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영 / 사진=연합뉴스
김세영 / 사진=연합뉴스
김세영의 '빨간 바지 마법'이 이날도 통했다.

지난 25일(이하한국시간)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 4라운드 경기가 열린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의 티뷰론 골프클럽에서 김세영은 18번 홀(파4) 그린에 섰다. 버디 퍼트는 무려 홀에서 약 8m 거리에 놓인 공을 넣어야만 했다. 놓치면 연장전으로 가는 숨 막히는 상황에서 김세영은 대담하게 퍼트를 시도했고 홀 안으로 공은 빨려들어갔다.

김세영은 이로써 LPGA 투어 역대 최고 우승 상금인 150만 달러(약 17억6000만원)의 주인공이 되었다.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5개, 보기 3개로 2타를 줄인 김세영은 합계 18언더파로, 찰리 헐(잉글랜드·17언더파), 대니엘 강(미국), 넬리 코다(미국·이상 16언더파)를 따돌렸다.

이번 경기로 시즌 3승을 거둔 김세영은 2015년 LPGA 진출 후 5시즌 만에 통산 10승도 달성했다. 박세리(25승), 박인비(19승), 신지애(11승)에 이어 한국 선수로는 LPGA 통산 네 번째 10승 달성 기록을 세웠다.

특히 김세영은 우승을 노리는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늘 빨간색 바지를 입는다. 빨간 바지를 입고 강렬한 인상을 자주 남겨 '빨간 바지의 마법사'라는 별명을 갖고 있기도 하다.

이번 대회는 여자 골프 역사상 최고 우승 상금으로 개막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우승 상금 150만 달러는 웬만한 LPGA 일반 대회 총상금과 맞먹는다. 김세영은 "한국에서 처음 우승했을 때 받았던 상금이 10만 달러 정도였다. 상금을 이렇게 (많이) 받은 건 처음이다. 웬만하면 좋은 일, 의미 있는 일에 사용하고 싶다"며 "내년에는 올해보다 1승이 더 많은 4승과 도쿄올림픽 출전이 목표"라고 소감을 전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