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대 높기로 정평났던 폴라 크리머(미국)가 몇 년 새 고분고분해졌다. 올해 우승이 없어서일까.

하나은행 · 코오롱챔피언십을 하루 앞둔 29일 스카이72GC 연습그린에서 만난 크리머는 흰 볼을 사용하고 있었다. '왜 분홍색 볼을 안 쓰느냐'는 질문에 "Only Sunday(대회 마지막 날인 일요일에만 분홍색 볼을 사용해요)"라고 대답했다. 그의 골프백에 있는 클럽에는 분홍색으로 선명하게 'Pink Panther(핑크 팬더)'라고 새겨져 있었다.

이번이 네 번째 한국 방문인 그는 대회 코스의 컨디션이 좋다고 평가했다. "전반적인 코스 형태와 잔디 관리, 그린 빠르기 등이 미국 코스와 견줘도 손색이 없어요. "

'올해 1승도 올리지 못한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느냐'고 묻자 "나만의 플레이를 못한 것 같다. 운도 따르지 않았고 부상도 당하는 등 많은 일을 겪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번 대회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다. 그는 "잘하고 싶고 이기고 싶은 게 솔직한 바람"이라며 "이번에 우승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는 피부 관리 비결에 대해 "선크림을 많이 바른다. 나이 들어 주름이 생기고 피부톤이 달라지기 전에 피부 관리에 신경 쓰고 선크림을 잘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장 예쁜(pretty) 한국 선수를 묻는 질문에는 "모든 선수가 예쁘고 친절하다"며 웃었다.

2005년 미LPGA투어 사이베이스클래식에서 최연소(18세)로 우승하며 신데렐라로 떠오른 크리머는 통산 8승을 거둔 투어 간판선수 중 한 명이다. 올해는 우승만 하지 못했을 뿐 여러 부문에서 상위권에 올라 있다. LPGA코닝클래식에서 아쉽게 2위에 머물렀고 혼다LPGA타일랜드, HSBC위민스챔피언스,사이베이스클래식,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3위를 차지하는 등 올시즌 '톱10'에 아홉차례(랭킹 6위) 이름을 올렸다.

시즌상금은 101만달러로 9위를 달리고 있다. 드라이버샷 거리는 249야드로 87위이지만, 페어웨이안착률(81.3%)과 그린적중률(74.8%)은 각각 4위, 1위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