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이 동유럽의 강호 세르비아의 벽을 넘지 못하면서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본선에 대비한 유럽팀과 두 차례 평가전을 1무1패로 마무리했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9일(한국시간) 새벽 영국 런던 크레이븐 코티지에서 끝난 세르비아와 평가전에서 전반 7분 2m2㎝의 장신 공격수 니콜라 지기치에게 내준 결승골을 만회하지 못하며 0-1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허정무호는 지난해 2월 투르크메니스탄과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1차전에서 4-0으로 이긴 이후 지난 15일 덴마크와 0-0으로 비길 때까지 1년 9개월여 동안 이어진 27경기(14승13무) 연속 무패 행진에 마침표를 찍었다.

앞서 한국이 1977∼1978년 작성했던 A매치 아시아 최다 28경기 연속 무패(23승5무) 타이기록 달성에도 실패했다.

허정무 감독은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만날 유럽팀을 겨냥해 확실한 '승리방정식'을 얻으려고 전방에 설기현(풀럼)을 원톱으로 좌우에 염기훈(울산)과 이청용(볼턴)을 배치하고 공격형 미드필더에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을 공격조율사로 내세운 4-2-3-1 전술을 사용했다.

특히 중앙 미드필더로 조원희(위건)까지 내세우면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4명의 선수를 총출동시켰다.

또 수비형 미드필더 김남일(고베)과 포백(4-back)에도 이영표(알 힐랄)와 이정수(교토) 등 총 7명의 해외파 선수들을 선발로 내세워 기량 점검에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0위이자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유럽예선 7조에서 조 1위로 본선 티켓을 확보한 세르비아의 빠른 공격 전환과 정확한 패스는 한국보다 한 수 위였다.

대표팀은 전반 4분부터 세르비아의 단코 라조비치와 주장 박지성의 팀 동료 네마냐 비디치에게 연속 슛을 내주며 위기를 맞았다.

초반 공세를 이어간 세르비아는 결국 전반 7분 만에 네나드 밀리야스가 왼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장신 스트라이커 지기치가 페널티지역 중앙에서 오른발로 방향만 살짝 바꿔 한국의 골문을 흔들었다.

반격에 나선 대표팀은 박지성의 패스를 중심으로 측면 돌파를 시도했고, 전반 12분 왼쪽 풀백 이영표의 패스를 받은 '진공청소기' 김남일이 미드필드지역 중앙에서 강한 중거리포를 시도했지만 골키퍼 손끝을 맞고 크로스바를 살짝 넘으며 아쉬움을 남겼다.

허정무 감독은 공격 전개가 미진하자 선발로 내세웠던 조원희를 빼고 공격력이 뛰어난 김두현(수원)을 투입해 변화를 꾀했다.

먼저 골을 내주고 공세를 이어간 대표팀은 전반 42분에도 오버래핑에 나선 이영표의 왼쪽 크로스를 이청용이 골 지역 오른쪽에서 잡아 슈팅을 했으나 골키퍼 정면을 향하면서 전반을 득점 없이 마쳤다.

허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염기훈 대신 이근호를 넣었고, 오른쪽 윙백을 오범석에서 차두리로 대체하며 전반적으로 공격 스피드를 끌어올리는 데 집중했다.

또 후반 14분에는 원톱으로 부진했던 설기현 대신 올해 K-리그 득점왕 이동국(전북)을 기용하면서 비디치가 버틴 세르비아의 장신 수비벽을 넘으려고 애를 썼다.

대표팀은 후반 19분 이청용이 페널티지역 부근에서 찔러준 볼이 이동국을 향했고, 수비수에 걸려 튀어나온 볼을 이청용이 잡아 골을 넣었지만 이미 부심의 오프사이드 깃발이 오른 뒤였다.

공세를 이어간 대표팀은 후반 20분 페널티지역 오른쪽 모서리에서 시도한 슛이 골키퍼 정면을 향하고, 4분 뒤 이동국의 프리킥마저 위력을 잃었다.

또 후반 38분에도 이영표의 강력한 중거리포도 골키퍼 가슴에 안기면서 끝내 만회골 사냥에 실패한 채 씁쓸한 무득점 패배로 올해 마지막 평가전을 끝냈다.

(런던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hosu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