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GA 헤지스골프 1R 2타차 공동 7위…이원준·고군택 7언더파 선두
'안방 같은 곳에서 굿샷' 정재현, 강풍 뚫고 5언더파(종합)
정재현(35)은 부친과 동생이 모두 한국프로골프(KPGA) 프로인 골프 가족의 일원이다.

아마추어 시절에는 주니어 대회를 휩쓸었지만 2008년 프로 선수가 된 뒤에는 잘 풀리지 않았다.

KPGA 코리안투어를 온전히 뛴 시즌은 2008년, 2014년뿐이고 2부 투어에서 주로 활동했다.

2102년부터 차린 골프 아카데미에서 레슨에 더 시간을 많이 할애하고 있다.

작년 2부 투어에서 한차례 우승한 덕에 올해 코리안투어 시드를 받은 그는 4차례 대회에서 한 번도 컷을 통과하지 못했다.

그러나 27일 경기도 포천 일동레이크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KPGA 코리안투어 헤지스 골프 KPGA 오픈(총상금 5억원) 1라운드에 나선 정재현은 정상급 선수 못지않은 경기력을 펼쳤다.

버디 7개를 뽑아내고 보기는 2개로 막아낸 그는 5언더파 67타로 공동선두 이원준(35)과 고군택(30)에게 2타 뒤진 공동 7위로 첫날을 보냈다.

67타는 정재현이 코리안투어에서 친 개인 최소타 기록이다.

2008년과 2014년에 68타를 한 번씩 적어냈을 뿐이다.

대회가 열린 일동레이크 골프클럽에서 멀지 않은 포천시 소홀읍 동남고등학교를 다닌 정재현은 "고등학교 시절 일동레이크 골프클럽에서 라운드한 경험이 많다.

코스를 잘 아는 편이다.

자신감이 다른 대회 때보다 크다"고 털어놨다.

골프장과 학교의 배려를 받아 무료로 코스를 자주 돌았다고 그는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드물게 투어 대회 코스를 염두에 두고 설계하고 조성한 일동레이크 골프클럽은 전장은 7천209야드로 긴 편은 아니지만, 전략적인 공략이 요긴한 레이아웃에 그린이 까다롭다.

2005년 코리안투어 윈저 챔피언십 이후 코리안투어 대회가 열리지 않아서 선수들에게는 생소하지만, 정재현에게는 안방 같은 곳이나 다름없다.

정재현은 이날 72.2%에 이르는 그린 적중률이 말해주듯 태풍 바비의 영향으로 강한 바람이 불고 비가 오락가락한 오전에 티오프했지만 큰 어려움 없이 코스를 공략했다.

그는 "바람도 많이 불고 비도 왔다.

힘들었다"는 그는 "바람을 이용한 플레이가 잘 먹혔고 아이언샷 감각이 괜찮았다.

퍼트도 잘 따라줬다"고 말했다.

2017년에 견갑골을 다쳐 아직도 병원에 다니며 치료를 받는다는 그는 "샷 할 때 통증이 느껴져 불편하다.

그래도 골프가 재밌기 때문에 통증을 감당하고 경기에 출전하고 있다"면서 성적과 결과보다는 대회 출전을 즐긴다고 밝혔다.

8년 넘게 운영하는 골프 아카데미에서 많은 제자를 지도하는 레슨 코치이기도 한 정재현은 "투어 생활과 레슨을 병행하는 게 힘들지 않다"면서 "즐겁게 골프를 하고 있다.

지도자와 선수 생활을 겸하는 게 행복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2라운드 전략도 "즐겁게 즐기겠다"고 밝혔다.

그는 "성적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으로 믿는다"고 활짝 웃었다.

작년 KPGA 선수권대회에서 프로 데뷔 13년 만에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던 이원준과 신인 고군택은 나란히 보기 없이 버디 7개를 쓸어 담았다.

이원준은 "시즌 개막이 늦어지면서 떨어졌던 경기 감각이 지난 대회부터 올라오고 있다"면서 "티샷이 대부분 러프에 떨어졌지만 쉽게 그린에 볼을 올릴 수 있는 위치였고 퍼트 감각이 올해 들어 최고였다"고 말했다.

김병준(38), 백주엽(33), 박정환(27), 김한별(24)이 6언더파 66타로 공동 3위 그룹에 포진했다.

GS칼텍스 매경오픈 챔피언 이태희(36)는 5언더파 67타를 적어내 2주 연속 우승에 도전할 발판을 마련했다.

KPGA 선수권대회 깜짝 우승으로 상금랭킹 1위에 오른 김성현(22)과 대상 포인트 1위 이수민(27)은 나란히 1언더파 71타로 공동 39위에 머물렀다.

이날 오전에 태풍 바비의 영향으로 비바람이 몰아친 탓에 경기 진행이 늦어져 12명의 선수가 1라운드를 다 마치지 못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