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상의 車 “클린&세이프”] 퇴출위기 디젤차가 생존한 비결은 DPF, 친환경 관리법
배출가스 저감장치를 조작한 이른바 ‘디젤 게이트’ 사건 후 부정적 인식 확산으로 디젤차가 퇴출의 뒤안길로 가는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수입 디젤차 열풍도 ‘디젤 게이트’가 터진 2015년에 정점을 찍은 이후 내리막길이다. 반면 강화된 배출가스 규제 등 정책적인 변화에 따라 자동차 제조사들은 친환경 차 출시를 늘리고 있다.

올해 상반기 경유차의 신규 판매 대수는 28만1835대로 2년 전과 비교해 32.9% 급감했다. 우리나라는 연료 가격과 연비와 출력 때문에 한때 경유차를 유난히 선호했다. 2,400만대가 넘는 자동차 중에서 약 42%인 약 1천만 대가 경유차이며 그중 배출가스 5등급 노후 경유차가 아직도 전국적으로 약 190여 만대나 운행되고 있다.

경유차는 미세먼지뿐만 아니라 국내 연구에서도 자동차 전체 배출가스 중 미세먼지의 발암 기여도가 84%라고 보고된바 있는 1급 발암물질 제조기다. 경유차는 휘발유 엔진보다 고온 고압 상태로 연료를 연소시키는데, 이 과정에서 불완전 연소 현상이 자주 일어나므로 이에 따른 질소화합물과 입자상 물질이 휘발유보다 더 많이 생성된다.

퇴출 위기에 몰려있는 경유차가 지금까지 생존한 비결은 백금촉매인 DPF(Diesel Particulate Filter)덕분이다. 고가(高價)의 백금촉매는 연료가 연소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각종 유해물질을 걸러주는 필터 역할을 한다. 하지만 문제는 시간이 지나면서 각종 물질이 쌓여 필터가 막혀버린다는 것이다.

DPF는 관리 부족으로 고장이 나면 연비와 출력 저하는 물론 심하면 파손으로 화재 위험도 있다. 연료만 태울 때보다 엔진오일이 함께 타게 되면 불순물의 발생 정도가 더 높아진다. 불순물 중에는 금속성 황산 화합물과 인(P)과 황(S)이 결합한 화합물들이 DPF 백금촉매 필터 표면에 흡착되어 성능이 저하된다. 디젤차 소비자들이 DPF의 성능을 꾸준히 유지하기 위해서는 주기적 관리가 필요하다. 주행거리가 늘면서 DPF에 쌓이는 유해물질은 점점 늘어날 수밖에 없다.

그 때문에 노후 경유차는 1년에 한 번, 10만km 이전에 DPF 클리닝을 해야 되며 시기를 놓치면 엔진 출력이 낮아지고 연비도 다소 하락한다. 물론 DPF의 성능 저하를 5% 미만으로 잡고 설계하기 때문에 당장 큰 불편함을 느끼기는 어렵지만, 최상의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인 클리닝은 필수다.

정체된 시내 도로를 반복하기보다는 주기적인 고속도로 주행이 이뤄진다면 성능을 더욱 오래 유지할 수 있다. DPF의 자기 청정온도가 약 300℃ 정도 유지되면 필터에 쌓이는 카본(유해물질)을 스스로 태우면서 제거한다. rpm을 2천 이상으로 올린 상태에서 20분 이상 주행을 하는 것이다.

고속도로에서 정속 주행을 하면 DPF가 자기 청정온도에 도달하면 스스로 알아서 어느 정도는 클리닝을 하는 재생 기능이 있다. 특히 여름철 불볕더위에서 경유차의 경우 엔진오일과 연료 소모량이 많아지는데 입자가 크고 점성이 강한 오일과 연료가 누적될 경우 최악의 상황에서는 DPF 파손 및 화재 발생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경유차는 휘발유나 LPG 차량보다 더욱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며, DPF 친환경 관리를 위해 오일이 감소되는 소모율을 운전자가 수시로 점검해야 한다.

백금촉매인 DPF(Diesel Particulate Filter)는 연료가 연소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각종 유해물질을 걸러주는 필터 역할을 한다. 8백도 고열로 클리닝하면 신품 성능 98%까지 유지된다.

임기상 한경닷컴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