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스페인 축구대표팀이 '침대 축구'를 제대로 선보이며 축구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고 있는 이란 축구대표팀에게 간신히 승리를 거뒀다.

스페인은 21일(한국시간) 러시아 카잔의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이란과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B조 2차전에서 후반 9분 터진 디에고 코스타의 골로 1-0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 경기를 앞두고 축구 전문가들은 스페인의 압도적인 우세를 예상했다. 상대적으로 전력상 열세로 평가받은 카를로스 케이로스 이란 대표팀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스페인을 이길 마술 같은 공식이 있다면, 100만 유로라도 주고 사겠다"고 말할 정도로 이란은 승리에 대한 갈망이 컸다.

이때문에 이란은 이른바 '늪 축구' 전술로 스페인 전에서 임했다. 극단적인 수비와 역습으로 경기를 풀어 간 것이다. 여기에 더해 대한민국이 국제대회에서 이란을 만날 때마다 당하던 '침대 축구'가 등장하면서 스페인도 답답한 경기 흐름을 이어갔다.

이란의 이러한 전술은 전반까지 완벽하게 통했다. 하지만 후반 9분에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의 패스를 이란 수비수 라민 레자예얀이 걷어낸다는 것이 코스타의 다리에 맞았고 공은 그대로 골문에 빨려 들어갔다.

그제서야 다급해진 이란은 극단적인 수비 전술을 풀고 스페인 골문으로 파상 공세를 펼쳤다.

하지만 이란은 골 결정력 부족으로 한 골도 넣지 못한 채 대회 첫 패배를 당했다.

스페인의 극단적인 패스 플레이, 그리고 이란의 극단적 수비 운영은 경기 통계에서 명확하게 드러났다.

스페인의 패스 정확도는 무려 89%로 이란(69%)보다 20%나 높았다.

경기가 끝난 뒤 스페인 대표팀의 다니 카르바할은 스페인 매체 '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란의 축구 방식에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그는 "이란전은 정말 힘들었다. 그런 방식도 축구의 일부분일지도 모르겠지만, 거짓 부상으로 시간을 소비하는 것이 축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축구 정신에 명확히 위배되는 부분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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