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코로나 감염경로를 할 수 없는 이른바 깜깜이 감염 비중이 늘고 있다. 이는 ‘3 밀(밀집·밀접·밀폐)’ 최고의 감염 조건을 가진 버스 및 전철을 아예 역학조사대상에서 제외했기 때문이다.

이제는 확진자들이 이용한 대중교통도 철저하게 시간, 노선, 전철의 경우 차량번호까지 조사대상에 넣고 DB를 만들어야 한다. 가능한 일이고 시급한 일이다.
[박대석칼럼] 코로나 역학 조사 반(半)은 틀렸다.


11월 5일 필자가 몸에 열이 나고 이상 징후가 발생하여 거주지 보건소에 가니 불과 10여분 안에 검사를 마칠 수가 있었다. 훈련된 직원들은 바쁜 틈에서 미소를 잃지 않고 친절했다.

그리고 다음 날 오전에 1차 역학조사 담당 직원이 전화가 왔다. 양성 결과가 나왔다.  격리 치료가 불가피하다는 방역 당국의 판단에 따라 오후 경기도 금촌 소재 파주병원으로 입원하게 되었다.

그 와중에 역학조사 직원이 필자의 카드, 휴대폰 등의 기본정보를 수집하고, 10월 26일부터 시간별로 장소별, 접촉자 별로 조사하기 시작하였다.

다행히 필자는 구글 지도와 GPS로 타임라인 연동되어있어 하루 24시간 이동시간, 거리, 이동 방법, 체류장소를 초 단위까지 정확하게 알 수가 있었다. 여기에 카드 사용 등을 참고하면 접촉자 등 역학조사에 필요한 자료가 완벽하게 작성이 된다.

이 자료를 바탕으로 사무실, 식당, 의원, 결혼식장 등에 관심이 집중하였고 기초자료를 토대로 각 지역 보건소 조사관들이 현장의 CCTV까지 확인하며 필자와 이격(離隔) 거리까지도 세세하게 살피었다.

그런데 역학조사관들은 대중교통에는 관심이 없었다. 필자가 작성해준 기록을 보관이나 하는지 조차도 의문이 든다. 서울 시내 한 보건소 직원에게  필자가 대중교통은 왜 역학조사를 조사를 안 하냐고 유선으로 문의하였다.

답변이 재미있다. 대중교통은 마스크 착용을 잘하기 때문에 역학조사를 안 한단다. 길거리에서도 마스크 착용을 안 하면 안 되는 세상에 필자에게 이해하라고 설명한 소리로는 들리지 않았다.  무엇인가 다른 석연치 않은 다은 이유가 있는 것일까?

당연히 도시의 기능에서 지하철, 버스 등 대중교통이 제약을 받는다면 코로나 방역과는 차원이 다른 기본적인  도시경제의 파탄이 올 수 있기 때문에 문제를 알고도 미봉책에 머무를 수 없는 정부의 고민이 있음을 이해한다.

▲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역학조사에 포함되어야 하는 내용은 감염병 환자 등의 인적 사항, 발병일 및 발병 장소, 감염병의 감염원인 및 감염경로, 감염병 환자 등에 관한 진료기록 그밖에 감염병의 원인 규명과 관련된 사항으로 규정되어 있다.

역학조사의 방법은 설문조사 및 면접조사, 인체검체(人體檢體) 채취 및 시험, 환경검체(環境檢體) 채취 및 시험 있다.

역학조사관은 감염병의 확산이 예견되는 긴급한 상황으로서 즉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감염병이 확산되어 공중위생에 심각한 위해를 가할 것으로 우려되는 경우 일시적으로  일시적 폐쇄, 일반 공중의 출입금지, 해당 장소 내 이동제한, 그 밖에 통행 차단을 위해 필요한 조치 등 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중교통은 역학조사대상에서 아예 제외되어있다 시 피하다.

▲ 깜깜이 환자 비율 30% 초과   

필자 역시 확진 후 10일째 되지만 감염경로나 감염원을 모른다. 보도에 따르면 30%가량이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이른바 ‘깜깜이’ 환자인 것으로 나타나 방역당국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권준욱 중앙 방역대책본부(방 대본) 부본부장은 8월 27일 정례 브리핑에서 “ 국내 발생 신규 환자 규모가 434명으로, 이번 수도권 유행 과정에서 최대 규모이며 미분류 규모도 매우 커서 오늘의 경우 30%가 넘었다”라고 밝혔다.

