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주 아이템이었던 자동차 부품에 흥미를 잃고, 몇 가지 아이템을 전전할 때가 있었다. 팔려는 아이템에 대한 확실한 지식이나 자신감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사실 그때는 금전적인 문제도 어려웠지만 어디에 어떻게 쓸 방도도 없었다. 그때 나는 절실하게 깨달았다. 도움도 받을 수 있는 때가 있고, 남의 도움을 받기 위해서는 내가 뭔가를 할 ‘거리’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돈을 받아도 쓸 곳이 마땅하지 않았고, 주변의 선후배들이 무엇을 도와줄까 해도 딱히 생각나는 게 없었다. 무역을 하려면 팔 만한 물건이 있어야 하는데 달랑 있던 자동차부품에 흥미를 잃고 나니 그저 막막할 뿐이었다. 정말 아침에 일어나는 게 두려울 정도였다. 그 막막함이란…….
지나고 보니 사업을 하다보면 잘 되든, 잘 안 되든 주변의 도움은 언제나 필요하다. 도움이라는 것이 꼭 돈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그게 크기는 하지만, 그 도움은 내가 정말 확실하고 상대도 확신이 서야만 한다. 받는 사람도 주는 사람도 둘 다 부담스럽다. 돈을 받는 것만이 도움이 아니다. 사실 돈으로 도움을 받는 것은 처음 한 번뿐이다. 그 다음부터는 돈 도움을 받기가 어렵다. 왜냐하면 도움을 줄 만한 사람도 더 이상의 여력이 없을 뿐만 아니라, ‘또 내 돈을 날리면 어떻게 하나?’ 하고 두렵기 때문이다. 물론 내가 확신이 선다면 받아야 한다. 남에게 도움을 받아봐야 한다. 하지만 금전적인 도움은 대체로 1번으로 끝난다.
어쨌거나 내 입맛에 딱 맞는 도움을 주는 사람은 없다고 보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어떤 도움을 필요로 하는지 남에게 적극적으로 알리는 게 좋다. 돈에 대한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피차 어렵기는 하다. 하지만 나머지 도움은 당당하게 요구할 수 있어야 한다. 물론 대다수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래도 자꾸만 알려줘야 한다. 내가 어려운데 도와주지 못해서 안타까워하는 사람도 있고, 자기에게 그래도 말은 해줘야 할 것 아니냐고 화내는 사람도 있다. 그런 사람들에게 덜 미안하기 위해서라도 요청을 해야 한다. 설령 못 받더라도 섭섭해 하지는 말자. 원래 대부분의 경우 도움을 못 받는 게 당연하니까.
도움의 종류는 많다. 금전전으로 도움을 받는 것, 사람을 소개시켜주는 것, 조언을 주는 것, 사무실을 빌려주는 것, 술을 사주는 것……. 자기 사업에 대해서 계속 이야기해줄 만한 사람도 있어야 한다. 세월이 지나면서 그런 사람이 절실해진다. 그래서 요즘에는 누가 부르기만 하면 시간이 허락하는 대로 가서 만나려고 한다. 인터넷을 통한 카페 활동도 하고 있다. 내가 주관하는 카페로는 네이버의 ‘무역 무작정따라하기’가 있고, 친구들과의 등산모임, 책을 쓴 사람들의 모임에도 가능한 한 빠지지 않고 있다.
도움받을 만한 가치가 없는 데 도와주는 사람은 이 세상에 가족말고는 없다. ‘가난한 사람들의 은행가’ 유누스도 비록 단돈 20달러를 방글라데시의 가난한 여인들에게 아무 담보없이 빌려주지만 갚지 않을 만한 사람들에게는 빌려주지 않는다. 어려운 데 괜히 자존심 세우지 말자. 그들이 나를 도와줄 때는 이타적인 인간성의 발현 속에서 미래에 들어올 가치를 기대하면서 기쁜 마음으로 도와주는 거다. 스스로의 자존심을 버리지 않으면 여전히 나는 괜찮은 놈이고, 남들도 그 걸 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다.
그런데 내가 하늘에 요구하지 않는 데, 하늘이 굳이 나를 챙겨줄 지는 의문이다.
‘우는 아이에게 젖준다’고 했다.
자꾸 여기저기에 이런 저런 도움이 필요하다고 소문내야 한다.
