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교역] 1차산업과 관광 산업은 긴장해야 한다
남북 협력이 강화될수록 지자체는 긴장해야 한다


문대통령이 북한 15만 주민 앞에서 평화를 연설하고, 김위원장과 백두산을 같이 오른다고 한다. 남북한 간에 70여 년간 지속되었던 긴장 분위기가 한결 누그러진 느낌이다. 그리고 다시 경제 교류가 다시 시작되고 관광객이 오가면 더욱 남북한 간의 협력은 높아질 것이다. 그리고 많은 지자체들의 새로 선출된 시장, 도지사들이 북한과의 교류를 해야 한다고 언론기사에 나오고 있다.

정말 그렇게 될까?
내가 보기에 남북교류가 활성화되면 지방자치단체들은 서로 윈-윈할 수 있는 협력자로서 북한의 지방 정부를 만나게 되는 것이 아니라, 이제까지 겪어보지 못한 정말 강한 경쟁자를 만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일부 공업 도시를 가까이 한 농촌 지역은 그래도 나을 것이지만, 관광과 농수산물 생산으로 먹고 사는 도시들은 정말 남북교류가 가져올 큰 변화를 미리 준비해야 한다. 우선 농림수산 분야에서 남한 농촌들이 북한 농촌에 비하여 갖는 경쟁력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돌아보자. 우선 농지에서 나는 1차 산업 제품의 품질과 가격에서 과연 북한산 제품을 이길 수 있을까?

우선 1차 산품의 경쟁력을 돌아보자.
과거 남북교역이 열렸던 2009년 남한으로의 반입상품은 연체동물 (오징어, 문어 등), 새우와 보리새우, 마늘, 건고추, 건조한 채소, 조개, 목이버섯, 해초류, 대두, 참깨 등등이다. 우리가 지금 남한에서 생산하는 채소 과일류 대부분은 북쪽에서도 생산이 가능하다. 더구나 지구 온난화에 따른 남한 기온의 상승은 이제까지 남한에서 작목하는 다수의 품목이 북한에서 생산해야 할 대도 곧 온다. 생산비도 남한에서 외국인 노동자에게 비싼 인건비를 주고 수확하는 것보다도 많이 낮을 것은 분명하다. 심지어 북한 산 한약재는 남한 것보다 훨씬 품질이 좋으면서, 중국산보다도 싸다고 한다. 아마 많은 1차 산물의 경작지가 북한으로 넘어갈 수 있다. 그렇다면 지자체에서 특화되어 생산하던 의성마늘, 영동포도, 성주 참외, 이천 쌀 등의 상품들이 계속해서 남한 주민들의 호감을 갖게 될지 검토해봐야 한다.

둘째로는 관광 경쟁력이다.
북한의 금강산, 백두산, 묘향산, 개성, 평양 등이 남한 관광객에게 개방된다고 생각해보자. 그리고 남북한의 관광자원의 차이를 비교해보자. 남한의 관광자원은 주로 사람이 만든 것이 많다. 드라마를 많이 찍어 유명한 남이섬, 인제의 빙어축제, 봉평의 메밀 축제, 함평의 나비 축제와 같이 어느 시점을 잡고 인위적으로 관광지화한 상품이다. 반면에 북한의 관광 상품은 역사적인 배경의 유적지, 남한에서 가기 힘든 고지대의 등산, 마치 중앙아시아의 고산지대에서나 볼 수 있는 웅장하고 화려한 산세들, 금강산. 백두산의 우리 민족의 오랜 신화를 간직한 명산들. 남한의 유명한 관광지는 이미 자가용으로 몇 번씩 가본 곳이 많은 남한 사람들이 과연 어느 곳을 다음 가보고 싶은 곳으로 꼽을지는 명약관화하다. 그럼 대다수의 지방자치 단체의 사정은 급격히 나빠진다.

산이 높으면 골이 깊고, 빛이 강하면 그림자도 짙다. 남한의 북한과 아무런 연고도 없고, 자원도 없는 지자체에서 너도나도 북한과의 협력하겠다고 나서지만, 실제로 어떻게 하겠다는 기본적인 자료도 없다. 협력이 아니라 북한 지역과의 경쟁력 강화 방안을 서둘러 만들어야 한다. 남북교역에서 이득을 볼 분야는 2차산업과 일부 3차 산업 분야이지 지자체들의 주된 수익원인 1차 산업이나 소소한 지방 축제들이 아니다.


홍재화 한경닷컴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