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헌의 마중물] 당신의 조직생활 롤 모델은 누구인지요?
우리는 존경하는 사람을 닮게 된다. 얼마 전 경영대학원 수업에서 “평소 존경하며 따르고 싶은 리더십 롤 모델은 누구이며 그 선정이유는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토론했다. 가까운 사람에서 역사적인 인물까지 참으로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옳고 그름을 떠나 모두 의미 있고 가치 있는 롤 모델이었다고 생각한다. 지면상 몇 가지만 소개한다.


  #이야기 하나

“제가 경영하는 컨설팅 기업의 특성에 적합한 한나라 한신을 들고 싶습니다.”

그는 한신은 흠결이 있는 사람이지만 실체가 모호한 유방의 리더십에 비해 인적자원 경영철학을 엿볼 수 있다고 했다. 한신은 병법 운영에서 북소리를 듣고 나아가지 않는 자, 징소리를 듣고 물러나지 않는 자, 깃발을 들어도 일어나지 않는 자, 깃발을 내려도 엎드리지 않는 자 모두 군율을 어겼다고 했다. 특히 적을 정탐할 때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판단의 오류를 범할 수 있는 거짓 보고를 무척 경계한 한신의 군율 등을 자신의 컨설팅 업무에 적용하고 있었다.

  #이야기 둘

“제 롤 모델은 제 아버지입니다”

그의 아버지는 한국 최고의 자동차 품질 전문가로서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부장으로 퇴직 후 자동차 부품회사 대표를 역임했다. 성실함과 직원과의 소통도 돋보이셨다고 했다. 아버지는 매일 출근하면 현장에 먼저가 공장의 개선할 부분을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었다. 이를 조회 때 브리핑 후 퇴근 전에 아침 일찍 찍었던 사진과 비교해 내용을 팔로 업 받으셨다고 했다. 그 결과 당시 불량률 10위였던 이 회사를 불량률 제로 기업으로 만드셨다고 했다. 뜻이 있으면 길이 있다는 말이 생각났다.

 #이야기 셋

“현실과 좀 괴리는 있는 것 같지만 리더십에 관해서 이순신 장군의 리더십이 제가 따르고 싶은 리더십입니다”

그는 자신이 아는 이순신 장군은 엄격하면서도 때론 여리고 강자에겐 강하고 약자에겐 너그러우며 자신에게 엄격했다면서 효성이 지극하며 자식들에게 엄격하였다고 했다. 지금으로 말하자면 카리스마 리더십과 서번트 리더십을 모두 갖춘 리더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세상과 타협하지 않고 옳은 말만 하고 옳은 일만 하고 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했다.

 #이야기 넷

“저희 병원 간호부원장님이 저의 삶의 롤 모델입니다”

그가 신입사원 시절 수간호사였던 그분은 전문인으로서 상대방의 권위에 지지 않고 냉정하게 상황을 처리하고, 업무를 구분하여 상하관계를 확실히 하였다고 했다. 또한 갈등 상황에 대해서는 보건법 등을 근거로 논리적으로 설득해 우리나라에서 저 평가되어 있는 간호사의 자존심을 높여주었다고 했다. 그는 그분을 관리자를 넘어서 자신의 삶의 롤 모델로서 모든 면을 닮고 싶다고 했다.

 #이야기 다섯

“저의 팀장님이 저의 롤 모델입니다”

그는 자신의 팀장을 롤 모델로 삼은 일곱 가지 이유를 들었다 ▪힘든 일 있으면 먼저 솔선수범하여 제일 먼저 실천해 주었다. ▪늘 저희 팀원들을 위해 방패막이되어 주었다. ▪무언가 새로운 것이 발견되면 먼저 공부하여 저희에게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주었다. ▪힘든 게 있으면 정말 가족처럼 먼저 다가와 얘기를 들어주었다. ▪단 한 가지 작은 일을 하더라도 정확하고 꼼꼼히 했다. ▪저희가 더 성장할 수 있도록 늘 뒤에서 답답하더라도 참고 기다려 주었다. ▪업체와 신뢰를 쌓기 위해 약속한 것에 대해 꼭 지켰다. 그는 자신의 팀장이 자랑스럽다고 했다.

  이외에도 정주영 회장, 잭 웰치 회장, 기부왕 척 피니, 나폴레옹 등 다양하게 나왔다. 한 교육생은 사람마다 개성이 다르고 타고난 재능이 다른데, 특정인을 롤 모델로 두고 따른다는 것이 과연 리더십을 키우기 위한 바른 자세일까 고민된다고 했다. 그는 자신이 CEO로서 타고난 개성과 자존감이 특별하고 강한 탓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진정한 리더의 자세는 보스와 리더의 차이점을 정확히 이해하고 리더의 길로 가는 것이 왕도라고 했다.

  자신의 위치에서 다양한 관점이 있을 수 있다. 필자도 <경중완급> <역지사지> <솔선수범>을 강조한 선배들 덕분에 조직에서 성장할 수 있었다. 성장을 위해 닮고 싶은 사람을 찾았다면 조직생활 이미 절반은 성공이다. 이제 실천만 하면 이루고 싶은 모습을 달성할 수 있다. 그리고 당신이 리더라면 후배들의 롤 모델이 되어주면 금상첨화가 아닐까 한다.

오늘은 이런 생각을 해보자. ‘내가 진정 닮고 싶은 롤 모델은 누구인가?’

  <김영헌 / 경희대 겸임교수, 前 포스코 미래창조아카데미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