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멘토링인가?

팀장과정에 참석한 팀장 30명을 대상으로 3가지 질문을 했다.
1) 팀원들의 성과 관리를 위해 목표와 과정관리를 지속하고 있는가?
2) 주단위의 업무 실적과 계획을 점검하고 피드백하는가?
3) 년간 개인 역량육성 계획과 월별 진척 사항을 점검하고 피드백 하는가?
참석한 팀장들은 1번과 2번 질문에 전원이 하고 있다고 했으나, 3번을 하고 있는 팀장은 없었다. 사람이 경쟁력이고 답이라고 하지만, 실상 일에 대해서는 매주 점검하고 또 점검하지만, 구성원의 역량에 대해서는 묵묵부답이다. 기업의 성과관리는 일 중심의 점검과 지도이지 절대 조직과 구성원의 역량 향상이 아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각 직급에서 불만의 소리가 높다.
어느 팀장 후보자는 “회사의 비전과 전략을 달성하기 위해서 조직장으로서 무엇을 갖춰야할지 모르겠다.”, 입사 10년차인 과장은 “입사할 때는 인재로 인정받았는데, 지금은 둔재가 되어가는 것 같다. 지금까지 배운 것을 퍼주고 있는 느낌이 든다.”고 한다. 여사원은 “사내 Role 모델이 없다.”고 하며, 이제 입사 1년도 되지 않은 신입사원은 “이런 일 시킬려고 나를 뽑았는가”, “회사에 오면 뭔가 가슴이 답답했고, 제 자신이 소극적으로 변하고 있는 것 같다.”고 하며 모두 다른 직장, 다른 일을 구할 수 없는 자신을 한탄한다.
사실 회사가 구성원의 조직적응, 역량강화, 성과 창출을 위해 노력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1970~90년대에는 OJT(On the Job Training)을 통해 사수인 선배와 조수인 신입사원인 후배를 맺어주고 특정 기간(6개월~1년)을 계획된 프로그램을 가지고 현장 실습 및 지도를 해왔다. 이후, 코칭의 붐이 일어나, 일정 직급 이상의 조직장을 대상으로 외부 코치를 통한 코칭을 도입하여 조직과 구성원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했다.
필자는 2005년 A회사 근무시 멘토링을 도입하였다.
멘토링은 조직이 전략적인 차원에서, 신입사원의 조기 전력화를 도모하거나, 핵심인재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는 구성원들을 집중적으로 관리, 지도, 조언함으로써 실력향상을 유도하는 효과적인 인재육성 방법이다. 멘토링을 통해 얻고자 했던 바는 크게 조직과 개인 측면으로 살펴 볼 수 있다. 조직 차원에서는 회사의 조직문화 공유 및 강화, 핵심인재 육성의 계기, 조직 안정화, 신입사원의 조직에의 조기정착 등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개인 차원에서는 멘토에게는 자신에 대한 새로운 평가, 새로운 인맥의 구축, 조직 및 외부로부터의 인정, 관련 스킬 향상의 효과가 있고, 멘티에게는 업무지식과 스킬 노하우 습득, 회사와 업무에 조기 전력화, 대인관계 역량 강화, 직무에 대한 이해 및 만족도 향상의 효과가 있다.
최근에는 신입사원 중심의 멘토링뿐만 아니라 동료간 상호 멘토/ 멘티가 되어 서로에게 피드백해 주고 자신의 지식이나 경험을 공유하는 동료 멘토링, 조직장 또는 고참직원이 멘티가 되고 사원이 멘토가 되어 IT 기기 사용법, 최근 사원의 특징 등에 대해 소개하는 역멘토링이 유행하고 있다.

멘토링 어떻게 추진해야 하는가?
효과적인 멘토링이 되기 위해서는 다음 네 가지 조건을 고려해야 한다.
① 멘토와 멘티가 상호 협의하여 멘티의 육성 목표와 내용에 대한 맞춤형 교육 실시
② 멘토/ 멘티가 자기계발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하고 멘토링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도록 시스템 구축
③ 사무국의 멘토링 기획, 멘토/멘티 결연식, 멘토링 지원 및 점검, 현업 조직장의 협조, 멘토링 성공 사례 및 정보 제공과
홍보, 멘토 교육 등의 운영
④ 멘토링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교육 실시 및 이벤트 실시이다.

멘토링 프로세스는 다음과 같다.
① 멘토링 실시 품의
– 대상 : 신입사원 멘토링인가? 일반 직원 대상의 멘토링인가?
– 실시 기간 및 방법 : 통상 6개월~1년, 멘토/ 멘티 1:1 개별 만남
– 멘토 선정 기준 및 지원 방안
– 멘토링 운영 점검 및 평가 방법
② 멘토 선정
– 멘토와 멘티를 연결하는 방법은 멘티가 자유롭게 멘토 후보를 지정하도록 하는 방법,
회사가 주도적으로 연결시켜 주는 방법, 멘티의 상사가 직접 선정하는 방법이 있다.
③ 멘토/ 멘티 결연식 및 육성계획서 작성 등의 교육
④ 월별 만남 및 이벤트 지원(함께 여행하기, 과제 부여, 책 선물 등)
⑤ 분기별 멘토/ 멘티 스쿨링 및 설문
⑥ 멘토링 활동 평가
⑦ 우수 멘토/멘티 선발과 홍보 및 종료식 실시

