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혜정이 15일 경기 용인 레이크사이드CC에서 열린 KLPGA 투어 조선일보·포스코 챔피언십 마지막 날 우승을 차지한 후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혜정이 15일 경기 용인 레이크사이드CC에서 열린 KLPGA 투어 조선일보·포스코 챔피언십 마지막 날 우승을 차지한 후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런 날이 올 거라 생각도 못 했어요. 올해 시드 유지 못 하면 골프 그만두려고 했는데….”

‘늦깎이’ 루키 최혜정(24)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파이널 퀸’으로 떴다. 15일 경기 용인 레이크사이드CC(파72·6619야드)에서 열린 KLPGA투어 시즌 최종전 조선일보-포스코챔피언십(총상금 7억원·우승상금 1억4000만원)에서다. 최혜정은 이날 버디 6개, 보기 2개로 4언더파를 기록했다. 최종합계 17언더파 199타를 친 그는 이날 끝까지 우승 다툼을 벌였던 단독 2위 박성현(22·넵스)을 3타 차로 제치고 생애 첫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눈물 젖은 빵’ 5년…늦깎이 루키

최혜정은 “지난 시합에서 천신만고 끝에 내년 시드를 확보해 마음 편하게 경기를 치르려 했다”며 “전반에는 욕심이 앞서면서 샷이 좀 흔들렸는데 후반에 샷감을 되찾으면서 선두를 지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시드전도 여러 번 탈락하면서 골프를 포기하고 다른 직업을 찾고 싶을 정도로 힘들었는데 이런 날이 왔다”며 감격해 했다.

2009년 6월 프로에 데뷔한 그는 5년간 2부투어에서 ‘눈물 젖은 빵’을 먹은 늦깎이 신인이다. 올해 1부투어에 올라온 신인 가운데 최고령 선수다. 빨리 뭔가를 이뤄내야 한다는 조급함은 ‘독’이 됐다. 올 시즌 23개 대회에 출전한 최혜정은 지난 9월 열린 YTN·볼빅여자오픈 커트 탈락까지 한 차례도 ‘톱10’에 들지 못하다 10월 OK저축은행박세리인비테이셔널에서 5위에 오르며 자신감을 얻었다. 그는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에 그동안 성적이 잘 나지 않았다”며 “하반기 들어 새로운 캐디와 호흡을 맞추면서 자신감이 부쩍 커졌다”고 말했다.

최혜정은 상금순위에 밀려 이번 대회에 앞서 열린 ADT캡스챔피언십에도 참여할 수 없었다. 하지만 취소자가 생기면서 극적으로 대회에 합류, 순위를 52위로 끌어올려 내년 시드까지 거머쥐었다. 이후 ‘편한 마음으로’ 참가한 최종 대회에서 파이널 퀸의 존재감을 알리는 드라마를 썼다.

◆내년 LPGA행 전인지 ‘전관왕’

어깨 부상 투혼을 펼친 전인지(21·하이트진로)는 이날 버디 3개, 보기 2개로 1타를 줄이면서 최종합계 이븐파 공동 56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전인지는 이로써 올해 다승·상금·대상·평균타수 4개 부문을 모두 석권해 4관왕에 올랐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진출하는 그는 이날 마지막 18번홀을 버디로 마무리한 뒤 대회장을 찾은 팬들에게 준비한 골프공을 나눠주며 작별 인사를 했다. 전인지는 “끝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그동안 성원해준 팬들에게 감사하다”고 했다.

대상 포인트 부문 역전을 노렸던 이정민(23·비씨카드)은 최종합계 2언더파 공동 45위에 그치면서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