도움 받는 것을 부끄러워말고, 도움을 받아야 하는 데 받지 못함을 창피해하자. 내가 도움을 구하는 방법이 잘못되었나 고민해보자. 도움을 받을 수있을 때는 거리낌없이 받자. 그건 내가 도움을 받을 만하니까 받는거다. 내가 받은 도움만큼, 날 도와준 사람들에게, 이 사회에 더 크게 갚으면 된다. 날 도와주는 사람도 그런 재미를 기대하기 때문에 날 도와준다.
<프롤로그>최근 어린 딸을 포함한 한 가족이 바닷가에서 시신으로 발견되면서 많은 사람들은 큰 충격과 함께 깊은 슬픔에 빠지는 사건이 있었다. 이유가 뭐든 간에 피어보지도 못한 해맑은 10세 소녀의 얼굴이 자꾸 어른거린다. 영화<로렌조 오일(Lorenzo's oil), 1992>에서 어린 아들이 희귀난치병에 걸린 것을 알게 된 부모는 냉담한 사회적 현실에 좌절하지만 절망을 딛고 스스로 획기적인 개선 물질을 개발하여 자식과 많은 사람들의 삶을 연장시키게 된다. 삶은 그만큼 고귀하고 함부로 대할 수 없는 것임을 보여 준다. 지금 어른들이 저지른 지구 오염과 전쟁으로 미래의 주인공인 아이들이 안전하게 살아갈 세상이 점점 없어지는 위기의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영화 줄거리 요약>유명 경제학자였던 어거스토(닉 놀테 분)는 동아프리카의 코모로 섬에서 가족과 함께 새로운 직장인 세계은행이 있는 미국 워싱턴으로 이사를 하게 된다. 하지만 3개월이 지난 시점, 부인 미키엘라(수잔 서랜든 분)는 유치원에서 5살 된 아들 로렌조의 행동이 갑자기 사나워졌다는 전화를 받고 병원을 찾은 결과 아들이 희귀 유전병인 ALD을 겪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백방으로 치료방법을 찾지만 의사들은 2년 내에 사망할 거라는 진단을 내린다. 부부는 사회의 무관심과 냉정함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아들을 살리기 위한 필사의 노력을 기울이게 된다.<관전 포인트>A. 로렌조가 앓는 ALD는 어떤 병인가?부신백질이영양증 이라는 이병이 알려진 것은 10년 정도로 치료법은 물론 원인조차 잘 모르는 희귀병이다. 10세 미만의 남자아이들이 주로 걸리는 병으로 발병 후 2년 이내에 사망하고 원인으로는 뇌 백질과 부신
<그림 제공 : 김봉수님><사진 제공 : 서한수님>※칼럼 제목으로 적은 “唐津別莊美人梅(당진별장미인매)”는 정식 제목을 편의상 약칭한 것입니다. 오늘 살펴볼 아래 시는 매우 고난도의 작품이기 때문에, 원시와 번역시 및 주석을 상호 참조하기에 편하도록 하기 위하여, 매구마다 원문자로 구수(句數)를 표시하였습니다. [번역노트]를 제대로 감상하시려면 최소한 [주석] ⑤, ⑥, ⑦, ⑧의 내용은 반드시 미리 숙지하고 있어야 합니다. 唐津別莊予不在時靑齊兄見訪植數株梅樹其品種名美人梅今日來賞有謝惠作以簡之(당진별장여부재시청제형견방식수주매수기품종명미인매금일래상유사혜작이간지) 李永朱(이영주)①眼疑美樹佇迎吾(안의미수저영오)②賓訪空莊暗植渠(빈방공장암식거)③或憫如鰥生燥槁(혹민여환생조고)④以希結伴共居諸(이희결반공거저)⑤輞川睛點圖方活(망천정점도방활)⑥和靖心開興自餘(화정심개흥자여)⑦惠顧助營三徑院(혜고조영삼경원)⑧謝衷只寄八行書(사충지기팔항서) [주석]唐津別莊(당진별장) : <시인의> 당진에 있는 별장. / 予不在時(여부재시) : 내가 있지 않을 때. / 靑齊兄(청제형) : 청제 형. 청제(靑齊) 김봉수(金鳳洙) 선생을 친근하게 칭한 말이다. / 見訪(견방) : 방문을 받다. 시인 입장에서는 방문을 받은 것이지만 청제 선생 입장에서는 방문을 한 것이므로 ‘방문하여’로 번역해도 무방하다. / 植數株梅樹(식수주매수) : 몇 그루의 매화나무를 심다. / 其品種名美人梅(기품종명미인매) : 그 품종의 이름이 미인매이다. / 今日來賞(금일래상) : 오늘 와서 감상하다. / 有謝惠作(유사혜작) : ‘謝惠’가 선물을 받은 데 대하여 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