권 부본부장은 “환자 발생 지역도 수도권 외에 전국으로 확대되고 있고 실제로 확산세가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며 “언제, 어디서든 누구라도 이제는 코로나 19 환자가 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9월과 11월 사이에는 깜깜이 환자 비율이 20% 전후를 나타내고 있다. 아무리 조심해도 누구라도 감염될 수 있는 환경에 노출되어있다

▲ 깜깜이 감염은 사실상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에 답이 있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올해 1~9월 총 지하철 승하차 연인원은 19억 6433만 6664명에 달하며, 하루 평균 804만 5446명이 이용한 것으로 파악된다.

출퇴근 시 개인 간 거리는 거의 없다. 밀착 수준이다. 버스 역시 밀폐 공간에서 몇십 분씩 있어야 한다.
[박대석칼럼] 코로나 역학 조사 반(半)은 틀렸다.
호흡기내과 교수 등 전문가들은 “좁고 밀폐된 공간에서 밀접 접촉이 이뤄지는 수도권 대중교통은 감염병이 전파될 수 있는 조건을 다 갖췄다”라고 지적했다. 통상 2m 이내 거리에서 15분 이상 확진자와 접촉하면 감염이 일어날 수 있다.

대표적 대중교통인 버스나 지하철은 사실상 방역당국이 우려하는 ‘3 밀(밀집·밀접·밀폐)’ 최적의 안 좋은 환경이 완벽하게 만들어져 있다. 믿을 건 달랑 마스크 하나다.

그래도 다른 대안이 없으니 방역당국도 타지 말라 할 수도 없고 시민들도 찜찜하지만 정부가 말리지 않으니 말 못 하고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출퇴근 시간의 경우 지하철은 방역당국이 코로나 19 확산을 우려하는 3 밀 환경이 갖춰진다. 지하철 호선별로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출퇴근 시간 열차 한량에는 200~300명이 동시에 탑승하기도 한다.

버스나 지하철 등은 접촉 강도나 실제 전파 경로를 증명하기 어렵다. 접촉한 사람도 불분명하기 때문에 전파 사례를 잡아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방역당국이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밝힌 전파 사례 중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은 전무하다. 현실적으로 대중교통 이용객 모두를 대상으로 역학조사를 하기는 무리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택시, 항공기 등은 같은 3 밀 환경이기는 하지만, 접촉한 사람이 분명하기 때문에 역학조사로 전파 사례를 추적할 수 있다.

항공기는 신원이 확실하고 자리가 정해져 있어 접촉의 강도를 계산하기도 좋다. 항공기 내 코로나 전파가 잘 일어나지 않는 이유는 비행 중에는 강한 플로우(흐름)가 위에서 아래로 일정하게 일어나기 때문이라고 한다.

실제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지난 8일 언론 브리핑에서 “올해 항공기 이용객 12억 명 중 (코로나 19)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사람은 44명”이라며 “이는 2700만 명 중 1명꼴”이라는 연구결과를 공개한 바 있다.

▲ 역학조사에 이제는 확진자의 대중교통 현황을 상세하게 조사하여 DB를 만들어 공개해야 한다. 

정부는 지금까지의 다른 역학조사와 마찬가지로 대중교통 이용현황에 대한 역학조사를 당초 의도대로 철저하게 조사하여 데 비터 베이스(DB)를 만들어야 한다.

지하철 노선 승하차 역, 탑승 차량 호수, 버스 번호 및  승하차 역, 이동 시간 등을 감염자의 교통카드, 구글 타임라인, 스마트폰 위치추적 등을 이용하면 이외로 다른 역학조사보다 용이할 수 있다.

심지어 대중교통의 경우 차 내외 설치되어있는 CCTV 등을 통하여 더욱 정교하게 동승자 추적도 가능하다. 물론 상대 신원 파악은 일부 곤란한 점은 있다.

14일 현재 한국의 확진자는 약 2만 8천 명이 넘는다. 이 정보를 일자별, 시간별, 노선별, 차량별로 감염자 데이터가 쌓이게 되고, 초기에는 정보 수준으로 활용하다가 점진적으로 깜깜이 감염경로가 반짝반짝 환한 경로로 나타나게 된다.

그리고 대중교통 이용현황 증감, 계절적 요인 등과 비교하여 감염 추이를 사전 사후로 분석하는 데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은 IT강국 아닌가?  이제는 대중교통 역학조사 두려워 말자.

