을 보다 효과적이고 올바르게 이끄는 방법으로 3가지를 생각해 본다.
첫째, 상상의 대역 설정이다. ‘이 의사결정을 다른 사람이 한다면 그는 지금 상황을 어떻게 처리하겠는가?’를 질문함으로 기존의 안정적이고 일방적 결정에서 좀 더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발상을 할 수 있다.
둘째, 집단결정에 ‘악마의 변호인’ 역할을 담당하는 1명을 선정해 반대하도록 하는 방법이다. 회의 참석자는 개인의 의견보다는 단결과 지지의 입장을 고수하고, 임원일수록 최고경영자에게 불편을 주거나 눈 밖에 나는 것을 극히 꺼린다. 악마의 변호인은 집단 결정과 상반된 의견을 제시하여 한번 더 생각하게 하는 계기를 만든다.
셋째, 내부 의사결정을 검토하고 추진을 심사하며 진단과 컨설팅을 하는 팀을 구성하고 운영하는 것이다. 일정 금액 이상의 중요한 프로젝트의 경우, 반드시 이 팀의 검토의견을 받게 하는 것이다. 중요 프로젝트에 대한 수행과정을 심사하고 필요 시 컨설팅을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한번 결정된 의사결정의 오류를 줄일 수 있다.

‘나도 임원이 되고 싶다’란 책에서 강조했듯이 관리자 이상 경영자가 할 일은 의사결정이다. 의사결정을 하지 못하는 조직장은 절대 존경받을 수 없다. 제대로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서 집단이든 개인이든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길고 멀리 보면서 사심을 버리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