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파니팍 옹파타나키트와 스페인 아드리아나 세레소 이글레시아가 맞붙은 여자 태권도 47kg 급 결승전. 사진=뉴스1
태국 파니팍 옹파타나키트와 스페인 아드리아나 세레소 이글레시아가 맞붙은 여자 태권도 47kg 급 결승전. 사진=뉴스1
뉴욕타임스(NYT)가 태권도는 스포츠 약소국들에게 희망이 되는 종목이라고 평가했다. 종주국인 우리나라는 2020 도쿄올림픽에서 '노 골드' 위기에 처했지만, 그만큼 다양한 국가 선수들이 메달을 따냈기 때문이다.

태권도는 2000 시드니 올림픽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NYT는 그간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지 못했던 국가들이 태권도를 통해 12개 이상의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NYT에 따르면 코트디부아르와 요르단은 2016 리우 올림픽에서 태권도로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아프가니스탄도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태권도를 통해 올림픽에서 처음으로 동메달을 따냈다.

이번 올림픽에선 지난 24일 열린 여자 49㎏급 결승에서 파니파크 옹파타나키트가 승리하며 태국이 최초로 올림픽 금메달을 따냈다. 이외에도 우즈베키스탄의 울루그벡 라시토프가 남자 68㎏급에서 금메달을, 튀니지의 모하메드 칼릴 젠두비가 여자 58㎏급 은메달을 받았고 대만 로 차이링도 여자 57㎏급 동메달을 획득했다.

나이지리아, 베트남, 가봉 등도 태권도로 첫 올림픽 메달을 얻었다.

값비싼 장비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게 태권도 장점으로 꼽힌다. 세계태권도연맹 위원인 아프리카 니제르 출신 이사카 이데는 "니제르와 같은 가난한 나라에서 태권도는 최고의 종목"이라며 "한국에서 시작된 이 종목은 많은 장비와 특별한 장소 없이도 연습하기 쉽다"고 말했다.

NYT에 따르면 세계태권도연맹에는 난민 대표를 포함해 210개국이 소속됐다. 이번 도쿄올림픽에도 난민 올림픽팀 선수 3명을 포함해 모두 61개국이 참여했다. NYT는 태권도에 대해 "놀라운 다양성을 보여주는 올림픽에서 가장 관대한 종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종주국인 우리나라는 이번 올림픽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금메달 후보로 꼽히던 세계랭킹 1위 이대훈 선수 등이 이변의 희생양이 되면서 태권도 경기 일정 절반을 소화한 25일까지 동메달 1개를 얻는 데 그쳤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