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빅데이터 시장 뛰어든 한국 强小기업들
지난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 우승팀 보스턴 레드삭스와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우승팀 SK 와이번스. 두 팀의 우승 배경에는 ‘빅데이터’를 통한 과학적 분석이 있었다. 보스턴과 SK는 축적된 분석 자료를 통해 발사 각도가 홈런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고 적정 각도를 찾아내 ‘홈런 공장’ 구단으로 거듭났다.

이처럼 스포츠와 빅데이터는 더 이상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가 됐다. 축구나 농구처럼 활동량이 많은 종목은 위치확인시스템(GPS)을 기반으로 데이터를 모은다. 스포츠 GPS 선두업체인 캐터펄트스포츠의 데이터 서비스는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 명문구단 바이에른 뮌헨부터 미국프로농구(NBA) 댈러스 매버릭스, 미국프로풋볼(NFL) 피츠버그 스틸러스 등 종목 경계 없이 다양한 구단이 사용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스포츠 빅데이터 시장 가능성을 알아본 후발 주자들이 경쟁에 가세해 활약하고 있다. 스포츠 GPS 관련 국내 유일의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회사인 유비스랩은 GPS 기술을 활용해 빅데이터를 수집하는 사커비(SOCCERBEE·사진)를 시장에 내놨다. 스마트폰 3분의 1 크기인 사커비는 스마트폰으로 축구 경기 분석 결과 등을 제공한다. 최고 속도, 스프린트 횟수 등 세부 기록도 모두 표시된다.

사커비의 최대 장점은 프로에서 사용하는 수천만원짜리 장비를 일반인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모바일 플랫폼으로 가져온 것이다. 대당 13만원대 가격으로 진입 장벽을 낮췄고 생활체육시장에서도 활발히 사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커비는 국민대가 주관한 스포츠 창업 지원사업에서 수십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정됐다. 최근 열린 국민체육진흥공단 창원지업사업 ‘창업데모데이’에서도 호평받았다.

황건우 유비스랩 대표는 “프로 구단에서 쓰는 장비 대비 수십분의 1 가격에 데이터를 얻을 수 있어 조기축구 등 일반인 동호회에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국내 시장에 이어 베트남 등 해외 시장 공략에도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170여 개국의 4만여 개 골프코스 맵 데이터를 수집해 골프장 홀과 코스의 거리 정보를 알려주는 골프존데카의 ‘골프 버디’도 세계 시장에서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골프존데카는 지난달 23일부터 사흘간 미국 올랜도에서 열린 2019 PGA 머천다이즈 쇼에서 1400만달러(약 158억원), 20만 대 상당의 신제품 사전주문 계약을 확보했다.

정주명 골프존데카 대표이사는 “이번 PGA 머천다이즈 쇼를 통해 1400만달러에 달하는 사전 계약을 달성해 작년 대비 2배의 판매 점유율 신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