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중·깜깜이 중계' 사상 첫 남북 월드컵 예선…0-0으로 끝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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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투 벌였지만 끝내 골문 못 열어
남북 각각 옐로카드 2장
사상 초유의 문자중계…국민들 불만 폭발
북한 체제의 폐쇄성 고스란히 드러내
남북 각각 옐로카드 2장
사상 초유의 문자중계…국민들 불만 폭발
북한 체제의 폐쇄성 고스란히 드러내
한국은 15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성 H조 3차전을 치렀다. 키르기스스탄 출신 아시아축구연맹(AFC) 감독관은 AFC에 보낸 보고서에 “김일성경기장에 관중이 아무도 들어오지 않고 있다”며 “경기장에는 외신 기자들도 전무한 상태다. 킥오프를 했는데도 무관중이다”라고 전달했다. 현지 인터넷 상황도 열악해 AFC 경기 감독관이 전달한 내용을 대한축구협회에서 받아, 이를 국내 취재진에게 다시 보내주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만 했다. 생중계와 한국 취재진 입북이 불허됐기 때문이다. 경기장엔 외신기자의 출입도 금지됐다.
한국은 손흥민(토트넘)과 황의조(보르도) 투톱을 내세우는 4-4-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후반엔 황희찬(잘츠부르크), 권창훈(프라이부르크), 김신욱(상하이 선화)을 교체 투입했지만 끝내 골문을 열지 못했다.
이번 경기는 1990년 10월 11일 열린 남북통일 축구대회 후 29년 만에 이뤄진 것이었다. 하지만 세계 스포츠 생중계를 스마트폰으로 어디서든 볼 수 있는 2019년 현재 문자중계라는 희한한 상황이 연출됐다. 유효슈팅 수, 코너킥이나 프리킥 등 결정적 순간을 포착한 사진 등 그 흔한 정보들도 얻을 수 없었다. 북한은 이로써 폐쇄적 체제 특성을 또 다시 고스란히 드러냈다. 우리 국민들의 불만은 폭발했다.
경기 영상은 이르면 17일 국내에서 시청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 관계자는 “북측이 한국 대표단이 평양을 출발하기 전까지 경기 영상 DVD를 제공하기로 약속했다”며 “한국 선수단이 베이징을 거쳐 인천공항에 도착하는 시간이 17일 오전 1시쯤인데, (국내 방송사가)이 영상에 대한 기술적 확인을 하면 제법 시간이 지난 뒤 우리 국민들이 시청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북한이 이번 경기에서 보여준 태도를 감안하면 이 역시 액면 그대로 믿긴 어려워 보인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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