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디다스가 포르투갈 대표팀 주장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노골을 재차 확인했다.

지난 29일(한국 시각)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H조 조별리그 우루과이전에서 1-0으로 앞서가는 선제골의 주인공이 되는 듯했다.

후반 9분 브루누 페르난드스(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올려준 크로스를 헤더를 시도했고, 공은 그대로 골문을 통과해 호날두의 골로 인정됐다. 이로써 그가 '전설' 에우제비우와 포르투갈 월드컵 최다 득점자가 되는가 했다.

하지만 골 상황을 확인 결과 호날두의 머리에 맞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린 FIFA는 잠시 후 페르난드스의 득점으로 정정했다. 포르투갈은 이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해 16강 진출에 성공했지만, 호날두는 넣지도 않은 골에 포효해 비웃음을 샀다.
28일 오후(현지 시각)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 포르투갈 대 우루과이의 경기. 포르투갈 브루누 페르난드스의 크로스가 호날두 머리를 지나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28일 오후(현지 시각)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 포르투갈 대 우루과이의 경기. 포르투갈 브루누 페르난드스의 크로스가 호날두 머리를 지나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호날두는 이날 종료 휘슬 후에도 자기 이마에 공이 닿았다고 계속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호날두와 절친한 영국 출신 방송인 피어스 모건은 호날두가 문자를 보냈다고 밝혔다. 그는 "호날두가 공이 이마에 닿았다고 했다. 페르난드스도 그 사실을 인정했다"며 호날두의 골로 정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29일(한국 시간) 영국 매체 '스포츠 바이블'은 "포르투갈 축구협회가 우루과이전에 나온 골이 브루노 페르난드스가 아닌 호날두의 것임을 인정받기 위해 FIFA에 증거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포르투갈 매체 노치시아르 아우 미누투는 "호날두가 자신의 득점을 인정하지 않은 FIFA에 대해 분노했다"며 "호날두는 우루과이전이 끝난 후 대표팀 동료에게 '볼이 나를 접촉했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출처=FIFA 공식 홈페이지
출처=FIFA 공식 홈페이지
아디다스는 30일 성명을 통해 "자사가 제조한 공인구 '알 리흘라(Al Rihla)'에 내장된 기술을 사용하여 호날두가 공에 접촉하지 않았다는 걸 입증할 수 있다"면서 "측정 결과 (호날두의 헤딩 시도에) 진동이 없었다. 공 내부의 센서를 사용하면 매우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아디다스가 공개한 공의 진동 그래프를 보면 페르난드스가 호날두의 머리를 겨냥하고 올려준 크로스 순간에는 큰 진폭을 그린다. 그러나 호날두가 머리를 갖다 댄 순간, 진동 그래프는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반자동 오프사이드 기술을 위해 사상 최초로 전자장치를 내장한 공인구 '알 리흘라' 덕분이다.
출처=아디다스 제공
출처=아디다스 제공
일각에서는 호날두가 특유의 '호우 세리머니'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스스로도 자신의 골이 아니라는 걸 알았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경기 후 페르난드스는 누구의 골인지는 중요하지 않다며 호날두를 감쌌다. 그는 "호날두가 공을 건드렸다는 느낌이 들어서 그에게 공을 건네줬다"면서 "중요한 건 우리가 매우 힘든 상대를 꺾었다는 사실"이라고 전했다. 호날두는 경기 후 인터뷰를 하지 않았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