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안컵 여자축구 대만전 4-0 승리 뒷받침
좌우에 2선까지 종횡무진…벨호 측면 파괴력 증폭시킨 최유리
한국 여자축구 대표팀이 예리한 측면 공격과 그라운드를 종횡무진 누빈 최유리(28·현대제철)를 앞세워 대만을 완파하고 2022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에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6일 일본 이바라키현 가시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여자부 최종전에서 대만에 4-0으로 크게 이겼다.

일본과 1차전에서 1-2로 지고, 중국과 2차전에서 잘 싸우고도 막판에 동점골을 내줘 1-1 무승부에 그친 한국은 대만을 상대로는 전반에만 3골을 몰아치며 시원한 승리로 대회를 마쳤다.

'벨 축구'의 강점 중 하나인 측면 플레이가 잘 살아난 경기였다.

대회 최약체 팀인 대만이 위험지역에 촘촘하게 놓은 수비망을 태극낭자들은 예리한 측면 공격에 3차례나 찢어져 버렸다.

좌우에 2선까지 종횡무진…벨호 측면 파괴력 증폭시킨 최유리
전반 35분 지소연(수원FC)의 패스를 받은 장슬기(현대제철)가 왼쪽을 돌파해 땅볼 크로스를 넘겼고, 문전으로 쇄도하던 이민아(현대제철)가 발을 갖다 대 선제골을 뽑아냈다.

두 번째, 세 번째 득점도 측면에서 나왔다.

전반 38분 추효주(수원FC)의 전진 패스를 받은 최유리가 페널티지역 오른쪽을 돌파하다가 헛다리 짚기 발재간을 부린 뒤 낮은 크로스를 올렸다.

이를 강채림(현대제철)이 방향만 바꾸는 슈팅으로 마무리해 2-0을 만들었다.

2분 뒤에는 왼쪽에 있던 지소연의 침투 패스를 받은 이민아(현대제철)가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좌우에 2선까지 종횡무진…벨호 측면 파괴력 증폭시킨 최유리
일찍 승기를 잡은 한국은 후반 46분 고민정(창녕WFC)의 헤더 쐐기골을 더해 4-0으로 완승했다.

경기의 흐름을 잘 읽고 적소에 정확한 패스를 보낸 '축구도사' 지소연, 영리한 움직임으로 골망을 흔들 기회를 찾아 나선 이민아가 득점 장면에서 빛났다.

여기에 최전방 공격수로 배치돼 폭넓은 활동 반경과 지칠 줄 모르는 움직임으로 공격 작업의 '윤활유' 역할까지 해낸 최유리의 플레이도 돋보였다.

최유리는 왼쪽, 오른쪽 측면은 물론 2선 깊숙한 곳까지, 그야말로 종횡무진 했다.

팀의 2번째 득점 장면에서 일찌감치 오른쪽으로 넓게 빠져 추효주의 패스를 받으며 기회를 창출해냈다.

좌우에 2선까지 종횡무진…벨호 측면 파괴력 증폭시킨 최유리
3번째 득점 과정에서는 도움을 올린 지소연에게 '기점'이 되는 패스를 건넸다.

또 수비진을 묶어둔 최유리 덕에 이민아가 뒷공간을 수월하게 공략할 수 있었다.

최유리는 이날 그라운드에서 자신이 올린 '도움 1개' 이상의 영향력을 펼쳐보였다.

최유리는 올해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모두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현대제철에서는 7골로 팀 내 득점 1위에 올라있고, 리그 득점 순위에서도 문미라(10골·수원FC)에 이어 나히, 서지연(이상 경주한수원)과 함께 공동 2위에 자리해 있다.

최유리는 A매치 통산 8골을 기록 중인데 이 중 3골을 올해 넣었다.

활동량에 점점 더 영리해지는 플레이를 더해 파괴력을 높여가는 최유리의 존재는 2023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을 준비하는 대표팀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