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본선에 참가할 태극전사 예비 후보 30명이 마침내 가려진다.

허정무 축구대표팀 감독은 30일 오전 11시 강남구 논현동 플래툰쿤스트할레에서 남아공 월드컵 참가선수 예비 명단을 발표한다.

물론 월드컵 본선 참가선수 최종명단에 들 23명의 윤곽도 이미 드러난 상태이지만, 허 감독은 마지막까지 선수들의 경쟁을 유도하고 부상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자 먼저 30명의 예비 엔트리를 밝힌다.

대한축구협회는 허 감독이 확정한 예비 엔트리를 대회 개막 한 달 전인 5월11일까지 국제축구연맹(FIFA)에 제출해야 한다.

최종 엔트리는 개막 열흘 전인 6월1일까지 FIFA에 통보해야 한다.

허 감독은 월드컵 개막 전 국내에서 마지막으로 치르는 다음 달 16일 에콰도르와 친선경기 후 최종 엔트리를 확정한다는 복안이다.

또 부상 등을 대비해 최종 엔트리에 들지 못한 선수 중에서도 2-3명을 오스트리아 전지훈련 등에 참여시킬 생각이다.

지난달 3일 영국 런던에서 치른 코트디부아르와 평가전과 최근 소속팀 경기에서 활약 등을 짜맞춰 보면 허 감독의 엔트리 구상을 짐작할 수 있다.

허 감독은 예비 엔트리 발표를 앞두고 "계속 선수들을 점검하면서 걸러왔기 때문에 깜짝 발탁은 없을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일단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서 세 명은 무조건 골키퍼를 뽑아야 한다.

최근 경기력 논란에 휩싸이긴 했지만 대표팀 주전 수문장 이운재(수원)을 비롯해 정성룡(성남), 김영광(울산)의 발탁은 의심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필드플레이어 중 공격수 박주영(AS모나코)과 미드필더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청용(볼턴), 기성용(셀틱), 수비수 이영표(알 힐랄), 이정수(가시마) 등 허 감독의 신뢰가 두터운 국외파를 비롯해 K-리그를 누비는 미드필더 김정우(광주), 수비수 조용형(제주) 등은 최종 엔트리는 물론 사실상 베스트11의 자리까지 예약한 선수들이다.

공격수 가운데에서는 이동국(전북)과 이근호(이타와), 그리고 예정의 기량을 되찾아 최근 코치진의 눈도장을 찍은 베테랑 안정환(다롄)의 합류도 유력하다.

선배들의 자리를 위협하는 20세 이하 대표 출신 이승렬(서울)도 예비 엔트리에는 무난히 들 것으로 보인다.

박지성과 이청용의 뒤를 받칠 측면 미드필더로는 김재성(포항)이 오른쪽, 발등뼈 부상에서 회복한 염기훈(수원)이 왼쪽 한 자리를 차지할 공산이 커졌다.

왼발 킥이 좋은 염기훈은 부상 복귀전이었던 지난 27일 싱가포르 암드포스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수원 6-2 승)에서 후반 교체 투입돼 두 골을 터트리며 건재를 과시했다.

물론 지난해 20세 이하 대표로 맹활약했던 김보경(오이타)도 염기훈과 끝까지 경쟁하면서 최종 엔트리 한 자리까지 차지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허 감독은 "한국 축구의 미래를 위해 어린 선수 한두 명을 남아공에 데려가겠다"고 늘 말해왔다.

무릎 수술로 재활 중인 설기현(포항)도 한 자락 희망을 걸고 있는데 아직 그라운드에 서지 못하고 있어 3회 연속 월드컵 본선 참가는 불투명하다.

중앙 미드필더는 김정우-기성용 조합이 허정무호 출범 후 대부분의 A매치에서 호흡을 맞춘 가운데 경험 많은 김남일(톰 톰스크)과 조원희(수원)가 후보군의 경쟁에서 한발 앞서 있다.

소속팀에서 꾸준히 활약하는 신형민(포항)을 비롯해 `영건' 구자철(제주)도 예비 명단 안에는 들 전망이다.

왼쪽 풀백은 이영표와 김동진(울산), 오른쪽 풀백은 오범석(울산)과 차두리(프라이부르크)가 최종 엔트리에 뽑힐 공산이 크다.

박주호(이와타)와 최효진(서울)도 일단 예비후보 발탁을 기대할 만하다.

중앙수비수는 조용형, 이정수 외에 곽태휘(교토)와 강민수(수원)가 부름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강민수의 경기력이 떨어져 김형일(포항)이 한 자리를 비집고 들어갈 수 있다.

(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hosu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