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경부고속도록 상행선에서 6중 추돌사고가 났다. 어디서 왔는지 렉카가 제일먼저 달려왔고 이어 경찰차가 달려왔다. 렉카는 어디서 그렇게 많이 나타났는지도 모르게 순식간에 고속도로를 점령하고 렉카운전사들은 사고차량들과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오늘 6중 추돌사고에는 내차도 한 몫(?) 끼었다. 비오는 날이라 무척 조심하면서 운전을 하고 가던중 갑자기 앞차가 브레이크를 밟는 것이 보였다. 나도 브레이크를 잡았으나 안전거리가 있었기 때문에 나름대로 큰 걱정은 하지 않았다.

상대방이 아니라 내 잘못
그런데 그게 잘못이었다.
앞차는 브레이크로 정지하다가 끝내 앞차와 추돌로 멈췄다. 내 차도 브레이크를 밟았으나 충분한 거리가 있다는 잘못된 판단은 멈춘 차에 다시 추돌하고 말았다. 비켜세우려고 했으나 내 차의 왼쪽 앞부분은 이미 운전석까지 밀려들어온 상태였다.
문을 열고 나가 확인해 보니 6대의 차가 줄줄이 꼬리를 물고 서 있었다.

나는 내가 잘못한것이 아닌 줄 알았다.
앞차의 급브레이크와 추돌로 이뤄져 안전거리를 확보했음에도 불구하고 사고가 난 것이었으니… 그러나 그건은 내 착각이었다.
뒤차는 무조건 자기 차에대한 손해 뿐만 아니라 앞차의 잘못을 따지기 전에 이미 앞차에 대한 안전거리 미확보라는 오명(?)으로 앞 차들에 대한 손실까지 어느정도 감수해야 하다는 것이다. 앞차가 갑자기 멈춰도 뒷차의 잘못이라는 것이다. 설명을 들으니 안전거리를 확보한 차는 절대로 사고가 나지 않는다고 하니, 뒷차의 운전주의 부족으로 결정된다는 것이었다.

충분히 이해는 가긴 했지만 앞차의 과속운전에 천천히 뒤따르다가 사고를 내고만 나로서는 나름 억울한면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판결이 그런걸 어쩌란 말인가… 조용히 공업사에 가서 차를 맡기고 보험사로부터 오는 합의내용 결과를 기다릴 수 밖에는 없었다.

무조건 ‘뒤 따르기’는 사고로 이어진다
우리는 앞 차, 앞 사람을 뒤따라 간다. 어느정도 관성이 붙으면 선례를 따라 무조건 움직인다. 그러나 그 선례가 잘못되거나 앞차가 무리를 한다거나, 선배가 엉뚱한 일을 처리한 걸 모르고 무조건 뒤따르기를 한다면 사고로 이어진다.
그것도 바로 뒤에 따라 붙으려고 하면 그건 더 큰 사고가 생기게 마련이다
앞에 어떤 차가 가고 있던, 앞에 어떤 사람이 있던간에 무조건적인 ‘뒤 따르기’는 하지 말자
그 차가 어떻게 진행하고 있던지 간에, 그 사람이 어떤 행동을 하건간에 나 나름대로의 방어운전과 나름대로의 철학을 가지고 행동하는게 중요하다.
무족건적이고 관성적인 ‘뒤 따르기’는 앞에 나온 결과보다 나아질 수 없다. 오히려 아무생각 없이 ‘뒤 따르기’를 하다가 ‘덤탱이’까지도 쓸 수 있다. 그 때 “난, 뒤따를 것 밖에는 잘못이 없어요!!”라고 말한다 하더라도 책임을 모면하기는 어렵다.

오늘 수업료는 무척이나 컷다. 내 차뿐만 아니라 앞의 2개차에 대한 손실도 감수해야 하니까…
그러나 이번 수업료는 관성적인 ‘뒤 따르기’를 해 온 나 자신에 대한 경종이었고, 교훈이었다.

오늘의 교훈…
“자신의 길을 걸어가십시오.”
“다른 사람이 지나온 길과 앞 선 사람들의 행동과 판단에 모조건인 동조는 하지 마십시오.”
“자신의 생각으로 만든 나 자신을 만들어 가십시오.”
“스스로의 판단이 아니더라도 따라한 결과는 당신도 책임져야 한다건 뿐만 아니라, 어떤 경우에는 더 많은 책임을 질 수 있다는는 것을 잊지 마십시오.”
이것이 오늘 제가 비싼 수업료를 내고 배운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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