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보는 눈
홍석환 대표(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no1gsc@naver.com)

A사원 때문에 미칠 지경입니다.
A사원은 금번 공채로 입사한 지 3개월이 지났지만,
출퇴근만 할 뿐 업무에 임하는 마음가짐과 자세가 엉망이다.
30부 복사를 부탁하면 30부만 복사한다.
외부 손님이 와도 자기 손님이 아니면 신경을 쓰지 않는다.
과거에는 총무팀에서 팀별 전달물이나 청소 등
공동의 업무가 있으면 대부분 막내가 했다.
A사원은 무조건 1/n이고, 대청소하는 월요일 오전은 항상 자리에 없다.
팀이나 실 회의에서는 나설 상황이 아닌데 불평을 이야기하고,
나서야 할 때는 침묵을 지킨다.
팀의 멘토인 김과장은 A사원 이야기만 나오면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며 말 자체를 회피한다.
팀원들이 모두 A사원 때문에 미칠 지경이라고
건의하여 팀장이 수차례 면담을 했지만
개선은 고사하고 자신은 아무 잘못이 없다고 반발하여 대화가 되지 않는다.
팀장은 인사팀에 A사원에 대한 부서 이동을 요청했다.
통상 고참 직원 때문에 조직이 경직되고 힘들어하는 경우는 있어도,
신입사원 때문에 팀워크가 약해지고 갈등이 생기는 일은 그리 많지 않다.
팀장과 팀원들은 A사원을 보며,
회사의 직원 선발 기준과 프로세스에 문제가 있다고 확신한다.

선발의 기준은 있는가?
2차 세계대전 중 육군 참모총장이었던 조지 마셜 장군은
한치의 실수 없이 약 600명 정도의 장성과 사단장을 임명했다.
최고의 트레이너 역량을 가지고 있지만,
상관과 불화가 많은 A대령을 사단장으로 임명할 때 보좌관이 반대했다.
마셜 장군은 “그에게 맡겨야 할 과제가 무엇인가?
이를 가장 잘할 사람이라면 배치해야 하는 것 아닌가?
상관과의 관계는 내 몫이다”라고 말하며 임명하였고
이는 그가 130만 군대를 최단시간에 창설하게 하였다.
어떤 조직도 내부의 인적자원이 가진 능력 이상으로 잘할 수는 없고,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과 업무가 궁합이 맞아야 한다.
회사가 필요로 하는 일의 내용이 무엇이며 어느 수준으로 해야 하느냐가 분명하고,
이를 해낼 수 있는 인성과 실력을 가진 사람이 선발되어야 한다.
마셜 장군은 선발을 할 때 다음 5단계를 준수했다.
1) 사람들에게 어떤 업무를 맡길 것인가 신중하게 생각했다.
2) 자질 있는 사람을 여러 명 두고 검토했다.
최적임자를 찾기 위해 적어도 3~5명 정도의 후보자를 두고 검토했다.
3) 각 후보자의 강점을 파악하기 위해 성과 기록을 통해 적합한 강점을 찾고자 했다.
4) 후보자들과 함께 일한 사람들의 조언을 들었다.
5) 일단 결정하고 나면 지명된 사람이 그 업무를 잘 이해했는지 확인했다.
일을 맡고 90일 이내에 일을 어떻게 추진할 것인가를 서면으로 제출하게 했다.

기업이 직원을 선발할 때에는 3가지 요건은 반드시 갖추어야 한다.
첫째, 회사의 가치관에 부합되는 사람인가?
많은 기업이 입사지원서, 인적성 검사, 면접을 실시한다.
각 선발 프로세스 간의 연계성이 있어야 한다.
회사가 원하는 인성이나 가치관이 자기소개서, 인적성 검사,
면담의 질문에 반영되어 다른 영역에서 다각도로 평가해야 한다.

둘째, 수행해야 할 직무의 내용과 수준에 맞는 실력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신입사원의 경우, 직무 적성과 능력에 맞지 않는 인재를 뽑아
가르치면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회사도 있다.
하지만, 적성과 배운 지식이 다르면 갈등을 할 수밖에 없다.
최대한 회사와 개인의 일에 대한 생각과 수준은 유사할수록 바람직하다.

셋째, 일에 대한 자부심과 열정이다.
담당하는 일을 소중히 여기며 도전하고
열정을 다하며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
즐기며 자부심을 가진 직원은 반드시 성과를 창출한다.
이끌려 다니지 않고 주도적으로 실행한다.
혼자가 아닌 함께 일하는 것을 즐긴다.
이런 마음가짐과 행동을 하는 사람을 선발해야 한다.

결국은 선발하는 면접관의 사람 보는 눈이 높아야 한다.
일에 쫓기어 아무나 면접관이 되면 안 된다.
사전에 역량이 되는 면접관을 선발하여 교육과 면접 실습을 통해 누가 언제 면접을 해도 같은 결과가 나오도록 점검하고 교육해야 한다.
한 사람의 잘못된 선택이 조직에 미치는 영향은 너무나 크다.
1시간을 투자하여 한 사람을 뽑았는데,
이 사람이 일을 잘못하여 조정하려면 수 십일이 소요된다.
선발에 최대한 많은 시간을 투자하여
회사가 원하는 최고의 인재를 선발하는 것이 언제나 옳다.

홍석환 한경닷컴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