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품붕괴에 대하여
폭~, 거품터지는 소리.

아빠가 제일 좋아하는 거품은 맥주위에 하얗게 품어져있는 시원한 모습이지. 마시려면 목을 시원하게 해주지는 않지만 보기에는 좋잖아.



그런데 요즘 세상에는 거품터지는 소리들이 요란하게 나고 있다. 부동산 거품, 주식거품, 아파트거품, 등등



거품이란 액체나 고체에 둘러싸인 기체방울이다. 보기에는 둥그렇게 커보여도 실제로는 아무것도 없는 게 거품이지. 그런데 경제에서 왜 거품이 터진다고 할까? 자, 우선 맥주거품을 보자. 거품은 이루고 있는 것은 아주 약간의 맥주가 공기를 둘러싸고 있는 거지. 그래서 실제로 보면 맥주는 없지만 무척 커보이지. 마찬가지로 경제의 거품도 그래. 하지만 맥주거품과 경제거품은 성격이 아주 달라. 맥주 그 자체는 부풀어 오를 수있는 성질의 것이었지만, 경제의 거품은 ‘자산의 거품’ 즉 부동산, 건물, 주식등이 실제 가치보다 한참 부풀어 올라있는 걸 말하지. 어떻게 보면 인플레이션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 인플레이션이란 물가가 오르고 경기가 활성화되는 거잖아. 그러다가 과열로 끝을 내는 경우가 많지만. 그런데 말이야, 이게 요즘 말하는 거품현상은 다른 인플레이션과는 많이 달라. 지금까지보면 달러가 무지하게 많이 풀렸다고 했잖아, 그리고 그 달러가 전 세계로 퍼졌으니 달러의 가치는 하락하고, 물건값이 오르는 인플레이션이 되어야 하는 데, 실제로는 자산가치만 올랐다가 떨어지고 있거든. 그럼 왜 자산의 가격만 오르고 다른 소비재의 가격은 오히려 떨어졌을까? 그 점이 바로 현대 경제가 이전의 경제와는 다른 점이야. 보통 인플레이션이라고 하면 국내 경기의 흐름을 말했거든. 그런데 자산거품의 붕괴는 전 세계적인 현상이야. 그리고 그 거품은 바로 미국의 달러가 지나치게 많이 풀리면서 생긴 현상이고.



경제학 원론과는 매우 다른 현상을 보이고 있어. 달러는 많이 풀렸는 데도 달러의 가치는 상승하고, 자산의 가격은 올라가는 데 컴퓨터나 소비재와 같은 공산품의 가격은 오히려 떨어지는 게 최근의 경제현상이었지. 이 현상을 이해하기 위하여는 달러의 유통과 가치의 변동을 이해해야 해. 왜냐하면 지금의 경제를 금융위기로 설명하는 경우가 많거든.



그럼 화폐(달러)의 가치는 어떻게 정할까? ‘금본위제’라고 들어보았지. 1971년까지만 해도 미국의 달러는 금 1온스당 35달러로 정해져있었어. 미국은 당연히 화폐를 발행하는 만큼 자국내에 금을 보유하고 있었고. 그리고 다른 나라의 화폐는 미국의 달러에 연동되어 있었고. 그래서 화폐의 가치가 안정되어 있었지. 하지만 1971년에 미국의 무역적자가 커지고, 세계 경제규모가 커지면서 미국이 화폐의 발행액만큼 금을 보유하기 어려워지자, 이를 포기하고 경제가 필요로 하는 만큼 발행하겠다고 선언을 하지. 바로 ‘금본위제’의 포기야.



금본위제의 장점은 물가를 일정하게 유지시켜 주고, 국가간의 무역불균형을 자동으로 조정해주지. 왜냐하면 수입을 많이하게 되면 금이 외국에 유출되고 그럼 국내에서 화폐가 귀해짐에 따라 물가가 상승하지. 물건 값이 비싸지면 소비가 줄어들게 되고, 수출을 늘려서 다시 금을 들어와야 하거든. 그런데 금본위제의 포기는 바로 그런 자동조정과정이 사라지는 거야. 그리고 정부에서 필요에 따라 얼마든지 돈을 찍어내지. 실제로 브레튼 우즈붕괴이후 미국에서는 3조달러 이상의 누적적인 경상수지 적자가 발생했어. 그럼 이 돈이 어디로 가겠어. 바로 미국에 물건을 수출하는 한국, 일본, 독일, 중국같은 나라로 가야지. 이 수출국가들은 미국의 달러가 들어오니까, 그 달러를 자기네 나라 돈으로 바꾸어 주어야 하지. 그러니까 대미 수출국가의 입장에서는 엄청난 돈들이 들어오게 되니까 이전보다 훨씬 돈이 많아지지. 사람들이 수출을 하면서 부자가 된거야. 그러면서 더 좋은 집, 더 넓은 집, 더 큰 차를 찾게되고. 그러다보니 그 돈으로 살 수있는 물건들의 값이 확 올라가겠지. 왜 올라가냐하면 땅은 그대로 본질적인 가치가 있는 데, 돈으로 가치를 수량화하다보니 돈이 너무 많은 거야.



