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26일(한국시간) 128억 원의 '잭팟'을 터뜨린 데에는 16번 홀(파4)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매킬로이는 이날 끝난 2015-2016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오프 마지막 대회에서 우승 상금 153만 달러(약 17억원)와 보너스 상금 1천만 달러(약 111억원)를 거머쥐었다.

라이언 무어 등 공동 선두에 2타 뒤진 채 4라운드에 들어간 매킬로이는 15번 홀까지 무어(미국)와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남은 홀은 단 3개.
그러나 매킬로이는 16번 홀(파4)에서 극적인 이글 샷으로 역전 드라마를 예고했다.

티샷은 페어웨이를 약간 벗어났다.

홀까지 남은 거리는 137야드.
공의 위치는 발보다 약간 낮아 자세가 완벽하지 않았다.

핀과 공을 여러 차례 번갈아 본 매킬로이는 힘껏 두 번째 샷을 했다.

하늘 위로 날아간 공은 그린 위에 있는 홀 3m가량 앞에서 한 번 튀었다.

그리고는 홀 바로 왼쪽에서 다시 한 번 튀더니 앞으로 나가지 않고 방향을 틀어 오른쪽 바로 옆에 있던 홀 속으로 쏙 들어갔다.

단숨에 두 타를 줄이며 우승 경쟁에 뛰어드는 순간이었다.

16번 홀의 기적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케빈 채플(미국), 라이어 무어(미국)와 같은 타를 이루며 연장전에 들어간 매킬로이는 무어와 3차 연장전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그리고 맞은 4차 연장전은 다시 16번 홀이었다.

무어의 두 번째 샷은 홀에서 20m 이상 되는 거리에 떨어졌다.

반면 매킬로이의 샷은 홀 5m가량 거리에 올라갔다.

무어의 먼 거리 버디 퍼팅이 홀 옆을 지나 5m 이상 되는 거리까지 굴러가면서 매킬로이가 절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이 됐다.

무어는 그러나 침착하게 이를 성공하며 파를 지켜냈다.

매킬로이가 버디 퍼팅에 성공하지 못하면 5차 연장전으로 접어들 수 있었다.

거리는 만만치 않았다.

그린을 조심스럽게 살핀 매킬로이는 퍼팅했다.

퍼트를 떠난 공은 마치 선이라도 그어놓은 듯 그대로 홀 속으로 빠져들어 갔다.

기나긴 승부를 마감하는 퍼팅이었다.

128억 원을 손에 쥐는 순간이었다.

(서울연합뉴스) 김태종 기자 taejong75@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