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기업의 면접관은 신규 채용하는 직원들이 가급적 오래 오래 근무하길 원한다. 그 이유는 상식적이다. 단기 근무자보다 장기 근무자가 조직에 대한 충성도나 성과가 높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면접관은 지원자들에게 공통적으로 묻는다. “우리 회사에 얼마나 오래 근무하실 생각이세요?” 라고.


맥퍼슨 박사는 장기 근무자가 가진 장점이 무엇인지 유사한 실험을 했다. 첫 레슨이 시작되기 전에 아이들에게 본인이 선택한 악기를 얼마나 오래 배울 것 같으냐고 물었다. 이 질문에 대한 아이들의 대답이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해 줄 것으로 판단했다. 박사는 이렇게 말한다. “대개 처음에는 잘 모르겠다고 해요. 그런데 끈질기게 몇 번씩 물으면 결국 충실한 대답을 합니다.”


아이들은 악기를 얼마나 오래 배울 계획인지 묻는 질문에 ‘올해까지, 초등학교 졸업까지, 고등학교 졸업까지, 평생’중에서 한가지를 골라 대답했다. 그 결과를 ‘단기, 중기, 장기’의 세 가지 범주로 압축했다.


또한 맥퍼슨 박사는 아이들의 일주일간 연습량에 따라 ‘적음(매주 20분), 중간(매주 45분), 많음(매주 90분)’의 세 가지 범주로 분류했다. 그리고 아이들의 스킬을 측정한 다음, 연주 실력인 수행 능력과 학습 계획 및 주간 연습량을 비교했다. 


실험의 결과는 놀라웠다. 업무 수행능력은 적성이나 유전형질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학생이 레슨을 시작하기도 전에 품었던 작지만 강력한 생각 때문이었다. 차이는 압도적이었다. 연습량이 같을 때도 장기 계획을 세운 그룹은 단기 계획을 세운 그룹보다 연주 실력이 40% 더 뛰어났다. 장기 그룹의 아이들은 일주일에 20분만 연습해도 1시간 반 동안 연습한 단기 그룹보다 더 빨리 향상되었다. 장기 그룹의 아이들이 연습까지 많이 한 경우에는 향상 속도가 급격히 빨라졌다.


위 실험을 통해 장기 근무자를 더욱 선호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판단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장기 근무자가 성과가 높은 것은 아니다. 장기 근무를 하되 BATNA가 있는지 유무를 판단해야 한다. BATNA란 Best Alternative To Negotiated Agreement의 약자로서, 협상시 계약을 체결하는 대신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대안 또는 마지노선이라고 한다.


배트나가 있는 장기 근무자는 시장성이 있는 직원이다.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 뿐만 아니라 B회사, C회사 등 다른 회사로 이직할 수 있는 능력과 역량을 가진 직원이다. 그런 직원은 업무에도 높은 집중력과 고성과를 발휘한다. 그러나 배트나가 없는 직원은 오래 근무할 수 있으나 낮은 집중력과 저성과를 발휘할 가능성이 높다.


​오늘날 불리는 핵심인재는 바로 장기 근무하면서 배트나가 있는 직원을 말한다. 쉽게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잦게 이동하는 직원과 대조적이다. 그럼, 이 글을 읽는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


by. 정인호 GGL리더십그룹 대표 (ijeong13@naver.com) www.ggl.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