문제는 너무 올랐다는 게 문제야. 금본위제라면 미국은 자기네가 보유한 금이 없으면 더 이상 화폐를 발행할 수없고, 그럼 외국에서 물건을 수입하지 못하잖아. 그런데 금본위제가 폐기되니까, 얼마든지 돈을 찍어낼 수있게 되고, 또 얼마든지 외국에서 물건을 수입할 수있으니까 마음껏 수입했고. 수출하는 나라들은 분명히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은 알면서도, 당장 자기네한테 이익이 되니까 부도가 나야할 미국에 계속 수출을 한거고. 미국에 수출하면 할수록 미국에서 나가는 달러는 엄청나게 늘어나고, 그에 따라서 다른 나라의 돈들도 늘어나고.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많은 것들, 특히 땅이나 주택같은 부동산의 화폐가치는 엄청나게 그리고 자기네 나라에서만 그 달러들을 다 사용하지 못하니까, 그 돈들을 가지고 다시 미국에 투자를 하는 거야. 일본.중국 사람들이 미국 땅이나 빌딩을 사는 거야. 그래서 미국에서도 같은 과정이 반복되고. 말하자면 ‘심각한 자산가격 인플레이션의 특징을 갖는 범세계적 신용거품’이라고 해. 왜 신용거품이라고 하냐하면, 본래 화폐는 사용하는 사람들간의 믿음이 바탕이 되어야 하거든. 그래서 화폐로 거래되는 것을 ‘신용’이라는 말도 쓰거든.



결국 이러한 모든 거품의 발생의 근본 원인은 미국의 달러야. 달러가 너무 많이 발행된거지. 그럼 또 의문이 생기잖아. 미국에도 중앙은행격인 FRB (연방준비제도)가 있어서 화폐 발행을 조절해야 하는 데, 왜 하지 않았을까? 하는 의문 말이야. 미국은 화폐발행량을 축소함으로써 발생할 수있는 경기침체를 두려워했던거지. 그러면서 마냥 달러를 찍어내니 사람들은 계속 잘 살게 될 줄알았는 데, 이제 그 한계점에 도달한 거야. 1980년 대의 일본과 1990년대 중반의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서는 과도한 신용팽창이 투자 붐과 주식 및 부동산에서 자산가격 인플레이션, 즉 거품이 유발되었지.



이런 거품붕괴 현상을 보면서 사람들은 ‘중앙은행’의 역할에 대하여 의심을 품기 시작했어. 화폐조절 기능을 전혀 하지 못하고 그린스펀이 FRB의장으로 있던 20여년간 계속해서 돈을 풀기만 했지, 다시 은행으로 들여오는 일은 하지 않았거든. 그래서 지금의 거품현상을 ‘그린스펀 버블’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어. 그래서 다시 금본위제로 돌아가자는 말이 나오기는 하지만 실현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같아. 그러기에는 지구 전체의 경제가 아주 복잡하게 얽혀져서 어느 한 나라만이라도 실행하기가 어렵게 되어있지. 그런데 이 거품이 계속해서 문제를 일으키는 게 있는 데 바로 ‘양적완화’라고 불리는 출구전략이야! 지난 거의 30년동안 달러를 풀기만했고 거두어들이지 않은 데다가, 지난 번 미국의 은행들이 망해가니까 은행에 엄청난 돈을 지원했지. 그게 미국뿐만아니라 한국이나 유럽등 거의 모든 나라에서 그런 일이 생겼거든. 그 풀린 돈이 너무 많으니까 이제는 거두어들여야 하는 데, 도무지 그 방법이 보이지 않는거야. 돈을 거두어들인다는 것은, 사람들이 거품이 충분한 시절에 부동산, 주식, 아파트등을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받았던 돈을 은행이 회수하여야 한다는 말이고. 그 말은 곧 사람들의 주머니를 홀쭉하게 만든다는 것이고, 그럼 경기는 지금도 어려운 데 더욱 침체가 된다는 말인데, 이미 충분히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계속해서 돈을 거두어들인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거거든. 그래서 지금의 거품을 해결할려니 어려운 점이 많아. 아예 옛날처럼 한 나라만 어려우면 그 나라로 끝나면 되는 데, 이제는 세계가 너무 촘촘히 얽혀서 한 나라의 정책만으로는 풀기가 어려워진거지.



이제 사람들은 거품속의 세상에서 나와 진짜 세상에서 살아야 하게 되었어. 이제까지 경제는 언제나 성장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지만, 앞으로는 달라질 것임은 분명해. 이미 많은 사람들이 디플레이션을 경고하고 있는 데, 이 말은 결국 우리는 더 가난해질 것이라는 것을 의미하지.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미래를 더욱 걱정하게 되었고. 하지만 우리 딸들은 걱정하지 않아도 되. 아빠가 하는 일이 잘 될거니까. 세상에 무슨 일이 벌어지더라도 우리는 그 상황에 잘 적응하면서 살아가야 하니까.





사진출처 : http://blog.naver.com/lgs1247/1000992698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