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랭킹 1위 노바크 조코비치(35·세르비아)가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통산 1000승 기록을 세우며 역대 최고의 선수(GOAT·Greatest Of All Time)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

조코비치는 15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ATP 투어 BNL 이탈리아 인터내셔널(총상금 541만5410 유로) 대회 7일째 단식 준결승에서 카스페르 루드(10위·노르웨이)를 2-0(6-4, 6-3)으로 물리쳤다. 이는 조코비치가 ATP투어에서 거둔 1000번째 승리다.

남자 테니스 역사에서 1000승을 넘어선 선수는 조코비치가 5번째다. '테니스 전설' 지미 코너스(미국)이 최다승인 1274승을 기록했고 로저 페더러(41·스위스·1251승), 이반 렌들(62·미국·1068승), 라파엘 나달(36·스페인·1051승)이 뒤를 잇고 있다. 현재 GOAT 자리를 두고 경쟁을 벌이고 있는 페더러와 나달에 이어 가장 마지막에 1000승 기록에 합류한 것이다. 이들 중 조코비치가 가장 어려 최다승 기록 순위가 바뀔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조코비치는 수비와 공격에 모두 능하고 체력과 멘탈, 전략이 모두 뛰어나 '무결점 사나이'로 불린다. 긴 팔다리와 뛰어난 유연성으로 펼치는 화려한 플레이가 장기다. 역대 메이저 대회 남자 단식에서 20회 우승, 역대 최장 세계랭킹 1위 기록도 갖고 있다. 지난 2월까지 361주간 1위 자리를 장기집권했다. 올 초 주요 대회에 출전하지 못하면서 다닐 메드베데프(26.러시아)에게 잠시 1위를 뺏겼지만 3주만에 되찾다. 16일에는 누적 기준 373주간 1위 기록을 세우게 된다.

거침없이 질주하던 조코비치는 올 초 '백신 스캔들'에 발목이 잡혔다. 그는 개인적인 신념을 이유로 코로나19 백신을 거부하는 '안티 백서'다. 올 초 호주 오픈 참가를 위해 호주에 입국했지만 코로나19 백신을 맞지 않아 추방되는 망신을 겪었다. 역시 백신문제로 미국 입국마저 막히면서 지난 3월 마스터스 대회에도 참가하지 못했다. 지난달 자신의 안방에서 열린 ATP 투어 세르비아오픈에서는 세계랭킹 8위 안드레이 루블레프(25.러시아)에게 패해 준우승에 그쳤다.

1000승 돌파를 계기로 조코비치가 다시 상승세를 탈 지 주목된다. 조코비치는 이날 경기를 마친 뒤 "로저(페더러)와 라파(라파엘 나달의 애칭)가 이 업적을 달성하며 경축하는 장면을 지켜봤다"며 "나도 1000승에 도달하기를 고대했다. 투어에서 이렇게 많은 승리를 거둔 점은 정말 축복받을 일이고 영광이다"고 감격했다. 그는 결승에서 세계랭킹 5위 스테파노스 치치파스(24·그리스)와 맞붙는다. 상대전적은 조코비치가 6승 2패로 앞서 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