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만큼은 류현진이 메이저리그 최고의 투수였다.

미국프로야구에서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소속팀의 포스트시즌(PS) 첫 경기에 등판한 류현진(31·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투타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LA다저스의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경기에 선발 등판한 류현진은 7이닝 4피안타 무사사구 8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5-0으로 앞선 8회초 중간 계투 칼렙 퍼거슨에 마운드를 넘긴 류현진은 다저스가 6-0으로 승리하면서 승리 투수가 됐다.

특히 올해 한 경기에서 가장 많은 104개(종전 98개)의 공을 던지면서 사사구는 하나도 주지 않았고 삼진은 8개나 빼앗았다. 시속 151㎞까지 찍힌 빠른 볼이 제구가 되면서 팔색조 투구를 선보였고 위기의 순간에는 특유의 침착함을 발휘해 '빅게임 피처'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드러냈다.

류현진은 애틀랜타가 7회까지 5명의 투수를 마운드에 올릴 동안 혼자서 안정감 있게 다저스의 마운드를 지켰다.

4회까지 안타를 단 한개만 내줬다. 1회초 2사후 프레디 프리먼에게 중전안타를 맞은 이후 5회초 2사후까지 12타자 연속 범타 처리하며 애틀란타 강타선을 요리했다. 이후 엔더 인시아르테와 찰리 컬버슨에 연속 안타를 허용해 2사 1.2루를 내주며 처음으로 득점권에 주자를 보냈으나 대타 커트 스즈키를 상대로 초구에 컷패스트볼을 떨어뜨려 우익수플라이 처리해 손쉽게 위기를 넘어갔다. 5회까지 투구수가 단 72개밖에 불과했다.

6회에는 선두타자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를 평범한 내야 땅볼로 유도했으나 유격수 매니 마차도의 포구 실책으로 출루시켰다. 하지만 류현진은 흔들리지 않았다. 후속타자 요한 카마고를 삼진으로 잡아내는 동시에 2루로 달려들던 야쿠냐 주니어가 포수 야스마니 그란달의 정확한 송구로 2루에서 태그아웃되면서 순식간에 아웃카운트가 두 개가 됐다. 이어 류현진은 이날 첫 안타를 맞았던 애틀랜타 최강타자 프리먼까지 2구 만에 좌익수 플라이로 잡아고 무실점으로 이닝을 끝냈다.

류현진은 7회초에도 2사 후에 아지 알비스에게 중전안타를 내줘 주자를 출루시켰지만 인시아르테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이 날의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했다.

류현진의 엄청난 활약은 타석에서도 이어졌다. 류현진은 4회 타석에서 우익수 쪽으로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포스트시즌 첫 안타를 때리는 등 3타수 1안타를 기록해 팬들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한편 류현진의 역투에 힘입어 LA다저스 타자들은 홈런 3방을 쏘아올리는 등 이 날 경기를 확실하게 압도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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