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예림 5언더파 1타차 2위…박민지·장하나, 4언더파 공동 3위
난코스에서 버디 9개…이가영, 한국여자오픈 1R 선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3년차 이가영(22)은 아마추어 국가대표 동기 최혜진(22)과 한국 주니어 무대에서 '쌍벽'으로 통했다.

송암배, KLPGA 회장배 등 굵직한 주니어 대회 우승 트로피를 쓸어 담았던 이가영은 2019년 드림투어에서 2승을 거두고 이듬해 KLPGA투어에 입성하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KLPGA투어에서는 주니어 시절 명성에 걸맞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

신인 시즌을 상금랭킹 25위로 마친 이가영은 2년 차이던 작년에는 상금랭킹 42위에 그쳤다.

올해 이가영은 벌써 3차례나 톱10에 들었다.

9개 대회 만에 지난 2년 동안 톱10 입상 횟수 6차례의 절반을 채우며 잠재력이 깨어나기 시작했다.

이가영은 17일 충북 음성군 레인보우힐스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DB그룹 제35회 한국여자오픈 1라운드에서 6언더파 66타를 쳐 단독 선두에 나섰다.

깊은 러프와 좁은 페어웨이, 빠르고 굴곡이 심한 그린으로 무장한 난코스에서 이가영은 버디를 9개나 뽑아냈다.

특히 2번 홀(파4)에서 러프와 벙커를 전전하면서 더블보기를 적어내는 시련을 겪은 이가영은 6∼9번 홀 연속 버디와 16∼18번 홀 연속 버디 등 2차례나 3연속 버디 쇼를 펼쳤다.

이가영은 "경기 초반에 드라이버 샷이 엉망이었는데 운 좋게도 공이 다 살았다.

초반 위기를 넘기고 난 뒤에는 아이언샷이 너무 잘 떨어졌다.

퍼트까지 따라줘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가영은 또 "그린 주변의 길고 두꺼운 러프에 공을 거의 집어넣지 않았던 것도 좋은 결과를 낳았다"고 덧붙였다.

지난 2년 동안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이유를 이가영은 "조급증 때문"이었다고 진단했다.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에 덤비다 부진했고 부진을 만회하려고 조바심을 내면서 경기를 치렀던 게 또 부진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설명이다.

이가영은 "현실은 인정하자고 마음먹었다.

욕심을 접었다"고 말했다.

지난 겨울에는 기술적인 약점도 보완했다.

제주도 전지 훈련 때 쇼트게임과 퍼트에 집중적으로 매달렸다.

이가영은 "쇼트게임은 이제 자신이 생겼다"고 말했다.

4년 차 최예림(22)이 버디 6개를 뽑아내며 5언더파 67타를 쳐 이가영을 1타차로 추격했다.

최예림은 "코스가 어렵기에 덤비지 않고 안전 위주로 경기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면서 "내일도 핀을 직접 겨냥하지 않고 겸손하게 플레이하겠다"고 말했다.

상금, 대상 포인트, 평균타수에서 1, 2위를 나눠 가진 박민지(23)와 장하나(29)는 나란히 4언더파 68타를 때려 공동 3위에 포진했다.

올해 4승을 올리며 대세로 자리 잡은 박민지는 1, 2번 홀 연속 보기로 출발이 불안했지만 이후 버디 6개를 뽑아내는 뚝심으로 우승 경쟁에 뛰어들 발판을 마련했다.

장하나는 7번 홀(파5)에서 두 번째 샷을 핀 2m 옆에 떨궈 이글을 잡아냈고 버디 4개에 보기 2개를 곁들였다.

박현경(21), 박주영(31), 안나린(25)이 3언더파 68타로 공동 8위에 올랐다.

2017년 한국여자오픈 우승자 김지현(30)은 어깨 부상으로 15개 홀을 치르고 기권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