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참가 선수들이 대회 초반부터 코로나19 확산과 무더위, 태풍의 3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대회조직위원회가 특별 규정까지 만들어 수습에 나섰지만 선수들의 불만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조직위는 27일 올림픽 참가 선수와 대회 관계자 7명이 새로 코로나19에 감염됐다고 발표했다.

지난 1일 이후 올림픽 관계자들의 누적 확진자 수는 155명으로 늘었다. 확진자 가운데 2명은 선수촌에 머물던 선수여서 참가 선수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확진자가 계속 늘어나자 조직위는 15분간 허용했던 대회 관계자들의 외출을 금지했다.

지속되는 무더위도 위험 수준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전날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남자부 개인전은 더위를 피해 오전 6시30분에 열렸는데도 결승선을 통과한 선수들 일부가 탈진해서 구토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금메달을 딴 노르웨이의 블룸멘펠트 역시 결승선을 통과한 직후 구토했다.

댄 웨트젤 미국 야후스포츠 칼럼니스트는 “일본이 날씨에 대해 엄청난 거짓말을 한 점에 사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본은 올림픽을 유치하기 위해 2014년 제출한 공식 제안서에서 개최 시기를 ‘기후가 온화하고 화창해 선수들이 최고의 기량을 펼치기에 이상적인 날씨’라고 홍보했다. 선수들의 불만이 커지자 조직위는 테니스 경기에서 선수의 휴식시간을 10분까지 늘리는 특별 규정을 도입하기로 했다.

무더위가 잠시 주춤해지자 이번에는 태풍이 대회 운영에 차질을 주고 있다. 27일 8호 태풍 ‘네파탁’이 간토 북부와 도호쿠지역을 관통하면서 조직위는 양궁과 요트 경기 일정을 변경했다. 하지만 서핑 등 날씨의 영향을 크게 받는 종목은 그대로 진행해 조직위가 태풍의 위험을 경기 일정에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마이니치신문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수입의 70%를 중계권료에 의존하는 점이 경기 일정 조정에 소극적인 이유라고 전했다. 중계권료를 지급하는 TV 방송사들이 시청률에 영향을 주는 방송 편성표 변경을 싫어하기 때문에 IOC가 눈치를 본다는 것이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