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웨이트의 명사수이자 유일한 올림픽 메달리스트인 페하이드 알디하니가 리우올림픽 개막식 때 자국 국기를 들고 입장하겠다고 고집하고 나서 결과가 주목된다.

1일 AFP에 따르면 알디하니는 최근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쿠웨이트 국기가 아닌 'IOC 깃발'을 들고 개막식에 입장해 달라는 요청을 거부했다.

알디하니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쿠웨이트 군인으로서 국기만 들 수 있다"며 "IOC 깃발을 들고 출전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그는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사격 종목에서 처음으로 자국에 올림픽 메달(동메달)을 안겼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도 동메달을 수확했는데, 당시 자신의 총을 가져오지 못해 카타르 선수의 총을 빌려 경기를 치른 소식이 알려져 화제가 됐다.

쿠웨이트에서 올림픽 메달을 보유한 선수는 그가 유일하다.

알디하니 외에도 7명의 쿠웨이트 선수들은 소위 '독립 올림픽 선수단(Independent Olympic Athletes)' 소속으로 이번 올림픽에 참가하라는 IOC의 요청을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IOC는 쿠웨이트 올림픽위원회가 '정부로부터 독립성을 보장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2007년부터 총 3번에 걸쳐 동·하계 올림픽 참가를 제한하는 징계를 내렸다.

국제축구연맹(FIFA) 역시 마찬가지다.

런던올림픽 때는 쿠웨이트 정부가 직접 나서 IOC와 협상을 벌인 끝에 결국 IOC로부터 자국 국기를 사용하고 국가도 연주될 수 있다는 허락을 얻어냈다.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기자 goriou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