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이 아세안축구연맹(AFF) 챔피언십(스즈키컵) 2연패에 나선다. ‘동남아시아 월드컵’으로 불리는 스즈키컵은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연기됐다가 오는 5일 싱가포르에서 개막한다. 1996년 시작해 2년마다 열리며, 타이틀 스폰서 이름을 따 ‘타이거컵’으로 통용되다가 2008년부터 스즈키컵으로 이름을 바꿨다.

동남아에서의 열기가 월드컵을 뛰어넘는 스즈키컵에서 베트남은 박 감독의 지휘 아래 2018년 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다. 박 감독은 2017년 10월 베트남 A대표팀과 23세 이하(U-23) 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해 2018년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준우승,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사상 첫 4강 진출을 이끈 뒤 스즈키컵을 제패하며 베트남의 ‘국민 영웅’이 됐다.

박 감독과 신태용 인도네시아 대표팀 감독 간 ‘지략 대결’도 볼거리다. 10개 팀이 참가하는 이번 대회는 5개 팀씩 2개 조로 나뉘어 경기를 치른다. B조에 베트남과 인도네시아가 함께 묶이면서 맞대결이 성사됐다. 베트남은 15일 인도네시아와 조별리그 4차전을 치른다. 2019년 12월 인도네시아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신 감독은 지난 6월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에서 박 감독과 처음 맞대결을 벌였다. 당시 베트남이 4-0으로 완승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