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근영의 블록체인 알쓸신잡] 암호화폐 투자자를 위한 조언
미국의 유명한 IT 분야 전문 리서치 기업인 가트너가 개발한 기술의 성숙도를 하나의 표로 보여주는 ‘하이프사이클(Hype Cycle)그래프’가 있습니다. (사진 참조)

X축을 시간으로 Y축을 기대치로 구분하고 기대치와 기술의 발달 단계를 시간에 따라 구분한 표입니다.  이 표는 시장의 버블여부를 파악하는데 유용하며 산업의 큰 흐름을 파악하는데도 많이 사용됩니다.

이 표에 나타난 부풀려진 기대의 정점을 ‘과대광고 주기’라고도 하는데, 기술의 성숙도에 비례하여 인간의 기대치가 어떻게 나타나는가를 표현하기 위한 시각적 도구입니다.

인류 역사를 살펴보면 항상 새로운 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기술 개발이 미처 완성되기도 전에 온갖 상상력을 발휘하여 장미 빛 미래를 펼쳐 놓으며 기술의 가치를 급격하게 상승시키고 투자자들을 끌어 들입니다.

이른바 버블의 탄생입니다.

이렇게 역사에 나타난 바와 같이 모든 버블은 아주 짧은 기간 존재하다가 급격히 꺼지는 속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가파른 하락 상태를 나타내다가 일정 수준에서 멈추고 횡보를 하게 됩니다.

그 유명한 튤립버블은 물론 철도 버블과 인터넷 버블 시기에도 버블이 정점에 이르렀을때 수많은 개미 투자자들이 몰려들어 이른바 꼭지를 잡게 되고, 개미들이 쏟아져 들어오는 것과 동시에 버블은 꺼지기 시작합니다.

버블이 꺼지면 대부분 개미들은 속수무책으로 하락하는 자산 가치를 바라보며, 냉정하게 손절을 못하고 결국 바닥에 이른 뒤 눈물을 머금고 손실을 확정짓는 뻔한 과정의 반복이 개미 투자의 역사입니다.

극히 일부 개미 투자자들은 버블초기에 뛰어 대박을 치기도 하는데, 대부분은 버블이 상당히 진행된 이후에 주변 사람의 감언이설에 빠져 대박을 노리고 과욕을 부려 무리한 투자를 하는데,

투자 대상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나 시장 전체를 바라보는 내공의 결핍은 물론, 해당 기술의 발달 수준 조차 탐문하는 노력조차 게을리하며, 이른바 전문가라는 사람들을 믿고 묻지마 투자를 하고는 막연하게 오르기만 기다립니다.

그러다가 버블이 꺼지고 본격적인 폭락장이 나타나도 본전 생각에 작은 손실도 아까워하다가 매도시기를 놓치고 오기로 버티고 버티다가, 결국 바닥에서 팔게 되는데 이 바닥 시기를 이른바 ‘환멸의 시기’라고 부릅니다.

‘하이프 사이클’ 궤적을 보면 환멸의 시기를 지나면서 신 기술들이 점차 성숙도를 더해 가는데 기술의 발전과 시장의 형성 및 상용화에 걸리는 시간은 초기 버블이 형성되는 시기보다 몇배나 느리게 진행됩니다.

따라서 끝까지 버티던 개미들 마저 이른바 ‘환멸의 시기’를 버티지 못하고 기다림에 지쳐 바닥에서 헐값으로 매도하게 됩니다.

필자는 현 블록체인 산업의 발전 단계를 ‘하이프사이클’에 비춰볼 때 지금이 바로 ‘환멸의 시기’ 초입이라고 판단합니다.

블록체인 생태계가 본격 두각을 나타낸 것이 비트코인 가격이 본격 상승하기 시작한 2016년부터라고 볼 수 있는데, 불과 2년도 안되는 짧은 시기에 벌써 버블의 정점을 지나 환멸 단계에 접어들었습니다.

우리가 잘 알다시피 1960년~1970년대에 등장한 인터넷은 1980년대에 접어들면서 ‘월드와이드넷’으로 발전하였고, 90년대 중반부터 본격 상용화를 시작했으며, 이후 전 세계를 하나로 묶어 현재와 같이 인류의 삶을 대폭 바꿔 놓았습니다.

그러면서 1999년과 2000년초에 나타났던 이른바 ‘인터넷 버블’ 역시 2년이 안된 2001년 이전에 급속히 사라졌듯이, 블록체인 역시 짧은 시간에 버블이 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런 면에서 볼 때 현재의 암호화폐 투자자들은 대부분 투자 자산이 1/10 이하로 감소해 버린 알트 코인만 잔뜩 쥐고 어쩔 줄 몰라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봅니다.

이러한 개미 투자자들에게는 지금 이 시기는 시련과 고통의 아주 힘든 시기라고 생각됩니다.

투자는 긴 호흡으로 해야 합니다.

투자에 대한 한가지 사례를 말씀드리자면,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세계 최고의 IT 기업인 구글은 인터넷이 막 상용화되던 1996년 태어나, 2004년 나스닥에 상장됩니다.

창업 후 8년만의 상장이며, 상장되기 전까지 구글은 무려 340번이 넘는 투자유치를 위한 세미나를 개최할 정도로 치열하게 도전 하였고, 상장 후 연 평균 30% 이상의 주가 상승률을 보여며 현재는 세계 최고의 IT 기업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또한 세계 최고의 전자 상거래 기업인 아마존 역시 비슷한 시기인 1994년에 창업하여 3년만에 나스닥에 상장되었으며, 상장 당시 주당 1.73달러에 불과했던 아마존의 현재 주가는 주당 1,800달러 수준이며, 미 증시 사상 최초로 꿈의 시총 1조달러 돌파 후보 1순위로 꼽히고 있는데, 현 시가 총액이 8,600억 달러(약 970조원)에 달하여 ‘시총 1조 달러’ 돌파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입니다.

이렇듯 인터넷이라는 신기술이 등장하던 초기에 태동된 두 거대 기업의 역사를 생각해 보면서 필자는 블록체인 태동기라 할 수 있는 현 시점에 등장한 국내,외의 수 많은 스타트업들과 암호화폐 프로젝트를 바라볼 때, 이들 젊은 기업 중에는 반드시 미래의 구글과 아마존이 존재한다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따라서 모든 투자의 기본이 단타보다는 장기 투자가 기본이듯 블록체인 투자 역시 긴 호흡으로 바라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암호화폐는 토큰이라는 유동성을 제공하기 때문에 급한 사정이 있을 경우, 일시적으로 팔았다가 나중에 다시 매입하여 장기 투자의 원칙을 유지할 수 있는 장점도 있습니다.

필자는 최근 몇 군데 SNS 암호화폐 투자자 단톡방에서 쏟아져 나오는 한숨과 후회, 그리고 조급함의 탄식을 바라보며, 과거 구글과 아마존으로 확인되는 장기 투자 사례를 교훈 삼아 암호화폐 투자자들도 긴 호흡으로, 조금 더 인내심을 가지고 투자하는 자세를 유지하시는 것이 현명하지 않을까 하는 조언을 조심스레 드려 봅니다.



신근영 한경닷컴 컬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