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태욱이 17일 경남 양산 통도 파인이스트CC(파72·7348야드)에서 열린 KPGA 코리안투어 동아회원권그룹 부산오픈(총상금 5억원) 2라운드 9번홀에서 티샷하고 있다. 300야드 장타를 앞세운 고태욱은 2라운드까지 9언더파를 쳐 단독 선두에 올랐다.  /KPGA  제공
고태욱이 17일 경남 양산 통도 파인이스트CC(파72·7348야드)에서 열린 KPGA 코리안투어 동아회원권그룹 부산오픈(총상금 5억원) 2라운드 9번홀에서 티샷하고 있다. 300야드 장타를 앞세운 고태욱은 2라운드까지 9언더파를 쳐 단독 선두에 올랐다. /KPGA 제공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장타자’로 분류되는 선수들은 대개 시속 120마일(193㎞)의 스윙 스피드를 찍는다. 168㎝, 66㎏의 아담한 체구를 가진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신인’ 고태욱(24)은 이와 비슷한 시속 116마일(187㎞)의 스윙 스피드를 낸다. 팔에 굵은 핏줄이 선명하게 보이는 고태욱은 “어릴 때부터 작은 키를 극복하기 위해 있는 힘껏 휘두르던 습관이 성인이 된 후에도 이어졌다”며 “비거리를 늘리기 위해 웨이트 트레이닝을 꾸준히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태욱이 300야드를 넘나드는 장타를 앞세워 반환점을 돈 KPGA 코리안투어 동아회원권그룹 부산오픈(총상금 5억원)에서 깜짝 선두로 도약했다. 고태욱은 17일 경남 양산 통도 파인이스트CC(파72·7348야드)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6개, 보기 1개를 묶어 7언더파 65타를 적어냈다. 고태욱은 중간합계 9언더파 145타를 기록해 단독 선두에 올라 있다.

작은 키 극복 위해 힘껏 휘두르는 고태욱

고태욱은 뉴질랜드 국적 소유자로 일곱 살 때 이민을 갔다. 2015년까지 뉴질랜드 골프 국가대표로 활약했고 올 시즌을 앞두고 퀄리파잉스쿨(14위)을 통해 KPGA 코리안투어 무대를 밟았다. 키는 170㎝가 되지 않지만 비거리는 웬만한 선수를 능가한다. 하지만 고태욱은 7개 대회에서 두 번밖에 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 그린 적중률(64.51%) 등 다른 세부적인 부분에서 보완이 필요하다.

고태욱은 “티샷이 좋아서 쉽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었다”며 “상반기 성적이 좋지 못해 하반기를 앞두고 뉴질랜드에서 정말 열심히 훈련했다”고 말했다.

고태욱의 올 시즌 우선 목표는 시드 유지다. 90위에 있는 제네시스 포인트를 70위 내로 끌어올려야 시드 유지가 가능하다. 고태욱은 “지금 샷 감각이 많이 올라왔고 남은 하반기 대회에서 시드를 지키는 게 목표”라며 “앞으로 KPGA 코리안투어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내 이름을 많은 분들께 알리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박상현 ‘KPGA 1인자’ 모습 드러내

박상현(35)이 KPGA 코리안투어 ‘1인자’다운 모습으로 2라운드에서 대폭 순위를 끌어올렸다. 그는 이날 버디 6개와 보기 2개를 묶어 4언더파 68타를 적어냈다. 중간합계 6언더파 138타로 선두 고태욱에게 3타 뒤진 공동 2위로 올라섰다. 올 시즌 유일하게 다승(2승)을 거두고 있는 박상현은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데뷔 후 처음으로 단일 시즌 3승에 성공한다. 올해 그는 커리어 첫 상금왕(5억5360만원·현재 1위)과 제네시스 포인트(대상 포인트·2962점·현재 1위) 수상이 유력하다.

1라운드를 선두로 마친 권성열(32)은 이날 2타를 잃고 중간합계 6언더파 138타로 선두 자리를 내줬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