▲ 또한 대중교통시설을 전천 후 안전시설로 개선해야 한다.     

글로벌 빅파마인 화이자가 회사가 개발 중인 코로나 19 백신의 긴급사용 승인 신청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진행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신청 시점은 안전성 검증 자료가 확보되는 다음 달 셋째 주다.

그러나 우려스러운 것은 새로운 바이러스 출몰도 무시하지 못할 상황이다.

2003년에 SARS (중증 급성 호흡 증후군) 비상사태 선포 후 6년 뒤에 신종플루 선언이 있었다. 3년 뒤인 2014년에 에볼라 바이러스가 창궐했고, 그 후 매년마다 MERS, 지카 바이러스, 콩고 에볼라 바이러스 그리고 2019년에 코로나(미국은 우한 바이러스) 팬데믹을 선언했다.
[박대석칼럼] 코로나 역학 조사 반(半)은 틀렸다.
코로나 19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하나의 코로나 바이러스가 19번이나 변성을 할 정도로 변이가 빠르니 백신이나 치료제를 만들기 어려운 것은 당연하다. 약을 만드는 중에 바이러스의 성질이 완전히 다르게 바뀌니 쫓아가기 어렵다.

물리적 거리두기, 사회적 거리두기를 왜 하는 것일까?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서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감염자의 호흡이나, 기침, 재채기, 말할 때 등에서 나오는 비말(침)에서 안전한 거리를 두려고 하는 것이다.

그리고 감염된 공기는 약 8분에서 12분까지 실내에 남아있을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사람과 2m 이상 거리를 두는 것이 예방의 기본이고 손을 씻고 마스크를 쓰면서 사람과 접촉하는 곳에는 가지 않는 것이다.

국내 수송 이용객은 1년에 333억 명 이상이 사용한다. 대중교통 승차량은 거리두기가 아니라 아예 밀착, 밀접, 밀폐 구조로 되어있다. 버스, 전철, 비행기 등 수송 수단을 코로나 19에 대비한 시설로 개비 해야 한다. 즉 실내공기 청정 및 소독, 적당한 이격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

철도차량은 17,000대가 넘고 비행기는 900 여기가 있으며 버스는 약 45,000대, 선박은 약 9,000척이다. 이들을 전천후로 개량하게 되면 개조 비만해도 최소한 수조 원에 달한다.

개조비가 버스는 대당 1,500만 원, 철도는 1량당 1억 원, 비행기는 1 기당 1.5억 원, 선박은 1 척당 2천만 원이 든다고 어림잡아 예상한다 해도 최소한 약 3조 원이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수송수단을 코로나 전천후로 개조하면 수송수단을 최소한 배로 늘려야 한다. 그 투자금액 역시 상당할 것이다. 앞으로 이상기후 현상으로 유사한 바이러스가 창궐할 경우를 감안해서 만든다면 필요한 미래를 위한 필요한 투자이기도 하다.

또한 단, 중, 장거리 별로 공유 마이크로 모빌리티(Shared Micro mobility)인 자전거, 스쿠터 등을 활성화를 통하여 다양한 언택트 대중교통 모빌리티로 대중교통 분산에도 지혜를 짜 모아야 할 때이다.

이러한 때에 정부측 인사가 국회 답변에서 지난 8,15 광화문 집회에 나온 국민을 살인자라 하고,  집회로 인하여 국가 GDP에 악영향을 주었다는 도가 넘은 감정적 발언을 할 것이 아니라 국가 방역을 위하여 좀 더 근본적으로 고민하는 자세를 견지했으면 더 좋을 뻔했다.

포스트 코로나는 언택트 비즈니스, 4차 산업혁명 시대, 디지털 이코노미 시대라 해도 바이러스 때문에 사람이 이동을 못하면 모두 무용한 일이다. 따라서 대중교통에 따한 확진자 등의 이용 실태 DB 구축은 코로나 관리, 예방에 반드시 필요하다.

이를 토대로 어떤 바이러스에도 끄떡없이 이동할 수 있는 대중교통환경을 만드는 것이 진정한 K-방역의 완결일 것이다.

지금도 현장에서 묵묵히 코로나 방역 및 치료에 헌신을 다하시는 의료관계자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경의를 표한다.
[박대석칼럼] 코로나 역학 조사 반(半)은 틀렸다.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박대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