필자는 2005년부터 매년 타사 HR부서에 근무하는 5명의 과장 이하의 담당자를 대상으로 멘토링을 실시하고 있다. 멘토링 목표는 ‘내 인생을 사랑하고 확실한 삶의 좌표를 정하자.’이며, 주 내용은 나를 알아가며, 내 주변 사람을 어떻게 사랑하며, 내가 무엇을 할 것이며, 나를 이끄는 가치를 찾고, 하루 하루를 어떻게 열심히 살아갈 것인가의 습관을 정하도록 이끌고 있다.
멘토링은 매우 타이트하게 추진한다.
① 12월 5명의 멘티가 결정되면 12월말까지 ‘다음 해 10대 목표’, ‘100세까지의 100가지 버킷리스트’, ‘자신의 장점 100
가지’를 적어 멘토에게 보내 수정받고 외워야 한다.
② 멘토링은 매일 ‘오늘 해야 할 6가지 일’을 9시 이전에 상호 간 전송
③ 매주 책 1권을 읽고 2장으로 정리하여 상호간 전송
④ 매달 10대 목표의 진척률과 잘한 것 3가지 작성 및 멘토와의 미팅
(사전에 질문지를 주고 질의응답식 진행하되 일시와 장소는 멘티가 선정하고 멘토가 비용부담)
⑤ 12월 마지막 멘토링은 상호 감사 편지 교환으로 종료
3번의 매일 메일과 독서 정리를 못하면 멘티에서 자동 탈락이 되는데, 2개월이 되지 못해 탈락하는 후배들이 발생하면 아쉬움이 크다. 독자 중에 내년도 멘티를 원하는 분이 있으면 추천 또는 신청하길 바란다.

성공적인 멘토링을 위한 제언
멘토링이 끝난 다음 멘티들에게 소감을 설문하거나 인터뷰하면 가장 큰 실패 원인은 멘토와 조직장의 무관심이다. 멘티입장에서는 업무에 바빠 정신이 없어 보이는 멘토에게 멘토링을 해달라고 요청하기 어렵다. 6개월의 멘토링 기간 동안 조직장이 단 한번도 멘토링 실시 현황이나 뭐 배웠냐고 묻지 않았다고 한다. 직무와 무관한 비현실적인 목표 설정, 멘토가 무엇을 어떻게 멘토링해야 하는가를 모르고 있는 상황, 멘토와 멘티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 유도의 실패, 멘토링 기간이 너무 짧고 회사 차원에서의 지원 부족, 동료나 주위 사람들의 오해, 지역적으로 떨어져 만남에 어려움이 있었다 등의 부정적 내용이 있었다.
멘토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첫째. 멘토와 멘티 간, 함께 배운다는 의식이 생기도록 맺어주는 작업이 가장 중요하다. 인생의 중요한 인연을 만나고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라는 인식이 있으면 알아서 잘한다. 멘티를 가족모임에 초대하여 정을 나누는 멘토들을 많이 봐왔다.
둘째. 현업 조직장의 관심과 참여이다. 사실 멘티의 육성은 소속 부서장의 몫이다. 멘토가 이 일을 대신하고 그 과정에서 멘토도 성장하니 조직장은 관심을 갖고 과정을 지켜보고, 면담과 식사 등을 하며 조언하는 것은 당연하다.
셋째. 사무국의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이벤트/ 조직장 방문/ 우수사례 전파 등의 활동이다. 애로사항은 없나 찾아 지원하고, 현장을 찾아가 격려하고, 잘한 것을 전 직원에게 홍보함으로써 멘토링이 좋은 것이라는 인식을 전 조직과 구성원에게 심어주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넷째. 멘토에 대한 교육과 동기부여이다. 정만으로는 육성의 한계가 있다. 알고 가르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과 인성이 뛰어난 멘토가 선정되고, 이들에 대해 멘토교육을 통해 무엇을 어떻게 이끌어야 하는가를 멘토일 지침서와 교육을 통해 알려줘야 한다. 또한, 일정 금액의 멘토링 지원금을 지급하고, 멘토에게는 인사상의 이익이 되도록 인사 포인트 또는 인사카드에 멘토 수행을 입력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섯째. 가장 중요한 것은 멘티의 변화이다. 멘토링의 목적과 대상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형식적인 멘토링이 되지 않고 실질적인 도움이 되어 멘티가 긍정적인 자극을 받아 변화가 일어나도록 지켜보며 관심을 갖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경영회의 주제로 ‘멘토링의 현황과 제언’을 정해 경영층에게 발표하는 것도 필요하다.

신입사원 대상의 멘토링이 정착되어 사내 인지도가 높고 효과가 크게 나타나면 멘토링의 범위를 넓힐 수가 있다. 예를 들어, 직접 만남의 부담을 덜 수 있는 e-멘토링 도입, 관리자와 경영진 멘토링, 우수 핵심인재 또는 예비 팀장에 대한 멘토링, 여성인력에 대한 멘토링, 동료 간 멘토링, 후배로부터 배우는 리버스 멘토링 등을 추진할 수 있다. 멘토링이 조직과 구성원의 역량을 강화시키는 인재육성의 좋은 제도가 되길 기원한다.

홍석환 한경닷컴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