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배추 보이’ 이상호(23)의 한국 올림픽 역사상 스키 첫 메달 쾌거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63)을 빼놓을 수 없다. 스키 애호가인 신 회장은 2014년 대한스키협회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신 회장의 지원으로 스키협회는 올림픽을 준비하는 선수에게 필요한 전문 인력을 붙이는 ‘전담팀 시스템’을 가동했다. 덕분에 이상호는 24일 휘닉스 스노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노보드 평행대회전 경기에서 은메달을 획득할 수 있었다. 신 회장은 성화봉송 주자로도 나서는 등 평창올림픽에 큰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그는 국정 농단 사건에 연루해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아 평창올림픽이 한창이던 지난 13일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 대한스키협회 측은 “오늘 가족면회 날이라 사위가 찾아가서 (이상호의 은메달 소식을) 전해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평창올림픽 스키종목에서 한국 선수의 메달 획득을 손꼽아 기다리던 신 회장은 옥중에서 이 소식을 접하게 됐다. 대한스키협회 관계자는 “관례상 해당 국가 스키협회 회장이 시상식에 나서게 된다. 신 회장이 이상호 선수에게 직접 메달을 줄 수 있었지만 아쉽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 직후 인형 세리머니 시상자는 무라사토 아키 국제스키연맹(FIS) 부회장이 나섰다.

평창=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